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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쪼가리인 12.12로 기억되는 날. 순천 답사를 다녀왔다. 지오트립 팀과 함께.
순천은 답사 혹은 여행, 관광지로 아주 잘 알려진 곳이기에 많은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러번 다녀온 곳이다. 직장 사람들과, 가족과...등등. 그런데 이번 답사를 가기로 한 것은..다른 의미도 있다고 했기에 고민 조금만 하다가 가기로 했었다.
정원박람회 즈음에 가본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원은 가보질 못했다. 갯벌만 여러번 다녀왔지. 이번 답사에서는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순천만 국가정원을 지나본 것, 그리고 의외의 곳으로 순천왜성이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된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
 
전라남도 순천. 서울에서 먼 곳이다. 할 수 없다. 일찍 출발할 수 밖에. 세시 좀 넘어서 깬 것 같다. 계속 기다렸다. 알람이 울리길. 세시반 알람이었는데, 결국 못참고 이십 분 쯤 일어났다. 씻고 준비한 짐 챙겨 집을 나선다. 집에서 아무도 아는 체 하는 사람없다. 어두운 길을 달려 집결지에 도착했다. 갈아탄다. 출발한다. 여전히 어둡다.
 
지도에 답사 이동 경로를 표시해보았다. 구글의 '지형' 윤곽 위에 표시하니 그럴듯해 보인다.
 

인공위성 영상에 경로를 입히니까....좀 지저분해 보이지만 영상 촬영 당시의 실제 지표면 모습이니 찾아보는 의미가 있겠다. 특히, 생태체험선을 타고 순천만을 나갔다 왔는데, 체험선의 항적이 순천만으로 빠져나가는 갯골의 가장 깊은 곳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영상에는 해저의 모습도 어느 정도 보이므로.

 
 
지도에 표시하였다. 답사 뽀인트들도.
순천복성고등학교에서 출발하여 순천왜성을 먼저 들렀다.
순천만 국가정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호수정원을 지나, 스카이큐브 정원역으로 갔다. 순천만정원과 갯벌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이다. 순천만쪽으로 차량을 갖고 오지 말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점차적으로 순천만 쪽의 차량 주차는 줄여 나가고 정원에서 이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접근함으로써 순천만의 보존을 강화하겠다는 의지 정도가 되겠지.

하지만 현 상태에서는 상당히 아쉽다. 문학관역까지 운행하는데 거기서 갯벌이 있는 곳까지 걷는 거리가 꽤 된다(사람에 따라 아무 것도 아닐지도, 까짓 1km. 하지만 정원 내에서 이곳저곳을 걷다가 온 경우에는 힘이 꽤 들 수 있다. 그리고 갈대밭을 지나 전망대까지 다녀온다면?). 아이들이 낀 가족이라면 더운 여름에는 짜증 많이 낼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갈대마차라는 것을 또 이용하게 하는 것 같은데(겨울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몰릴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스카이큐브 경로를 더 늘리고, 반대로 문학관까지 갈대마차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보인다.
갯벌에서 갈대밭을 보고, 생태탐사선을 타고서는 갈대와 많은 새들을 보았다.

용산전망대에도 올랐다.
 

자...답사를 시작한다.
순천시 해룡면에 위치한 복성고등학교. 신설 학교로 매우 깔끔한 외관을 갖고 있다. 바로 옆에 건축된 교회 건물과 잘 어울린다. 둘은 서로 관계가 없다고 한다. 그냥 나란하게 위치.
건물 입구에 세워진 '명예존중'. 멋진 말이다.
 


순천왜성.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가 1999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격하되었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는다고 한다. 주차 공간 정비도 덜 되어 있고, 화장실은 공사중이고, 이곳 저곳에서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본격적인 복원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일본인들이 이곳을 찾기도 한다는데, 그들이 공사비를 부담하겠으니 제대로 복원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단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 전투에서는 자신들이 승리한 곳이기에 의미를 두는 모양이다.

1597년 소서행장의 지휘로 축성하고 2년간 1만4천여명이 주둔한 곳이다. 1598년 왜교성 전투가 있었는데 우세한 전력을 갖고도 성을 함락시키지 못하였다. 패배원인으로는 아군의 준비부족, 왜성의 견고함, 명군의 전투의지 미약, 수군과 육군의 공조체제 허술 등을 들고 있다.

