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탈리아의 소도시들을 중심으로 렌터카로 순례하는 여행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거길 가지 못하게 되어 대안으로 물색한 곳이 코카서스 지방 여행이다. 구소련 시절에는 카프카스 지방으로 알려졌었다. 여러가지 발음이 있지만 이제는 보통 코카서스 지방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코카서스 산맥은 아시아 판과 아프리카 판의 충돌 과정에서 형성된 산지에 속한다. 따라서 높고 험준한 산줄기가 나타나며, 지진의 피해가 종종 발생하였다. 러시아와의 국경을 따라 대코카서스 산맥이, 조지아 남쪽과 아르메니아를 따라 소코카서스 산맥이 지난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류가 이곳을 경유하여 유럽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유럽 인종을 코카서스 인종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지역은 코카서스 인종의 기원이 되며, 포도, 밀 등의 원산지이기도 하다. 코카서스 지방의 최초 포도종이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이다. 포도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수목농업의 한 작물로 알려져 있다. 코카서스 지방은 지중해성 기후와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여름이 따뜻하고 건조한 편이며, 겨울에는 서늘하지만 코카서스 산맥이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차단하기 때문에 춥지는 않다. 흑해와 카스피해도 이 지역의 겨울이 온화한 특성을 갖는데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의 영동 지방이 겨울에 서해안 지방보다 기온이 높게 나타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 지역은 실크로드의 서쪽에 해당하여 많은 국가, 민족, 부족이 서로 자리다툼을 반복했던 역사를 갖고 있다. 따라서 민족과 종교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특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여행 상품은 여행사에서 "종교나 문화가 최초로 전파되던 모습의 유적과 문화를 간직한 곳을 찾아가는 여행, 만년설산이 코카서스 산맥을 병품 삼아 종교 본연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교회들과 동굴 속이나 숲, 호숫가에 자리한 수도원들을 만나고 풍부한 먹거리를 즐기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과는 달리 매우 여유롭게 흘러가는 그들만의 시간을 만나는 여정"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가즈아~!
(지도 출처: 위키 백과)
2018년 7월 23일(월) 밤에 공항에 모였다. 아니 모이는 줄 알았다. 일찍 도착하였으나 예정된 시간인 21:30에 맞춘다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먼저온 다른 사람들은 지정된 약속 시간 보다 대부분 일찍 M 카운터옆의 여행사 부쓰에 와서 개별적으로 안내를 받고 출국 수속을 했던 것이다.^^
개인별로 안내 자료를 지퍼백에 담아 주더라. 그런데, 여행지에서 매너팁으로 사용하라고 1$짜리 12장씩을 개인별로 나눠주더라. 좋은 아이디어!
물론 내가 낸 비용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만, 현찰로 손에 쥐어주니 기분이 좋아졌다.^^
카타르 항공의 카운터에 가서 여권을 내밀고 표를 받는다. 가족이라고 같이 앉아 갈 수 있는 좌석을 부탁하였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46번 게이트에서 기다린다. 11시40분에 보딩을 시작하였다.
항공기는 B777-300ER. 18번 좌석. 비상구가 있는 열의 가운데. 다리를 쭈욱 뻗을 수 있는 좋은 좌석이었다.^^
밤 12시32분.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1시30분에 식사를 돌린다. 졸립다.
이렇게 서쪽으로 날아갔다. 인천에서 도하까지.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권항로일 것이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것은 참 피곤한 일이다. 복도쪽 좌석이라 마음대로 일어났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래도 피곤하다.
7시30분. 아침을 준다. 메뉴판을 미리 나누어주어 식사 주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분명히 한국인 직원인데 한국사람들에게 의식적으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고 영어로 대화하려는 느낌이 든다. 왜?
9시53분. 랜딩. 도하 현지 시간은 한국보다 6시간 늦다.
입국장에서 보안검사를 하는데 직원들이 도와주면서 진행한다. 그렇게 하니까 통과속도가 무척이나 빨랐다. 다른 공항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비행기표를 바꿔 들고 기다린다.
환승 게이트에서 기다린다.
6시50분. 보딩을 시작하였다. 게이트를 나가 버스타고 비행기를 찾아갔다.
항공기는 A320 기종이었다. 7시35분에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Doha에서 카스피해를 지 Baku로 날아갔다.
10시. 랜딩. 입국 수속.
아제르바이잔 입국 비자이다. 여행사에서 미리 준비한 것. 출국할 때도 필요하니 입국한 이후에도 잘 보관해 두어야 한다.
11시50분. 가이드 미팅. 코카서스 지역은 우리나라 보다 5시간 늦은 시간대를 사용한다.
공항을 나서면서 바로 일정을 시작한다.
바쿠 공항이 시내의 동쪽에 위치한다. 서쪽으로 가면서 배화교 유적인 아테시카 사원을 들렀다가 시내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고부스탄을 다녀왔다. 구시가지의 시르반샤 궁전과 메이든 타워를 보고, 타워 부근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Baku는 '바람의 도시'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Azerbaijan은 '불의 나라'라는 의미라고.
