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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여정의 둘째 날이다. 바쿠를 출발하여 쉐키를 지나 육로로 출국한다. 조지아의 시그나기까지 505.5km를 이동하였다. 하루에 가장 장거리를 이동한 날.

다른 날에 비해 하루를 일찍 시작한 날이다. 5시반에 웨이크업이었으니.

 

구글 지도의 지형 레이어.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 산록을 따라 이동한다. 만년설이 있는 고산지대이기에 코카서스 산맥의 산록에서는 만년설이 녹아 흘러 내리는 물을 이용할 수 있어 사람들이 일찍부터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밤에 워낙 일찍 잠들었던지라 웨이크업 콜이 오기도 전에, 설정해두었던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바쿠의 여명.

 

하룻밤 신세지고 떠난다. 바쿠 힐튼 호텔. 8시 출발.

 

 

바쿠 외곽의 서민 주택들. 괜찮아 보이는데...

덜 괜찮아 보이는 동네는 길을 따라 담장 혹은 나무로 보이지 않도록 가려 놓았다.

 

 

버스 이동 중에 박종환 aka 블라디미르 박이 이슬람교 전반에 대한 안내를 해준다. 모하메드로부터 시아파 이야기, 수니파 이야기, 기독교쪽 관점, 이슬람교쪽 관점 등.

디리바바는 수피파 쪽이라고 한다. 영묘에 9시30분에 도착하였다. 

 

Qobustan에 위치한 Diri baba turbesi.

 

 

깊고 좁은 협곡에 건축되어 있다. 절벽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었던 곳의 입구에 석조 건축물을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창문의 창살이 2015년 다녀온 사람의 블로그에 있는 사진에서는 살아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누가 부숴버렸을까?

 

 

웃는 할아버지, 디리바바. 그가 앉았던 곳에 쿠란이 올려져 있다.

 

 

앉아서 디리바바인 척 해본다. "앗쌀라무 알라이쿰"

 

 

영묘 앞의 마을. 마을과의 사이에 많은 비석들이 보인다. 마을 사람들이 영묘 가까운 쪽을 묘지로 사용하고 있다.

 

 

영묘를 통해 협곡의 윗쪽으로 올라가볼 수 있다.

 

 

Baku-Shamakhi-Yevlakh 고속도로를 따라 달린다.  

길가의 포도밭.

 

 

밀 수확이 끝난 경지, 염소떼.

 

양떼.

 

 

도로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노점상. 옥수수를 팔고 있다. 이쪽 동네 옥수수는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것 같다. 맛이 완전 다르다. 즉, 맛없다! 사카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일까?

 

 

코카서스 골짜기.

 

융빙수가 모레인과 함께 흘러내려 매우 탁하다. 봄에 눈이 녹을 때는 유량이 급증하여 홍수가 발생하기에 이런 하천 특색을 보인다. 이곳 하천의 유량은 4월에 최대치를 보인다고 한다.

 

 

11시12분. 이스마일리. Sports Arena.

도시마다 청소년수련관이 있다고 한다. 이용료 없다. 그 앞에 전임 대통령 사진을 크게 게시하여 놓고, 애들에게 위대한 지도자로 세뇌시키는 도구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방식 이거 어디서 언젠가 들어본 데자뷰.

 

 

11시37분. 길가의 화장실 도착. 역시나 모두 유료이다. 로컬 가이드 니노를 따라간다.

길가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수도가 있다. 이것은 무료다. 옆의 빨랫줄에 매달린 것은 이 동네 노점상들이 많이 판매하는 것이다. 과일즙을 말려 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길을 따라 판매점들이 줄지어 있는 것이 보이니 몇 분이 그쪽으로 간다. 신선한 과일, 꿀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여러가지 과일의 즙을 말려서 만든 것. 역시 맛은?

 

 

멀리 보이는 코카서스. 골짜기의 잔설. 7월인데도 남아 있다. 왜? 해발고도가 높으니까!

 

 

인공위성 영상에 이동 경로를 겹쳐 보았다. 산맥의 아랫 부분을 따라 북서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코카서스 산맥에서 내려오는 골짜기의 입구마다 마을이 있고, 그 아래로 선상지가 펼쳐진다. 즉, 복합 선상지 바하다가 나타나는 지역이다. 골짜기의 입구에서는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확보하기가  쉽기 때문에 일찍부터 인간의 정착이 이루어졌던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시6분. 쉐키에 도착하였다. 흘러내리는 하천의 물이 무척이나 혼탁하다. 만년설이 녹아 내리는 골짜기가 가깝다는 증거.

 

 

캬라반 사라이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쉐키칸 여름 궁전을 방문하였다. ^

 

 

캬라반 사라이. 실크로드를 이용하던 캬라반들이 이용했던 건물이라 한다. 사라이가 '쉼터'이다. 건물의 아랫쪽은 지금도 상가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 특산물은 실크. 챠도르에 사용할 수 있는 반투명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제작 기법이 특이하여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 한다.

 

Karvansaray

 

캬라반 사라이 내부.

 

캬라반 사라이 안쪽의 식당을 이용하였다. 캬라반 사라이도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 중인데, 등재되면 식당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점심 메뉴는 철판 모둠 치킨 요리. 후식으로 생강엿. 세속화되어 있는 이슬람 국가라 도시의 식당에서는 술을 판매하지만, 시골 식당에서는 전혀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맥주 한잔 생각하시던 분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캬라반 사라이와 궁전은 바로 인근에 위치한다. 그런데, 이곳은 찾는 사람들이 많다. 궁전의 정문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 공간도 없다. 그래서 또 꼼수!