명나라 종군화가가 그린 '정왜기공도'를 토대로 이곳을 복원하였고, 하는 중이라고 한다. '정왜기공도공', '정왜기공도병'의 이름을 갖고 있다.


해자가 있었던 곳에는....풀이 있다.
 

안내판. 세 나라 글자로 되어 있다. 한국에 있는 안내판이니까 한글로 된 안내판이 가장 먼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연?
 

해자가 있던 곳을 지나면, 성문이 있던 곳이 나온다.



이런 식으로 복원해 놓았다. 경사지게 쌓는 것이 일본식이라고 한다.



위에 올라가 볼 수 있다. 아무것도 없다. 시 단위에서는 이 정도까지 복원하는 정도인 것 같다.
 

깔끔하다. 아무 것도 없으니까.
 

성 내에서 가장 중요한 뽀인트였단다. 사령부 지휘소 정도. 천수기단.
 

이것이다. 위에 올라서니 전망이 아주 좋다. 바다 쪽이 광양만이다.

 

천수기단을 보고 있는데 찍혔다. 옆에 너무 잘생긴 총각이 있어 비교된다. 급히 얼굴을 가려본다.

 


가까이는 율촌공단, 멀리는 컨테이너 부두, 그리고 아주 멀리는 광양제철소가 있다. 보이는가? 머릴 흐릿하게 보이는 섬이 묘도이다.
 
 
천수기단 주변 배회하기. 공단의 모습이 배경.
 
 
율촌공단. 빈 곳이 좀 있다. 공장부지 필요한 기업가분들, 이곳에 가보삼.
 

현대제철 공장도 순천왜성 부근에 있다. 천수기단에서 아주 잘 보인다. 바로 아래.
 
 
사진에서 현대제철 공장이 입지한 부분은 모두 매립지이다. 고급 쇠붙이를 만드는 냉연 공장이라고 한다. 링크의 신문 기사 참고.

왜성을 내려오며 다시 한번 뒤돌아본다. 천수기단, 저곳에서 왜장의 지휘를 받은 왜군들이 조선과 명의 연합군과 싸웠었던 곳. 그리고 우리가 패한 곳. 안타까운 곳.
 

다음 지도에서 스카이뷰로 광양만을 찾아보았다. 묘도가 꽤 크다. 순천왜성 바로 인근에 율촌 공단, 멀리 직선의 해안선을 갖는 컨테이너 부두, 그 멀리에 광양 제철소의 모습이 대충 보인다.
순천왜성은 광양만의 한참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날씨 좋다.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이동하였다.
화장실엘 들르고 매표를 하고 들어간다.
 
 
순천만국가정원.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정원이라고 한다. 동문으로 들어간다.
 

다음에서 스카이뷰 이미지를 가져왔다. 정원의 규모가 상당하다. 동쪽과 북서쪽에 상당한 규모의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순천 시가지의 남쪽에 이렇게 국가정원이 조성되어 있으니 갯벌을 향한 시가지 개발의 스프롤 현상을 막는 효과가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큐브라고 불리는 것이 이 당시에는 순천만PRT라고 하였던 것 같다. 다음 지도에 그렇게 표시되어 있다. PRT, Personal Rapid Transit. 뭐,,,,모노레일이다.
 
 


기념물.
 

다양한 유형의 정원들이 있다. 그래서 박람회를 한 것이겠지. 먼저 호수정원이다. 안내도.
 

호수 위의 멋진 다리를 지나간다. 뱅글뱅글 돌면서 봉우리를 올라간다. 봉화언덕이란다.
올라가는 팀과 내려오는 팀은 마주치지 않는다.
 

봉우리 위에는 이렇게 간단한 정원이 만들어져 있다.
 

올라와서 보면 전망은 좋다. 순천 시내 쪽의 건물들도 보인다.
 

올라왔으니 인증 사진 하나 만들어본다.
 

관람객들은 여기저기에서 근사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웃음 소리가 좀 크다.
여기는 독일정원이었다.
 

요기 지날 때 흘러 나온 음악이 무엇이었더라... 한방체험관이라고 하더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순천 동천을 건너는 꿈의 다리를 지난다. 많은 사람들의 꿈을 표현한 곳이라고 한다. 어떤 꿈?
 
