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이다. 이런 저런 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달에 신안군청 홈페이지에 관광 안내자료 신청 글을 남겼다. 몇 가지 자료를 우편으로 받았다. 대부분의 지자체 홈페이지에서는 관광 관련 자료의 신청을 받고 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섬이 많다는 신안군에서 슬로시티로 유명한 증도를 선택했다. 태평염전과 인접한 염생습지 때문에 갑자기 다가온 곳이다.
6월 3일. 금요일이다. 개교기념이라 모두 쉰다. 찬스다.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 1주일 전에 식구들에게 어렵게 이야기 꺼내 쉽게 허락받고 집을 나섰다.
슬로시티. 담양군 창평, 전주 한옥마을, 남양주군 조안에 이어 네번째이다. 창평의 경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훌륭한 길잡이를 만나 기가막힌 곳에서 하룻밤을 유한 적이 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증도 또한 그러하리라 하는 기대를 갖고 찾았다.
혼자 여행하였기에 잘 곳과 먹을 곳이 고민되었다.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두 가지를 한 곳에서 적절하게 해결할 만한 곳이 보이질 않았다. 현지에서 직접 부딪혀보자.
고속도로에서 빠져 무안을 지나 이러어어어케 섬들을 거쳐 들어간다. 연륙교를 통해서.
증도대교 초입의 전망대. 가족인 것 같았다. 고기를 굽고 있었다.
증도대교. 입도하는 요금을 받았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초기에는 쓰레기 처리를 핑계로 지자체에서 수입을 좀 올리려 했었던 것 같다. 2016년 6월 3일에는 그러한 요금을 받질 않았다.
증도대교를 건너면 관광안내소가 있다. 차를 세우고 들렀다. 하룻밤을 자고 가려 한다.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지 안내 좀 해달라 하고 부탁을 했다. 안내지도에 민박업 총무를 맡고 계신 분의 연락처를 적어 주었다. 적절한 코스는?
지도에 대충 표시해주더라. 고맙다고 인사하고 오다가 뒤돌아섰다. 표시해준 코스 도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질문했다. 2~3시간이면 될 것이라고 했다.ㅎㅎㅎ
나 분명히 오늘 이곳에서 자고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2~3시간이라니...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에서 혼자 세운 계획에 의하면 오후를 지내고 자고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질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그런데....
일단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고향식당. 짱뚱어탕. 1만원 받음. 흠.
시작하자.
반농반어. 우리나라 대부분 어촌의 공통적인 모습. 꽤 넓은 논이 있으며, 밭농사도 많이 하더라. 밭에서는 마늘과 양파가 주작물.
짱뚱어다리.
사람들이 많이 찾고싶어하는 여행지 순위에 들었다고 한다.
주변에 갯벌이 널렸다. 짱뚱어다리가 있는 곳도 갯벌이 아주 아주 넓다.
그리고 그 갯벌은 살아 있다. 수많은 게와 짱뚱어들. 물이 빠진 갯벌 위로는 그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이리저리 남아 있다.
물이 빠져나가고 있는 갯골.
어족 자원이기에 도둑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다.
맨발로 들어갈 수 있는 생태체험장이지만 출입은 못한다. 그래서 들어가지 않았다.
전남관광지 순환버스인 '남도한바퀴' 버스들이 보인다.
갯벌이라는 공간에도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권이 걸려 있겠지. 반대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냥 '반대'하면 안되나. 왜 꼭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사반대'할까? 목숨을 거는 것인데....실제로 반대하던 것이 실패했을 경우 반대했던 사람들이 모두....한 적은 없었겠지? 그래도 안되고.
우전리를 지나 남쪽 끝까지 차를 달렸다. 슬로시티니까 천천히 슬로우하게. '도로끝'이 나오더라. 건너편의 자은도를 잇는 교량을 건설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공사중. 접근 금지.
언덕에 홀로 풀을 뜯고 있던 말 한 마리. 사람과 자주 만나본 적이 없는 듯. 내가 지나가니 놀라더라.
바닷가에서 남쪽을 외롭게 홀로 바라보며 서 있는 저 아저씨는 누굴까.
전통이 살아 있는. 전통이 남아 있는 그러한 섬 슬로시티라며! 엘파소가 뭐냐! 일부러 엘도라도는 처다보지도 않았다. 엘도라도는 뭐고!
여기 슬로시티 맞아? 아쉬웠다.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관광객들이 찾게 되었으면 그들이 찾아오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엘도라도 엘파소 이런 것을 보고 이런데서 묵기 위해서 찾는 것일까? 이곳 슬로시티도 실패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몰래 해보았다. 어디가서 이야기는 안한다.(특정 시설과 관련없는 멘션임.)
남쪽 끝을 찍었으니 이제 북동쪽으로 가자. 화도노두로 가는 길. 도로공사한다고 길이 막혔다. 어라... 뭐 죄송하다는데 어쩌겠나 돌아가야지.
수확한 마늘을 밭에 두어 말린 후 자루에 담아 출하한다.
증도가 유명한 것은 과거를 보전하고 있다는 슬로시티로서 보다는 태평염전 때문이라라. 소금판다. 토판염, 우와 비싸다. 숙성염, 비싸다. 천일염, 살만하다.
비싼 소금.
태평염전이 현명한 것이리라. 이런저런 시설을 만들어 놓아 사람들이 찾게 하고 있었다. 소금박물관(입장료 3000원), 생태공원, 식당, 체험시설, 염생식물원 등. 최근에는 캠핑카를 설치하여 놓고 숙박도 가능하게 하였다.
