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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굴봉산 정상부에 돌리네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는 이야길 듣고 궁금했었다. 산지 정상부에 돌리네가 형성되어 있을 수는 있지만 '습지'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게다가 문경의 카르스트 지형은 처음 듣기도 해서 더욱 신기했다. 

그래서 문경을 대상으로 여행 준비를 했다. 여행 안내 자료를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하고 카카오, 다음, 구글 지도를 열어 훑어나갔다. 그러다가 '대한민국구석구석' 밴드에서 "만천하 스카이워크"를 소개하는 자료를 보게 되었다. 돌리네 습지에서 스카이워크로 촛점이 이동되는 순간이었다.

문경과 단양을 엮어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가 소백산맥을 넘기 보다는 그냥 남한강 유역권으로 가보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부랴부랴 제천시 홈페이지에서 여행자료를 신청하고 기다렸는데..... 여행을 마치고 귀가하고 나서야 자료를 받았다.ㅎㅎ

 

여러 자료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 단양군 지도에 대표적인 식당들의 위치를 표시해두었다. 큼지막한 지도에 표시되어 있어 찾아다니기가 편해 아주 좋았던 자료.

그리고 이런 쪽지가 동봉되어 있었다.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신청하면 지도 등의 자료만 발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작은 성의가 꼭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박3일 정도의 여행이 한계라 생각했다. 더 넘어가면 피로도가 너무 심하기에 피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부지런히 다니는 여행은 이제 피하고 한 지역에 머무는 여행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단양의 숙소를 3박 예약하고, 제천의 숙소는 2박 예약을 하고 출발했다.


 

2023년 4월 12일 수요일.

서울을 출발하여 고속도로 세 개를 환승하면서 단양으로 달렸다. 경기광주 휴게소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만족도 최고였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대충 식사가 아니라 근사한 맛집의 식사와 같았다. 게다가 그릇도 크고 양이 많은 것이....^^;

 

중앙 고속도로에서는 여러 구간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 조심 조심 달렸다.

북단양IC에서 진출하여 매포읍을 지나 도담삼봉에 도착하였다. 도담삼봉 부근에 있다는 석문을 먼저 찾아가 보았다. 그리고 한국지리 교과서와 여러 문제집에서 아주 많이 자주 소개되었던 여천리의 석회암 굴착지를 찾았다. 챙겨간 드론으로 주욱 훑어낼 '계획'을 세웠었다. 드론 비행가능지역이며, 별도의 허가 절차가 필요없는 지역이라는 것도 확인해두었다. 그리고도 시간이 남아 오래오래오래오랜만에 고수동굴을 방문하며 시간을 때웠다.

 

하괴리의 매포천이 남한강의 지류인 단양강과 합류하는 부근은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이었다. 생태공원은 그냥 지나쳐 도담삼봉 선착장의 주차장에 주차하고는 피곤한 나를 잠시나마 쉬게 하였다.

'석문'은 주차장에서 강을 따라 상류 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계단을 쭈욱 올라가서...

반대편 절벽 위에 작은 정자가 보여 찾아가 보았다. 댐이 건설되면서 삶터를 떠나야 했던 하괴리 주민들의 아쉬움이 남긴 공간이었다. 보통은 망향정이라 이름붙이는데, 이곳은 이향정이었다. 다시 되돌아보고 싶은 곳이 망향정이라면, 그러한 아쉬움도 없이 그냥 떠나버린 것은 이향정이랄까???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팔각정에 도착한다.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면 석문에 이를 수 있다.

 

고도는 야트막하지만 경사는 급한 편이다. 동행자의 궁시렁거림을 좀 참아주어야 한다.

 

팔각정에 올라 도담삼봉을 조망한다. 도담삼봉 옆으로 '최신식' 유람선이 지나고 있고, 건너편의 이향정이 보인다. 단양강을 따라 삼봉로가 이어진다.

 

아치를 이룬 지형이다. 구멍이 뻥뚫려 있어 석문이라 부른다. 강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것이 보이는데, 위험하여 위쪽으로는 올라가볼 수 없다.