 
이런 꿈?
 

아...이런 꿈!
 
 
스카이큐브 정원역에 도착했다.
 

출발과 도착지만 있다. 문학관역에서 순천만까지 1km는 걸으라고 표시되어 있다.
 
 
노선도. 계획 당시에는 역의 이름이 없었기에 S1, S2역으로 표시되어 있다. 4.5km 구간.
순천 시내를 지나 순천만으로 흐르는 순천 동천을 따라 노선이 이어진다.
 
 
 
스카이큐브? 이렇게 생겼다. 공중의 철로 위를 달린다. 한 대에 최대 8명 "태울" 수 있다. 하지만 6명 정도 "타는" 것이 적당하다.
 


 
잦은 고장이 문제가 되고 있단다. 수익 구조에도 문제가 있고. 운영비는 많이 드는데, 이용자수가 당연히 계획만큼 안나오고 있어 적자에 허덕인다는 기사가 보인다. 이런 시설들은 상당히 많은 경우 건설이전과 이후의 b/c ratio가 달라진다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할까?

스카이큐브 문학관역의 모습이다. 아담.
 

순천문학관이 바로 나온다.
 

이런 것을 보면서 걷고....
 
 
인증사진 놀이도 하고...
 
 
그리고 걸어서 걸어서...아자!
 

처음 먹어본 짱뚱어 정식. 전골로 살살 끓여 나왔는데, 의외로 맛있다. 정신차려보니 냄비가 비었기에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사실...덩치가 작아서 살이 별로 없어 사진찍기도 애매했다. 대신 이 동네의 대표 주자.
 


배를 채웠으니 다시 걷는다. 대대포구에 도착하여 생태체험선을 찾는다.
 

준비 중. 이 친구를 이용하여 순천만의 바다를 구경한다.
 

배를 타면 이런 것을 하나씩 준다. 아..빌려준다. 수신기. 이어폰을 귀에 끼면 해설사님의 설명이 아주 잘 들린다. 교장선생님으로 근무하시다가 퇴직하고는 해설사 하시는 분이었단다.
 
 
오...
 

야......
 

우와........
 

오호... 이런 예쁜이는 600mm 렌즈 정도로 땡겨주어야 하는데....

 

햐....난다.
 

부리 끝이 노랗다. 물속에 넣고 이리저리 저을 때는 몰랐는데, 나오니 노랗다. 그 유명한 노랑부리저어새. 천연기념물 205-2호.
 
부리를 물속에 넣고 이리저리 젓는다. 그래서 저어새. 부리 끝부분이 넓적하다. 숟가락 모양. 영어로 spoonbill이라고 한다. 노랑부리저어새. 

쉬고 있는 아이들. 이 친구들의 휴식을 지나는 배의 소음과 뒤를 따라오는 물결이 방해한다.

 
 
배에서 내려 해설사님의 설명을 듣는 사이에 '나 여기 있소' 하고 우리 일행의 머리 위에서 시위하는 흑두루미들. 천연기념물 228호.
 

검은 색이다.
 

요기도 한 가족이 있다. 아웅~^^
 

이제 갈대밭 속으로 빠져든다.
 

인증 사진 하나 남겨보자.
 
 
그리고 계속 간다. 데크라고 하던가. 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튼튼하다. 그러니까 살살 다니자.
 

데크 아래의 갯벌 바닥에는 수많은 생명활동의 흔적이 있다. 겨울이라 이렇지 여름이면 엄청난 생명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화장실을 지나서 용산을 오른다. 난대성 식물인 조엽수를 볼 수 있다. 꽃도 잔뜩 피어 있다. 지금이 어느 계절이지? 아....따뜻한 남쪽 나라!
 

그런데....얜 뭐지? 이 친구 이름이 무슨 구슬이었는데...
 
 
'멀구슬나무'이다. 열매를 구충제로 쓸 수 있다고 한다. 회충을 죽이고 설사를 일으킨다고 되어 있네. 새에게는 괜찮지만 사람에게는 독성을 가지니 멀리 하는 것이 좋겠다. 심하면 24시간 정도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단다. 엄청난 구충제이다.