2시30분. 후문 쪽으로 갔다. 바로 들어가 표를 구하고 다른 팀에 묻어서 들어갔다. 꼼수는 대단하다.^

 

 

쉐키의 꽃.

 

 

정문 쪽에서는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후문 쪽에서는 걸어 내려가면 된다. 좋다.

 

 

입구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칸 사라이. Xan Sarayi.

 

 

칸의 여름 궁전이다. 2층 건물.

 

 

바쿠의 시르반샤 궁전에 전시되어 있던 창문이다. 안쪽에서 보면 스테인드 글라스가 근사하게 보일 것이다.

 

 

판떼기에 SAMSUNG 카메라에 X표를 해놓아 삼성카메라만 사용할 수 없는 줄 알았는데, 실내에서는 그냥 촬영금지다. 그래서 위 사진의 창문에 설치된 스테인드 글라스의 근사한 모습을 사진으로 만들지 못했다.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다니니까 실내에서 직원이 계속 따라 다니며 눈을 빛낸다. 찍지 말라는 곳에서는 찍지 않는 온순한 토끼같은 사람인데...

 

 

정원 한쪽에 큼지막한 나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높이가 34미터. 둘레가 11.5미터라고 써 있다. 높이는 몰라도 둘레는 뻥 같다.

 

 

3시 쉐키 칸 사라이를 떠난다. 더운데 걸어 올라간다. 아... 아까 걸어 내려왔지...

 

 

코카서스 산맥의 아제르바이잔 꽃사슴.

 

 

헤이다르 공원. 전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공원이 도시마다 있는 것 같다. 

전임 대통령은 헤이다르 알리예프, 현 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 전임 대통령은 1993년부터 10년 집권, 현 대통령은 2003년부터 계속 집권. 부자 세습. 아들이 집권한지 15년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회 세습도 이루어지는데, 남들보고 뭐라 할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다녔다.

 

 

길가의 나무 그늘에서 수박을 파는 아저씨들. 수박 참 크다.

 

 

4시16분. Zagatala

4시26분. Katex

4시38분. Balaken

4시50분. 주유소 정차. 화장실 이용.

 

5시10분. 국경 통제소 도착.

아제르바이잔에서 조지아로 넘어갈 때 건너는 다리. 다리 아래로 흐르는 Matsimistsqali 강이 두 나라의 국경선이 된다. 아제르바이잔측의 국경 통제소에서 출국 수속을 하고 다리가 있는 곳까지 오르막 계단이다. 꽤 길다. 약 150미터 쯤 된다. 여길 자기 짐을 모두 갖고 이동해야 한다. 뙤약볕에!

꼼수 사용.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여러번 주의를 준다. 이번에는 성공한 꼼수. 택시를 고용하여 트렁크들을 싣고 다리가 있는 곳까지 옮겨주는 꼼수 서비스를 해주었다. 출국 수속 자체는 간단하다. 왠만한 나라에서 대한민국 여권은 별로 시비를 걸지 않는다. 미국 입국은 경유를 하는 경우에도 공포다. 가고 싶지 않다.

 

 

조지아쪽의 입국 수속도 꽤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여권에 도장찍고 주욱 그냥 통과다. 왠 아가씨가 아는 척? 니나. 조지아 현지 로컬 가이드.

5시반. 조지아 입국 수속장 앞에 대기하던 버스에 승차. 에어컨. 와우~ 에어컨 개발자인 캐리어 아저씨가 너무 고마워진 순간이다.

5시40분. 모두 승차하였다. 출발한다. 물을 나누어준다.

현지 로컬 가이드인 니노는 고려대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조지아 지도도 한 장씩 나누어준다. 여행사 자체 제작.

성인인 조지아, 그는 3세기 발칸 반도에 나타난 나쁜 용을 물리친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한다. 기독교가 탄압 받던 시기의 로마제국 병사였는데, 재림 예수일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잡혀서 고문받다가 사망. 그 사람의 용맹함을 기려 나라 이름을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쪽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부르는 나라 이름이 따로 있다고 전주 일대에 주로 출몰하는 멋쟁이 유승상 선생님이 가르쳐주었다.

대외적으로 불리는 나라 이름과는 다르다. 구소련 시절에는 그루지야라고 했는데, 친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조지아로 발음을 바꿔버렸다.

조지아의 독특한 와인 제조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를 해준다. 내일 생산 농가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국경도시 라고데키를 지나 한참을 달려 7시10분에 시그나기에 도착하였다. 산악 지방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이다. Sighnaghi가 '피난처'를 뜻한다고. 산 위의 외진 마을이라 수백년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을이 통째로 유네스코 문화 유산.

 

 

7시15분. 숙소 도착

 

 

숙소인 Kabadoni 호텔 테라스에서 바라 본 시그나기. 아담하다.

 

 

산 아래로 보이는 마을, 사코보.

 

 

석양을 받고 있는 종탑. 말없이 조용히 그냥 바라 보고만 있어도 좋을 풍경이다.

 

 

 

그냥 조용히 가만히 창밖을 바라만 고도 있어도 좋을 분위기에 하우스 와인 몇 가지가 깔린다. 더 좋아진다.^^

 

 

삶은 고기.

 

 

찌개쯤 되려나. 맛있었다.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겠다. 메모도 되어 있지 않다. 와인 때문일까?

 

 

 

 

500킬로미터 넘게 이동한 하루다. 역시 피로가 밀려오니까 그 흐름에 순응하여 일찍 잔다.

잠을 쏟아지는데 내일은 10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ㅠ.ㅠ

남팀장이 있었으면 같이 소주 한잔 했을텐데...

잠만 자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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