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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8일 토요일. 새벽 5시 알람. 후다닥 일어나 대충 씻고 튀어 나갔다. 달렸다. 어제 밤 마지막에 술한명을 공연히 시켰다는 후회를 하면서 눈을 부릅뜨고 달렸다.

이번에도 이러한 큰 덩치에 신세를 지게 되었다.

 

휴게소에 한번 정차하였는데, 아침 해결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나는 라면 하나 서둘러  먹었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그냥 지나온 멤버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서둘렀기에 예정 보다 일찍 도착. 함창읍 사무소 답사가 써비스로 제공되었다. 아담하다.

오늘의 답사 안내는 조선시대 옛길 연구의 권위자인 김종혁 교수님이 수고해주시었다.

 

9시. 사무소 앞에 누에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양잠이 성했던 지역이었을 듯 하다.

 

터미널 앞에서 다른 지방에서 모여든 여러 멤버들과 조우하고는 세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탑승하였다. 사전에 몇 호 차량에 탑승하게 되는지 문자연락이 이루어진 터라 빠르게 진행되었다.

 

오늘의 답사 코오쓰. 유곡역도사적비 - 불정역 - 고모산성 - 진남교반(점심) - 청운각 - 문경서중 - 이화령터널 - 옛길박물관 - 하늘재. 문경은 소백산지 속에 숨어 있는 산간분지 지형을 이룬다는 것이 그대로 보이는 지도이다.

 

도착한 첫 답사 뽀인트. 유곡역도 사적비. 역이 그냥 말만 바꾸어타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했다고 한다. 명령서와 같은 서류의 전달도 중요한 것이었다고. 그래서 그러한 역의 중요도에 따라 등급이 있었고 유곡역은 주변의 여러 역을 관할하는 찰방역이었다. 유곡역의 관할하에 있었던 역들의 지역 범위가 하나의 행정구역처럼 운영되었다. 그것이 '도'이다. 그래서 사적비에 '유곡역도'라고 되어 있다. 

(출처: http://dh.aks.ac.kr/sillokwiki/index.php/%EC%9C%A0%EA%B3%A1%EB%8F%84(%E5%B9%BD%E8%B0%B7%E9%81%93))

 

9시 50분. 영남대로 변에 위치.

위로 지나는 고가도로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앞으로는 유곡불정로가 지난다. 뒤엔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어수선하다. 유곡역도사적비의 현재 위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인솔자도 말씀하시었다.

 

사적비는 말이 다섯 마리가 그려진 五馬牌이다. 기단을 보면, 부실공사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부서지고 있다.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뒷면에는 작은 글자들이 빼곡하다.

 

10시 20분. 두번째 답사지로 불정역. '구'불정역이다. 운영되고 있지 아니하다.

 

철도의 침목 위로는 잡초가 자라고 있다. 펜션을 만들었는데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문닫았다.

떠나기 전에 기념 사진을 찍으려 준비하고 있는 멤버들.

 

철도의 폐선. 하면 떠오르는 레일 바이크. 이곳에도 있다. 토요일인데....아무도 없다. 운영을 안하는 것일까? 문경 은성 탄광에서 채굴한 석탄을 운반하기 위한 철도였는데 탄광이 폐광을 하면서 운영을 하지 않게 된 철도. 그것을 이용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운영을 시작한 레일바이크였다고 한다. 일단....2016년 5월 28일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 인증센터도 여러 곳에 있고.

 

진남교반 일대의 답사 포인트. 불정역을 답사하고 영남대로의 옛길 포인트로 징검다리와 토끼비리를 답사하였다. 고모산성에서 진남교반 일대의 경관을 조망하였다. 

답사 이동 경로를 구글어스에 표시해보았다.

 
 
10시 40분. 위 이동경로에서 오른쪽 부분에서 강변으로 나간 곳이다. 영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있다. 영남대로 옛길의 위치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계시는 오늘의 인솔자 김종혁 교수님.

 

토끼비리, 관갑천 등으로 불리는 잔도에서 능선을 넘어 이곳 징검다리로 넘어온다.

 

 

불정3교 위로 문경대로 달리며 영강을 건넌다. 옛길은 아래로 숨어서, 새길은 하늘로 날아간다. 

 

보는 여러가지 기능을 한다. 물을 모아 용수로 사용하고 평시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들어 놀이를 즐긴다.

 

 

진남교반 일원의 안내도와 여러 설명 자료들.

 

 

11시 10분. 고모산성을 힘차게 오른다.

 

산성 위로 하늘이...

 

채운까지 나타났다.

 

고모산성에서 진남교반을 바라보는 조망이 기가막히다. 진남에 다리가 많아서 '橋畔'이란 단어를 붙인 것 같다. 여섯개의 다리가 보인다. 영강변을 따라 절벽이 나타난다. 저 절벽을 따라 걷는 길이 '토기비리'이다.

 

문경대로(3번 국도) 공사하면서 절개한 부분이 조망을 완전히 망쳤다는 원망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치형 터널을 만들고 이어 놓았다.

 

고모산성과 '황주성'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으나 주변 안내도에는 '진남문'이라고 되어 있는 성문.