 

안전하게 셀피는 찍을 수 있다. 셀피라 좌우가 반대로 찍혀 그것을 반전시켜버렸다. 그래서 날짜가 뒤집혔다.

 

석문은 석회암 분포 지역에 흔하게 형성되는 석회동굴이 무너지고 천정의 일부가 남아 형성된 것으로 추정고 있다.

 

도담삼봉은 남한강 상류 단양강의 물길 속에 남아 있는 풍화 잔류 지형이다. 석회암과 돌로마이트로 구성된 카르스트 지형이다.

 

봉우리의 아랫 부분이 허옇게 드러나 가뭄으로 인한 수위의 저하가 많이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된다. 가뭄이다.

 

새로 개설된 삼봉로는 삼봉2터널을 지난다. 과거의 작은 길이 지나던 도담삼봉 터널은 마차 관광객들이나 지나는 곳으로 변모했다. 

 

가보자. 지나는 차량은 없으니 그냥 중앙선을 따라 걸어도 된다.

 

마차를 타고 지나면서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겠다.

 

아니면 그냥 셀피 정도만 만들고 지나간다.

 

江물따라 흐르는 향수.

 

이향정에 바로 도착한다.

 

이향문이 남아 있다. 단양군 매포읍 하괴리 300여 세대가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고향의 보금자리를 등져야 했다.

 

이향정에서 바라보는 도담삼봉은 색다른 맛이 있다. 도담삼봉 옆을 지나는 쾌속선이 시원해보인다.

 


성신양회 공장이 있는 곳을 지나 여천리로 이동하였다.

인터넷 지도에서 검색한 길을 통해 석회암 굴착 구덩이로 접근하려 계획했었는데, 승용차는 좀 곤란하였다. 그래서 마을의 길가에 차를 멈추고 일단 드론을 날려보았다.

교과서와 문제집에서 숱하게 보았던 지형도와는 다른 맛이 있을 것 같기에 찾아온 곳이다. 드론으로 작업할 때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는 잘 구별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은 황사가 최악의 수준이었기에 하늘도 흐렸고, 바람도 좀 세게 불어 드론 초보의 심장은 쪼그라 들기만 하던 순간이었다. 더 가까이 혹은 더 멀리서 촬영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보인다. 아무래도 다시 가야겠다. 그때를 위해 옆지기에게 태블릿을 선물했다. 보다 큰 화면으로 살피면서 드론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이 커다란 구덩이는 오래되어 버려진 줄 알고 있었는데, 여전히 중장비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시멘트 공장의 석회석 굴착장이 아닌 곳에서는 여전히 주민들의 삶의 흔적이 이어지고 있다. 저 구덩이 하나 하나가 돌리네이겠지. 배수가 너무 잘되어 논으로는 이용하지 못하고 밭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다고 수업했었다. 토양의 색은 붉은 색 쪽으로 보인다. 테라로사가 적색토란 뜻이라 하던데... 일반인들은 유명한 커피 가게로 알고 있으리라.

 


수고했으니까 이제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쉬어야 하는데, 아직 날이 훤하다.

할 수 없이 부근의 여행지를 찾다가 고수동굴을 방문하였다. 여길 서너번은 온 것 같은데... 

오후 5시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서둘러 주차하고 매표소로 달려갔더니 TV 프로그램 촬영 중이라고 30분 정도를 기다리란다. 얼래? 그러면 입장 가능 시간이 넘어가는데???

고수동굴은 연중무휴로 개장하는 곳이다. 심지어 설날연휴에도 개장한다. 그런데... 촬영 중이면 못들어간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라 들었다. "촬영"을 이유로 문을 막으면 망설이지말고 돌아서야 하는 세상이라 돌아섰다. 나오려는데 부르더라. 입구 말고 출구 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하여 입장권을 구매했다. 일종의 뒷문? 백도어?

<2023년 6월 9일에 본방송으로 나오더라. 멕시코 총각이 고향 노친네들과 함께 하는 내용>>

 

박쥐가 날아다니는 입장권이다. 11,000원인데, 인터넷으로 고수동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9,900원이네...