 
전망대를 향해 가는 능선에서 보이는 갈대밭의 모습. 기대보다는 작다. 더 넓었으면 좋겠다.
 
 
갈대밭의 끝자락. 바다를 면한 곳에서는 동그라미를 이루는 모습을 보인다. 왜 그렇지?
 
 
갈대밭의 테두리 부분이 둥글게 둥글게 인 것은 테두리가 둥글게 만들어진 것이라기 보다는 갈대밭 자체가 그렇게 '성장'한 것이라고 한다. 갯벌 위에 갈대가 일단 정착하고 나면 해당 뽀인트를 중심으로 점차적으로 외연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들고나는 조류로 인한 침식에 저항하면서 면적을 넓여가는 것은 원형이 가장 안정적이므로. 성장하여 다른 원과 만나면 넓은 갈대밭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갈대밭은 크게 넓어졌다고 한다. 1991년 주암댐의 상사조절지댐 건설 이후 순천만으로 흐르는 이사천의 유량이 줄면서 침식 작용은 감소하고 퇴적 작용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천 동천을 따라 시내를 지나 유입되는 하수의 풍부한 양분이 갈대의 성장을 촉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염생습지인 갈대밭이 계속 확장되기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래된 부분부터 서서히 육지화될 터이니까.
구글의 위성영상을 보자. 순천시에서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순천동천으로 서쪽에서 합류하는 하천이 이사천이다. 그 상류에 상사조절지댐이 있으며, 상사호가 조성되어 있다. 높이 106m, 길이 575m 규모의 댐으로서 모아진 물은 일대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영상의 가운데에 보면 산지를 벌레가 파먹은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아마도 골프장이겠지. 그 서쪽 분지의 북쪽 사면에 그 유명한 '낙안읍성'이 위치한다.
 

지형윤곽을 보면 낙안 일대가 꽤 넓은 평야가 있어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고, 방어의 필요성 때문에 읍성을 조성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 아닐까 하고 지금 생각해본다.



순천만 갯벌에 와서 용산 전망대를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나도 달력 사진 하나 만들어보자라는 욕심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오전에 그렇게 좋았던 날씨가 이렇게 변했다. 


하늘이 맑고 해가 넘어가는 날이면, 바다 위로 반사되는 황금빛, 그리고 저 S자 모양으로 휘어진 갯골을 따라 배가 한척 항적을 끌며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 그런 모습을 기대했다.
할 수 없이 그런 기막힌 모습의 사진은 구글 이미지 검색을 이용해야 하겠다.
 


전망대에서 흐린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ㅠ.ㅠ
 

근사한 사진을 누가 페이스북에 올려 놓았길래 묻지도 않고 그냥 가져왔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문제가 된다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유감을 표시하면서 삭제할 것이다.
 


순천만 안내 자료를 보자.
 

 


 

다음 지도에서 스카이뷰를 가져와보았다. 동쪽 끝에 앵무산의 일부가 보인다.
순천만의 갯골, 그 동쪽이 용산이다. 갯골의 서쪽의 농경지는 순천시에서 보상금을 주고 경작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철새들을 위하여.
 
 
 

경도 127도30분이 순천을 지난다고 한다. 중앙경선의 의미에 대해 호수변에서 잠시 토론을 했었다. 이곳은 순천만 WWT습지이다. WWT(Wildfowl and Wetland Trust)는 1946년 영국의 피터 스콧경이 조직한 단체로 습지와 습지에 사는 야생 조류 보호를 위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시민 단체이다. WWT의 조언을 적극 반영하여 조성한 습지라고 하더라.
 

별로 걸은 것도 없는데, 어느 새 해가 져 버렸다. 호수 정원에 어둠이 깔렸다. 조명이 들어온다. 봉화언덕에 봉화가 올랐다.
 

하루를 마감했다. 하루 종일 걸었다. 걸었다. 걸었다. 다리가 땡긴다. 발가락이 아프다. 오래간만에 이렇게 걷는 답사를 했다.
갈대밭이라는 관광테마가 첨단 정보 기술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할 때 그러한 것을 즐기러 순천에 와서 하루를 묶는다면, 저녁 식사 후에 천천히 걸어 이런 곳에 들러 "옛날"을 추억하는 것은 어떨까.
깔끔한 'mp3 파일'의 소리가 아니라 무엇인가 묻은 듯한, 그러면서도 조금 묵직한 그 어떤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또 그러면서도 뭔가 있는듯한 느낌이 오는 LP판에 흠뻑 젓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괜찮은 엘비스.