바쿠의 지도이다. 구글에서 늘 도움받는 인공위성 영상 이미지이다. 바쿠 공항에 도착하여 현지 가이드를 미팅하고 아테시카 사원을 방문하였다.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가 있는 공원에서 인증 사진 남기고 Aysberq 호텔에 딸린 식당에서 아주 따뜻하게 점심 식사를 했다. 카스피 해에 손가락 담가보기~ 고부스탄으로 알려가 암각화를 감상하고, 바쿠 시내로 다시 들어와 시르반샤 궁전을 방문하였다.
공항에서 아테시카 사원, 고부스탄까지의 일정 경로가 사라졌다. GPS 수신기의 용량이 너무 부족하다.ㅠ.ㅠ
고부스탄에서 바쿠로 돌아오는 경로부터 남아 있다.
헤이다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에서 일정을 시작하였다. 조로아스터교 사원 방문. 지도에 "Fire Temple"이라고 나온다.
공항에서 에어포트 로드를 따라 이동하다가 MADAN 지역으로 들어선다. 곳곳에서 시추 시설이 가동되고 있었다. 기억났다. 고등학교 다닐 때 그렇게 외웠던 바쿠 유전.
19세기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유전 개발 사업이라는 것이 처음 시작된 곳. 2차 세계 대전때 독일군이 이 지역의 석유를 차지하려 진군하다가 스탈린그라드에서 호되게 당했던 역사와도 연결되는 곳이다. 2차 세계대전의 변곡점 중의 하나로 꼽히는 스탈린그라드 전투. 지금은 볼고그라드로 도시 이름이 변경되었다. 아...여긴 바쿠!
12시. 조로아스터 교의 사원인 Ateshgah 신전이다. 공항과 가까워 10분 만에 도착하였다.
1883년에 사원 폐쇄.
1964년에 역사 유적으로 복원.
조로아스터교를 배화교라고도 하는데, 불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모든 더러운 것을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 불이기에 종교행사에 사용하는 것이다. 심지어 마음, 영혼까지도 불로 정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늘 불을 피워 놓는 것.
이곳에서 생활하던 수도사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인형들이 몇 가지 전시되어 있다. 일상 생활과 고행을 하는 모습들.
12시50분. 버스 창 밖으로 요상한 모양의 건물이 보였다.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와 비슷한 느낌의 필링~
DDP 설계자가 설계한 건물이라고 한다. Zaha Hadid.
Heydar Aliyev Center이다. 흘러내리는 듯한 부드러운 곡선을 뭘 표현하고 어쩌고 하면서 건축가들은 이야길 하지만, 실은 전임 대통령의 친필 사인을 형상화한 우상화 작품이라고 한다.
현 대통령의 아버지. 전임 대통령의 인기에 기대어 유훈통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곳곳에 전임 대통령의 사진들이 크게 걸려 있지만, 현임 대통령의 사진은 없다. 북한에서 배운 것일지도...아마도.....
정권의 세습이 이루어진 아제르바이잔은 독재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부정부패도. 그런데 국민들의 불만은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공산주의 통치 시절의 방식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기본적인 복지는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데 별 불편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대통령 일가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워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나도 저렇게 해보았으면!!!!!
이슬람 국가이지만 세속화되어 있어 종교적인 통제가 심한 이슬람 국가 사람들이 관광 목적으로 많이 입국한다고 한다.
1시25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젯밤부터 기다리던 점심 식당에 도착하였다.
카스피 해변에 위치한 Aysberq 호텔.
철갑상어 바베큐. 괜찮다, 먹을만하다. 다만 식당 내부가 너무 더웠다. 에어컨 가동을 하지 않고 창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식사후에 카스피 해변을 산책하였다. 카스피 해에서 작업하는 시추선들이 정기적인 오버홀을 항구에 들어와 한다고 한다. 햇볕? 매우 매우 뜨겁다.
2시20분. 고부스탄을 향해 출발하였다.
버스에서 와이파이가 된다. 비밀번호는 "0ihmfaej". 용량이 적으니 동영상 보는 것은 삼가해달라고 한다. 카똑~
고부스탄은 바쿠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서쪽으로 이동하면 된다.
2시50분. 고부스탄. 도로와 서민 거주지 사이에 담장이 설치되어 있다.
독재국가의 모습 중 하나라고 한다. 이곳을 찾는 많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어렵게 살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감추고자 한 것이라고.
햇볕이 무지 강하고 그늘이 없으니 보호 조치를 알아서 하라고 재차 강조한다. 썬블럭 바르는 것을 싫어 한다. 그래서 카스피 해변의 햇볕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였다. 잘 익었다.