태평염전 입구의 관문.
염생 식물 생태 체험장. 천천히 걸으며 다양한 염생식물들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
물 위로 뛰어 오르는 짱뚱어. 지금 생각해보니 망원렌즈를 챙겨갈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로 여행을 하면서 그 렌즈 하나를 왜 안챙겼는지...
'생태천국길'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생태체험장은 염전과 바로 인접하여 있다.
염생식물들은 따로 정리하여 보았다. 아래 클릭.
http://myhandfoot.tistory.com/17
염전은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사람들이 마구 돌아다니면 방해가 되리라.
소금도 장인가. 오래 묵으면 좋다고 한다. 숙성중인 소금. 2012년 생산된 소금.
함수 창고가 길을 따라 줄지어 있다. 비가 올때 염전의 물을 끌어들여 임시로 저장하는 시설이다.
염전. 소금을 운반하는 수레. 레일을 설치하여 수월하게 운반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작업 중인 염부들. 뙤약볕에서 하기에 매우 고된 작업이리라.
잠시 마음 속에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떤 생각인지는 비밀이다.
염전 체험장도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입구에 직접 들어가 작업을 해볼 수 있다.
'구경 용' 소금 수레.
염전 사이로 염수를 순환시키는 시설. 사람이 올라서서 인력으로 가동하는 장치.
천일염이 만들어지는 과정. 처음 바닷물을 끌여들인 후 3주가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소금 창고 입구. 레일 위를 달려온 수레에 실린 소금을 저 위로 보낸다.
식당 입구의 의자들. 쏠로는 가운데 껴야 쏠로지.
소금 가게 뒷산에는 전망대가 있다. 야트막하여 산올라가는 것을 싫어하는 나도 부담없이 올라갈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염생 습지.
전망대에 오른 기념으로 남긴 셀피.
염전. 넓다.
염전 옆에는 태양광발전단지도 위치하고 있었다. 전라남도가 태양광발전설비를 많이 설치하였다고 대수능 한국지리 교재에 나온다.
화도를 들어가는 길이 도로공사로 인해 막혔는데, 우회하여 공사한 도로를 통해 들어가는 길을 찾았다. 다시 간다. '노두'라고 하더라.
이곳 갯벌은 짱뚱어다리 쪽보다 더 넓어보인다. 갯벌에서 공기방울이 빠져나갈 때 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신기한 곳이다.
어떤 드라마에 나오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고맙습니다' 한번도 본적이 없어 전혀 모르는 드라마.
이런 판떼기를 붙여 놓고 있다.
이 작은 섬도 온통 공사중이다. 슬로시티 맞아?
공사중이라 길이 막혀 후진하여 나왔다.
천일염 판매중. 소금을 살 때 간수를 뺀 것인지 빼야 하는 것인지 알고 사야 한다고..
멋진 팬션이다. 근사하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모습이 슬로시티냐고?(특정 시설과 관련없는 멘션임)
어떤 분노조절 실패자가 망가트렸을까.
아직 오후 5시도 안되었다. 증도에서 자려면 더 뭔가 해야 한다. 서쪽 끝으로 가보았다. 밀물 때면 섬이 되는 곳이겠지. 다리를 연결하고 요상한 시설을 해놓았다. Treasure Island.ㅎㅎㅎ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세상에 내가 이런 곳까지 와보다니.
기념비 아래 쪽의 데크에 서면 일몰이 한반도에서 아름다운 곳이라는 표지가 있다. 보다시피 하늘 상태가 일몰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한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작은 섬들. 내갈도, 외갈도.
서쪽 끝까지 와보았으니, 차를 돌렸다. 다시 차를 돌렸다. 찻길이 더 보이길래. 진입금지. 증도를 도는 걷는 길 '모실길'에 표시가 되어 있길래 가보았는데, 차는 다니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후진.
이제 5시. 차를 돌려 나오다가 인터넷을 찾아 보았던 갯풍식당민박, 고향민박 등을 보다가 그냥 섬을 나섰다. 이른 저녁부터 혼자 할 것이 없다. 혼자 바닷가를 산책? (무서워...)
다음 코스로 계획했던 곳이 진도 팽목항이기에 조금이라도 이동하자. 무안군청을 네비게이션에 입력. 천천히 증도를 떠났다.
역시 군청 부근에 가면 근사한 숙소와 식당들이 충분히 있다.
피곤하다. 뻗었다. 진짜 뻗었다.
증도에서 요로케 돌아다녔다. 구글 어스.
구글 맵. '지형' 옵션 체크.
사족)
'전통', '역사' 등을 소재로 하는 관광지는 어떠해야 할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일단 교통이 편리해지는 것을 반대한다. 대도시에서 '그곳' 가기 쉽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도시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어쩌라고? 그게 아니다. 온 사람들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고속도로와 연결되어서, 연륙교가 개통되어서 사람들이 쉽게 오게 되면 쉽게 가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온 사람들이 하루 이상을 묵어가게 해야 지역 사회에 흘리는 돈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식당 조차 들르지 않고 가버릴 수도 있다.
교통이 불편하면 오는 사람들의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진짜 장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
많은 수의 사람들이 들러보았자 쓰레기만 흘리고 가지 뭐. 그냥 휙 돌아보고 가는 사람들 밖에 없으니 그 사람들한테 물건이나 팔려들고. 바가지 장사나 하고 말이야. 해당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이 그 지역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사온 물건만 기억하는 상황.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 되어야 할까나.
그렇다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언제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단 말이냐 라고 한다면 그것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문제이기 때문에....할 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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