13일 아침에 일어나 숙소 창밖을 보니 예쁜 건물이 보인다. 공사중인 건물. 쇠막대기 던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선암사를 들려서 서울로 가기로 했었다. 하지만 다리가 피곤하다. 아침을 느즈막히 시작했다. 결국 그냥 서울로 달렸다. 

아침...
 


순천-완주 고속도로의 황전휴게서에 잠시 멈추면서 아쉬움을 대신한다.

태극기들이 반긴다. 아마도.
 

이곳에서도 인증한다.
 
 

기념 조형물도 멋지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경관이 아주 좋다. 여유있게 즐길만한 곳이다.
 

'자연으로 가는길'. 좋지 아니한가.
 

'아름다운 지리산 사계'도 멋지다. 아...애국적이다.




그리고...고구마는 해남의 것이 최고다.
 
 
고맙습니다. 남도분들. 고구마 잘 먹고 있습니다~~~~
 
이제 쉬자.
 
아듀 2015년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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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이다. 이런 저런 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달에 신안군청 홈페이지에 관광 안내자료 신청 글을 남겼다. 몇 가지 자료를 우편으로 받았다. 대부분의 지자체 홈페이지에서는 관광 관련 자료의 신청을 받고 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섬이 많다는 신안군에서 슬로시티로 유명한 증도를 선택했다. 태평염전과 인접한 염생습지 때문에 갑자기 다가온 곳이다. 

6월 3일. 금요일이다. 개교기념이라 모두 쉰다. 찬스다.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 1주일 전에 식구들에게 어렵게 이야기 꺼내 쉽게 허락받고 집을 나섰다.

 

슬로시티. 담양군 창평, 전주 한옥마을, 남양주군 조안에 이어 네번째이다. 창평의 경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훌륭한 길잡이를 만나 기가막힌 곳에서 하룻밤을 유한 적이 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증도 또한 그러하리라 하는 기대를 갖고 찾았다.

혼자 여행하였기에 잘 곳과 먹을 곳이 고민되었다.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두 가지를 한 곳에서 적절하게 해결할 만한 곳이 보이질 않았다. 현지에서 직접 부딪혀보자.

 

고속도로에서 빠져 무안을 지나 이러어어어케 섬들을 거쳐 들어간다. 연륙교를 통해서.

 

증도대교 초입의 전망대. 가족인 것 같았다. 고기를 굽고 있었다.

 

증도대교. 입도하는 요금을 받았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초기에는 쓰레기 처리를 핑계로 지자체에서 수입을 좀 올리려 했었던 것 같다. 2016년 6월 3일에는 그러한 요금을 받질 않았다. 

 

증도대교를 건너면 관광안내소가 있다. 차를 세우고 들렀다. 하룻밤을 자고 가려 한다.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지 안내 좀 해달라 하고 부탁을 했다. 안내지도에 민박업 총무를 맡고 계신 분의 연락처를 적어 주었다. 적절한 코스는?

지도에 대충 표시해주더라. 고맙다고 인사하고 오다가 뒤돌아섰다. 표시해준 코스 도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질문했다. 2~3시간이면 될 것이라고 했다.ㅎㅎㅎ

나 분명히 오늘 이곳에서 자고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2~3시간이라니...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에서 혼자 세운 계획에 의하면 오후를 지내고 자고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질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그런데....

일단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고향식당. 짱뚱어탕. 1만원 받음. 흠.

시작하자.

 

반농반어. 우리나라 대부분 어촌의 공통적인 모습. 꽤 넓은 논이 있으며, 밭농사도 많이 하더라. 밭에서는 마늘과 양파가 주작물.

 

짱뚱어다리.

 

사람들이 많이 찾고싶어하는 여행지 순위에 들었다고 한다.

 

주변에 갯벌이 널렸다. 짱뚱어다리가 있는 곳도 갯벌이 아주 아주 넓다.

 

그리고 그 갯벌은 살아 있다. 수많은 게와 짱뚱어들. 물이 빠진 갯벌 위로는 그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이리저리 남아 있다.