그런데 '티켓 유효기간: 4월1일~6월30일'? 이거 두달 동안 유효한 표라는???

 

4억5천만 년 전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석회암 퇴적층 속에서 동굴은 약 200만 년 전에 만들어졌고 한다. 1976년 9월 24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되었다. 1,700m 구간이 공개되어 있고, 관람 시간은 4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4시 40분에 입장하여 5시 20분에 나왔다. 진짜로 40분 정도 걸렸다.^^

(사족. 단양관광공사의 안내 팜플렛에는 1,700m라고 나와 있는데, 단양군의 다른 자료에는 총연장 1,395m 중에 940m 구간만 공개되어 있다고 나온다.)

 

자... 탐험을 떠나보자.

 

동굴 내부의 주요 뽀인트 마다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석회동굴의 형성에서 "물"이 꼭 필요하다는!!!

 

물이 있으니 석회동굴 형성 작용이 이어진다.

 

물이 없는 곳은 죽어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인위적으로 종유석이 훼손된 흔적도 보인다. 종유석은 머할라고 떼갔는지??

 

석회석은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 물, 탄산수에 녹아 분해된다. 암석이 녹아서 사라지기에 "溶蝕作用"이라 한다. 녹았던 물질들이 환원작용을 받아 여러가지 모양의 지형을 아주 천천히 만들어간다. 그것이 석회동굴 내부의 카르스트 지형이다. 동굴 지붕에 매달린 종유석, 바닥에서 솟아오른 것처럼 보이는 석순, 그 둘어 이어진 기둥 모양의 석주 등 다양한 지형이 눈길을 끌어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된다. 암석 자체는 시멘트를 만드는 지하 자원이 되고, 그 암석 내부의 동굴은 관광 자원이 되는 것이다.

 

동굴 천정의 종유석과 바닥의 석순이 이어져 석주가 되려다가 만 흔적을 고수동굴에서 볼 수 있다. 이곳은 물이 메말랐기에 더이상 진도는 나가지 않고 멈추어 있다.

 

동굴 내부에서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지형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머리조심"하라는 표지가 곳곳에 있다. 조심하면 되기는 하지만 울진의 성류굴에서처럼 안전모를 착용하고 관람하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 속에서 동굴 속에 들어왔을 때와 그냥 들어왔을 때 보이는 것이 다르다. "답사" 왔었을 때는 이놈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ㅎㅎ

 

언젠지도 기억안나는 그 옛날 처음 왔었을 때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었는데.... 2023년 4월 12일에는 좀 많이 쓸쓸했다. 동굴 속에서 다른 관람객을 두 팀 정도 마주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들어갔던 백도어로 다시 나왔다. 무사 관람을 축하하는 꽃길~~

 

3박을 했던 숙소.

 

예약했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단양읍내를 걸어서 돌아보았다. 버스터미널 앞쪽에 "쏘가리 특화거리"라는 커다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숙소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고수대교.

 

일찍 도착하면 이곳에서 유람선을 즐기려 했었는데, 단양나루 선착장은 영업을 하지 않더라. 멀리 멋진 고수대교가 보인다. 야간에는 조명을 근사하게 넣어준다.

 

단양 관광안내소 앞에서 단양군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된다. A 코스, B 코스, A+B 코스의 세 구간으로 운영된다는 자료가 있는데, 안보였다. 2022년에는 5월 7일 시작되어 예산 소진시까지 운행했단다. 올해는????

 

단양읍내의 명물인 구경시장을 구경했다. 

 

구경하는 구경시장 내부.

 

단양구경시장 안내도 참고.... 진입로 대문의 이름들이 재미있다. 도담문, 삼봉문, 잔도문, 고수문, 석문...

 

식당을 찾아 저녁으로 한상 가볍게.... 비웠다.

 

의문. 단양한우가 마장동과 직거래 한다는 것은 단양한우를 마장동으로 직접 판매한다는 것일까, 아니면 직접 구입해온다는 것일까. 

구입해온다면 그거슨... 마장한우라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는 척하다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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