 

가보니 그냥 가도 되는 정도의 길이더라. 그런데 토끼라는 짐승을 연결시켜 어떤 정당성 비슷한 것을 얻으려 한 것은 아닌지.

 

이렇게 사람들이 지나다녀서 돌 표면이 맨질맨질하게 닳았다. 신기하다.

 

맨질맨질하여 미끄저질 수도 있을 정도이다.

 

조선시대 권신응은 토끼비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모경흥기첩'에 봉생천 변 절벽 위로 사람들이 줄지어 지나는 모습을 묘사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곳에 전시된 자료에는 권신응을 권응신이라고 잘못 표기해놓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토끼비리 전망대에서의 조망. 파노라마. 진남교반 일대가 고모산성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휘돌아흐르는 곡류하천 영강, 가로질러 날아가는 중부내륙고속도로. 멀리 산 위로 보이는 고모산성 등.

 

주막거리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건물 몇 채를 지어놓았다.

 

꿀떡고개의 성황당.

 

드디어 식사. 진남에 위치한 영남매운탕집에서 잡어매운탕을 라면사리를 추가하여 맛있게 먹었다.

문경읍내에서 옛길박물관을 갔다가 주흘산을 한바퀴 돌아 하늘재로 갔던 이동경로도.

 

2시 10분. 오후의 첫 답사지....청운각. 신이시여~~~

 

 

그리고 적당한 상업주의....

 

2시 30분. 문경서중 교내에는 객사가 깔끔하게 보전되어 있다. 

 

학교 교사는 객사와 바로 나란히 나란히. 교사는 앞뒤로 두 개의 건물로 되어 있더라.

 

그늘에서 옛길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3시 30분. 이화령 휴게소 아래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달린다. 문경새재터널을 지난다. 고속도로의 오른쪽 위 능선에 이화령을 지난 도로 때문에 절개된 부분이 살짝살짝 보인다.

 

뭔가 막 만들고 싶었나 보다. "이화령을 잇다"

 

예전부터 고개였는데, 일제가 자존심을 상하게 하여 터널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복원"했다고 한다. 

 
보령에서 기증받은 오석에다가 멋진 글을 새겼다.

 

4시 10분. 문경 새재. 옛길박물관을 만들어 놓았다. 건물 앞의 돌바닥이 누구 마음에 안들었을까? 걷어내고 있다. 공사중. 다음에 가면 어떤 바닥으로 '근사하게' 만들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을까...설렌다.ㅎ

 

문경새재는 옛길이다. 저 위로 700미터만 가면 제1관문이 나온다. "Next time, baby~"

다시 옛길이다. 옛길이란 말이다. 이렇게 콘크리트, 시멘트, 아스팔트로 처발라놓아야 했을까? 흙길, 돌길 구간으로 좀 놔두면 안될까, 그게 더 옛길 답고 그게 더 사람들을 끌어모으지 않을까?

 

불정역에는 아무도 없더니 이곳 주차장은 차들이 매우 많다. 이곳으로만 관광객이 모이는 것일까.....

 

별 고민도 아닌 것을 같고 고민하는 척 하다가 하늘재로 달렸다.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차가 쉽게 갈 수는 있으나 주차 공간의 문제가 있다. 하늘재에서 미륵사까지 약 2km 구간이 걷기에 매우 좋다고 평이 자자한데...역시 시간이 부족하여...next time~

 

 

늦은 시간에 입산하여 본인과 엉뚱한 사람들을 곤란에 빠트리지 마십사 하는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리라....무리하지 않는 산행~

 

5시 15분. 하늘재에 하늘재라는 큼지막한 돌막대기가 세워져 있다. 문경에는 큰 돌이 많은가보다. 여기저기에 많이 있다.

 

하늘재에서 보이는 돌산. 포암산이다.

 

하늘재로 올라오는 도로. 드론 뷰.

 

하늘재, 계립령 등의 이름의 유래가 아주 명확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2016년 5월 28일의 답사를 마무리했다.

 

지오트립에서 문경새재 답사를 3차에 걸쳐 실시한다고 한다. 조금씩 나누어서. 다음은 언제일까???

이번 답사에 인원이 많아 행사차량을 세 대를 동원했다. 그 중의 한 대를 다른 팀이 예약한 것을 가져온 것이었다.(말이 돼?) 야간 산행을 가는 팀이 예약했는데 그것이 밤 9시. 밤 8시 20분까지 반납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좀 서둘렀던 것. 하늘재를 건너 뛸까 했던 것. 예정했던 코스를 모두 끝내고 서울로 오는 길, 운전기사가 엄청 달리더라. 조수석에 앉았던 나는 그냥 눈을 감았다.(아 이건 무서워서가 아니라 졸려서 그런 것이었다. 잘 잤다.) 휴게소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그냥 서울로 오려 했었다. 다행히(?) 한 분이 용기를 내어 화장실 한 번만 가게 해달라 사정하여 용인휴게소에서 잠시 멈추었었다. ^^

다행히 모든 것이 별탈없이 무사히 끝났다. 

다음 답사를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GPS 로거는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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