 

물이 빠져나가고 있는 갯골.

 

어족 자원이기에 도둑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다.

 

맨발로 들어갈 수 있는 생태체험장이지만 출입은 못한다. 그래서 들어가지 않았다.

 

전남관광지 순환버스인 '남도한바퀴' 버스들이 보인다.

 

갯벌이라는 공간에도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권이 걸려 있겠지. 반대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냥 '반대'하면 안되나. 왜 꼭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사반대'할까? 목숨을 거는 것인데....실제로 반대하던 것이 실패했을 경우 반대했던 사람들이 모두....한 적은 없었겠지? 그래도 안되고.

 

 

 

우전리를 지나 남쪽 끝까지 차를 달렸다. 슬로시티니까 천천히 슬로우하게. '도로끝'이 나오더라. 건너편의 자은도를 잇는 교량을 건설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공사중. 접근 금지.

 

언덕에 홀로 풀을 뜯고 있던 말 한 마리. 사람과 자주 만나본 적이 없는 듯. 내가 지나가니 놀라더라.

 

바닷가에서 남쪽을 외롭게 홀로 바라보며 서 있는 저 아저씨는 누굴까.

 

전통이 살아 있는. 전통이 남아 있는 그러한 섬 슬로시티라며! 엘파소가 뭐냐! 일부러 엘도라도는 처다보지도 않았다. 엘도라도는 뭐고!

여기 슬로시티 맞아? 아쉬웠다.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관광객들이 찾게 되었으면 그들이 찾아오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엘도라도 엘파소 이런 것을 보고 이런데서 묵기 위해서 찾는 것일까? 이곳 슬로시티도 실패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몰래 해보았다. 어디가서 이야기는 안한다.(특정 시설과 관련없는 멘션임.)

 

남쪽 끝을 찍었으니 이제 북동쪽으로 가자. 화도노두로 가는 길. 도로공사한다고 길이 막혔다. 어라... 뭐 죄송하다는데 어쩌겠나 돌아가야지.

 

수확한 마늘을 밭에 두어 말린 후 자루에 담아 출하한다.

 

증도가 유명한 것은 과거를 보전하고 있다는 슬로시티로서 보다는 태평염전 때문이라라. 소금판다. 토판염, 우와 비싸다. 숙성염, 비싸다. 천일염, 살만하다.

 

비싼 소금.

 

태평염전이 현명한 것이리라. 이런저런 시설을 만들어 놓아 사람들이 찾게 하고 있었다. 소금박물관(입장료 3000원), 생태공원, 식당, 체험시설, 염생식물원 등. 최근에는 캠핑카를 설치하여 놓고 숙박도 가능하게 하였다.

 

태평염전 입구의 관문.

 

염생 식물 생태 체험장. 천천히 걸으며 다양한 염생식물들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

 

물 위로 뛰어 오르는 짱뚱어. 지금 생각해보니 망원렌즈를 챙겨갈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로 여행을 하면서 그 렌즈 하나를 왜 안챙겼는지...

 

'생태천국길'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생태체험장은 염전과 바로 인접하여 있다.

 

염생식물들은 따로 정리하여 보았다. 아래 클릭.

http://myhandfoot.tistory.com/17

 

 

염전은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사람들이 마구 돌아다니면 방해가 되리라.

 

소금도 장인가. 오래 묵으면 좋다고 한다. 숙성중인 소금. 2012년 생산된 소금.

 

함수 창고가 길을 따라 줄지어 있다. 비가 올때 염전의 물을 끌어들여 임시로 저장하는 시설이다.

 

염전. 소금을 운반하는 수레. 레일을 설치하여 수월하게 운반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작업 중인 염부들. 뙤약볕에서 하기에 매우 고된 작업이리라.

잠시 마음 속에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떤 생각인지는 비밀이다.

 

염전 체험장도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입구에 직접 들어가 작업을 해볼 수 있다.

 

'구경 용' 소금 수레.

 

염전 사이로 염수를 순환시키는 시설. 사람이 올라서서 인력으로 가동하는 장치.

 

천일염이 만들어지는 과정. 처음 바닷물을 끌여들인 후 3주가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소금 창고 입구. 레일 위를 달려온 수레에 실린 소금을 저 위로 보낸다.