멀리서 보면 수평 퇴적층의 암반이 부서져 내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Gobustan은 우회전~ 똑바로 안가면 화살 쏠거야~
Gobustan Rock Art Cultural Landscape. UNESCO World Heritage Site 판떼기.
고부스탄의 뜨거운 햇볕 아래로의 초대.
고부스탄 암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가장 뚜렷하게 보인다.
1939년에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1947년 이후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인류가 거주했던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더이상 암각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선사인들이 6,000여 점이나 남겨 놓았으니까 충분하다. 이제 더이상 그리지 않아도 된다. 여러분도 혹시 이곳에 가시면 벽화 작업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 제발~
풀숲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재차 강조한다. 자연산 뱀 조심~
뜨거운 햇볕에 암석은 의연히 버티나 사람들은 녹아내린다.
정체 불명의 구멍들. 물을 저장하니 뭐니 하면서 이야긴 하지만 좀 그렇다.
야생 밀이라고 한다. 그렇다. 이쪽 동네가 밀의 원산지라고 했다.
뜨겁고 건조한 땅덩어리. 멀리 보이는 카스피 해.
3시32분. 선사인들의 작품들을 뒤로 하고 고부스탄을 뜬다.
4시22분. 바쿠 시내로 들어왔다. 시르반샤 궁전 부근에서 하차한다. 이후 걸어서 답사를 진행하였다.
시르반샤 궁전을 자세히 살피고 성의 외곽을 따라 한 바퀴 걸었다. 그리고 메이든 타워에 올랐다.
Ichery Sheher. 지하철역 옆에서 하차하여 성곽도시로 향한다.
구소련 시절 활동했던 아제르바이잔의 유명한 시인의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다. Aliagha Vahid.
Shirvanshahs 궁전.
왕의 생활 공간.
사신 접견도.
궁전 내부에도 전임 대통령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 속의 왕과 동급이다.
쉐키칸 사라이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라고 한다. 쉐키칸 사라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니 여기서 찍어두라는 조언.
시르반샤 궁전이 있는 바쿠 성곽도시의 모형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박. 12세기에 세워진 성곽이 거의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 그래서 2000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목욕탕.
이슬람 사원. 모스크.
성곽이다. 포대도 있다.
2017년, 바쿠에서 제4회 이슬람 연대 게임(Islamic Solidarity Games)이 개최되었다. 그것을 기념하여 만들어 놓은 조형물로 보인다.
성곽길 따라 걷기.
바닥이 돌멩이로 포장되어 있다.
Gosha Gala Gapisi에 대해 깔끔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코카서스의 명 가이드 블라디미르 박.
고샤 갈라 탑을 보고 뒤돌아 걸어 내려오면 메이든 타워가 보인다.
이런 탑에는 거의 권력자와 예쁜 처녀가 얽힌 슬픈 전설이 만들어져 있다.
탑을 오르기 위해 필요한 입장권. 12 마나트. 1마나트가 1400원 정도이니, 입장료 12마나트는 너무 심하다. 대체로 외국 관광지의 입장료는 이러하던데, 우리나라의 입장료가 너무 헐값이라는 생각도 든다. 외국 관광객이 꼭 들르는 관광지는 우리나라도 입장료를 5만원 이상씩 때려버렸으면 한다.
탑을 오르는 통로는 외줄기다. 좁다. 내려오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
탑을 오르면, 중력가속도를 몸으로 체험하려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차단벽이 설치되어 있다. 햇볕도 강하여 셀피 찍기도 힘들다. 카스피해 쪽으로 배경으로..
무선 송신기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이어폰을 계속 끼고 다녀야 한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기 위해 한쪽만 이어폰을 꼈다.
멀리 바쿠의 유명 랜드마크인 Flame Tower가 보인다. 같은 모양의 건물 세 동이 마주 보도록 배치되어 있다.
Qiz Qalasi(메이든 타워)에서 내려와 자유시간이라는 것을 받았다. 조그만 액세서리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있어 1시간이나 쇼핑 타임이다.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터키쉬 네이처럴 아이스크림" 장수가 장사하면서 장난하는 것을 구경한다. 점도가 굉장히 높은 아이스크림을 넣을까 말까 손님에게 줄까 말까한다. 손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재밌어 한다.
6시15분. 모두 모였다. 식당으로 간다. 메이든 타워가 보이는 골목에 위치한 식당이다. Art Garden이었던 것 같다.
식사를 하면서 쑈를 관람한다. 불쑈~
딴쓰 쑈~
연주 쑈~
잘 먹고 숙소에 체크인. 바쿠 힐튼 호텔. 창밖 야경. 조용하다.
신기한 엘리베이터 시스템. 엘리베이터가 여럿. 가고자 하는 층을 미리 누른다. 그러면 여러 엘리베이터 중에서 어떤 것을 타라고 지정해준다.
카똑, 얼굴책 좀 하다가 쓰러진다.
아주 길고 피곤한 하루였다. 무려 9시반 밖에 안되었는데 잠에 빠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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