 

식당 입구의 의자들. 쏠로는 가운데 껴야 쏠로지.

 

소금 가게 뒷산에는 전망대가 있다. 야트막하여 산올라가는 것을 싫어하는 나도 부담없이 올라갈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염생 습지.

 

전망대에 오른 기념으로 남긴 셀피.

 

염전. 넓다.

 

염전 옆에는 태양광발전단지도 위치하고 있었다. 전라남도가 태양광발전설비를 많이 설치하였다고 대수능 한국지리 교재에 나온다.

 

화도를 들어가는 길이 도로공사로 인해 막혔는데, 우회하여 공사한 도로를 통해 들어가는 길을 찾았다. 다시 간다. '노두'라고 하더라.

이곳 갯벌은 짱뚱어다리 쪽보다 더 넓어보인다. 갯벌에서 공기방울이 빠져나갈 때 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신기한 곳이다.

 

어떤 드라마에 나오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고맙습니다' 한번도 본적이 없어 전혀 모르는 드라마. 

이런 판떼기를 붙여 놓고 있다.

 

이 작은 섬도 온통 공사중이다. 슬로시티 맞아?

공사중이라 길이 막혀 후진하여 나왔다.

 

천일염 판매중. 소금을 살 때 간수를 뺀 것인지 빼야 하는 것인지 알고 사야 한다고..

 

멋진 팬션이다. 근사하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모습이 슬로시티냐고?(특정 시설과 관련없는 멘션임)

 

어떤 분노조절 실패자가 망가트렸을까.

 

아직 오후 5시도 안되었다. 증도에서 자려면 더 뭔가 해야 한다. 서쪽 끝으로 가보았다. 밀물 때면 섬이 되는 곳이겠지. 다리를 연결하고 요상한 시설을 해놓았다. Treasure Island.ㅎㅎㅎ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세상에 내가 이런 곳까지 와보다니.

 

기념비 아래 쪽의 데크에 서면 일몰이 한반도에서 아름다운 곳이라는 표지가 있다. 보다시피 하늘 상태가 일몰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한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작은 섬들. 내갈도, 외갈도.

 

서쪽 끝까지 와보았으니, 차를 돌렸다. 다시 차를 돌렸다. 찻길이 더 보이길래. 진입금지. 증도를 도는 걷는 길 '모실길'에 표시가 되어 있길래 가보았는데, 차는 다니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후진.

 

이제 5시. 차를 돌려 나오다가 인터넷을 찾아 보았던 갯풍식당민박, 고향민박 등을 보다가 그냥 섬을 나섰다. 이른 저녁부터 혼자 할 것이 없다. 혼자 바닷가를 산책? (무서워...)

 

다음 코스로 계획했던 곳이 진도 팽목항이기에 조금이라도 이동하자. 무안군청을 네비게이션에 입력. 천천히 증도를 떠났다.

역시 군청 부근에 가면 근사한 숙소와 식당들이 충분히 있다. 

피곤하다. 뻗었다. 진짜 뻗었다.

 

증도에서 요로케 돌아다녔다. 구글 어스.

 

구글 맵. '지형' 옵션 체크.

 

사족)

'전통', '역사' 등을 소재로 하는 관광지는 어떠해야 할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일단 교통이 편리해지는 것을 반대한다. 대도시에서 '그곳' 가기 쉽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도시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어쩌라고? 그게 아니다. 온 사람들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고속도로와 연결되어서, 연륙교가 개통되어서 사람들이 쉽게 오게 되면 쉽게 가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온 사람들이 하루 이상을 묵어가게 해야 지역 사회에 흘리는 돈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식당 조차 들르지 않고 가버릴 수도 있다.

교통이 불편하면 오는 사람들의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진짜 장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

많은 수의 사람들이 들러보았자 쓰레기만 흘리고 가지 뭐. 그냥 휙 돌아보고 가는 사람들 밖에 없으니 그 사람들한테 물건이나 팔려들고. 바가지 장사나 하고 말이야. 해당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이 그 지역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사온 물건만 기억하는 상황.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 되어야 할까나.

그렇다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언제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단 말이냐 라고 한다면 그것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문제이기 때문에....할 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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