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이 불암산이다. 노원구청 홈페이지에 탑재되어 있는 불암산 등산안내도를 찾아보았다. 수많은 아파트 단지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산인지라 수많은 사람들이 항상 찾고 있어 수많은 등산길 탐방로가 개척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佛巖山이다. 화강암 돌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는 巖山에 많은 부처가 모셔져 있어 불암산이다. 멀리서 보면 부처의 모습을 닮은 바위산이라 불암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마음 속에 부처님이 그득하신 분인가 보다.
정상의 해발고도가 508m이다. 작은 산체에 이정도 높이를 갖고 있어 의외로 경사는 가파르다. 그 골짜기 마다 사찰이 들어서 있다. 운동삼아 불암산을 찾을 때면 중계동에서 출발하여 학도암 쪽 코스 혹은 천병약수터 코스를 통해 올라 '헬기장'까지 다녀오는 것이 보통이었다. 불암산의 '정상'은 늘 헬기장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곳이었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불암산 등산 안내 지도를 살펴보면서 이젠 불암산의 정상을 오르고 싶어졌다. 저질 체력이라 헬기장까지만 가도 퍼지고 늘어져 정상까지 욕심을 내질 못했는데, 몇번 오르며 예열을 시키다보니 가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왕 가는 김에 사찰 몇 곳을 경유하면서 오르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학도암 코스로 능선까지 올라 이동하다가 남양주 쪽 사면에 위치한 천보사, 불암사를 거쳐 정상을 오르는 코스를 잡았다. 며칠 전에 드론을 운용하면서 발견한 석천암도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올랐다. 물론 생각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불암사까지 잘 찾아갔다가 스마트폰으로 참고한 네이버지도의 등산로를 잘못 인식하여 좀 힘들게 올랐다. 길이 표시가 되어 있으나 길이 아닌 곳을 한참 헤멨다. 나중에 보니 폐쇄된 코스였다고...ㅎ
12:20 집을 출발하여 불암산을 향하였다. 등산로 초입에서 보이는 불암산의 화강암 덩어리. '영신바위'이다. 등산로 옆으로 보이는 작은 암자가 보인다.
12시 28분. '통교사'이다.
학도암 가는 길...
12시 49분. 학도암에 도착했다. 참 예쁜 절집이다.
대웅전 뒷편 바위의 마애불이 유명하다. 명성황후의 불심으로 만들었다나...
암반 아래 위치한 약사전.
능선 위로 올라 부지런히 길을 재촉한다. 화강암이 풍화되어 굵은 모래가 굴러다니는 마사토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하여야 하는 구간이다.
국가지정번호 다 사 6411 6171. '천보사' 로 가는 갈림길이 오른쪽 아래로 이어진다.
12시 32분. 깎아지른 듯한 암벽 아래에 위치한 천보사에 도착하였다.
인공 암굴도 조성해 놓았다.^^
남양주 신도시가 한눈에 든다. 전망 좋은 곳이다.
지장전 아랫쪽으로 천보사와 이어지는 길이 위치한다.
입구에 천보사 방어를 위한 초소가 만들어져 있다?! 초소 뒷편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탄다.
불암산 정상이 보인다. 금방 갈 것 같다.^^
13시 53분. 불암사가 보인다.
어.... 불암사 방어 진지의 흔적도 남아 있다. 머지... 여기...... 도대체......
불암산 불암사.
인사드리고...
개나리가 너무도 화사하다.
해우소 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예쁜 절집 불암사를 뒤돌아보고 정상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멋진 화강암, 아름다운 타포니, 그리고 돌을 채우는 정성.
뭐지.... 길을 잃었다. 네이버지도에서 '석천암'을 찾아가는 길을 따르고 있었는데... 네이버지도 앱에는 길이 있으나 불암산에는 길이 사라졌다. 암괴 부근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는 젊은이들을 만나 길을 물어보니... 석천암을 모른단다. 어뜨카냐?
정상이 저 위에 있으니 그냥 올라가면 되겠지 하고 올라간다. 추천하지 않는 코스다.ㅠ.
인간의 흔적은 보인다. 모노레일을 찾았고, '암장'도 만났다. 살았다!!!
음... 어... 내가 지나 온 '길이 아닌 길'은 폐쇄된 곳이라네.ㅎㅎㅎ
제대로 된 안내 표지를 찾았다. 200m의 자연석 돌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아름다운 계단이다.^^
한국전쟁 초기에 불암산 일대에서 유격전을 전개했었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14시 57분. 석천암에 도착하였다.
불암산 정상의 '박리 돔' 지형을 파내고 불상을 조각하였다. 두 마리 개가 반겨주는 사찰이다. 한 마리는 활발하고, 한 마리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석천암을 지나 정상쪽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박리'되는 암반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불암산 호랑이 유객대의 활동 현장인 '제3땅굴'. 길이가 14.5m에 이르러 2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내부에서 "급수"도 가능하여 활동 거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제3땅굴을 지나 정상으로 이르는 주 등산로로 이어지는 데크 계단이 조성되어 있다. 남양주 쪽으로의 전망이 좋다. 날씨도 좋았다.
여기서 무릎이 떨리면 지는 것이다. 의연하게 호연지기를 품고 간다. 미끄러지지 않게....
아래로 불암사가 보인다. 불암사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 반이 걸렸다.ㅎㅎㅎ
15시 19분. 드디어 불암산 정상을 오르는 데크 계단을 만났다. 계단이다. 계단...
그동안 내게 불암산으로 인식되었던 '헬기장' 혹은 '불암산성'이 조 아래로 보인다. "불암산 제2봉"이란다. 해발고도 420m.
불암산 정상과 90m쯤 차이가 나는 불암산성을 내려다 보다가 한 컷 남겼다. (실은 걸음이 안 옮겨져서 퍼질러져 있는 중이었지만...)
수락산이 가까이 보인다.
유명한 '불암산 표지석'과 셀피를 만들었다. "508m" 글자가 어디로? 정상에는 태극기가 모셔져 있고 용감한 젊은이가 그 옆에 서 있다. 저길 가느냐 마느냐 하는 고민을 한참 했다.
가자! 사진 속의 아저씨처럼 밧줄을 꼭잡고 올라가면 된다. 쉽다........쉬워...
이 위에 삼각점이 박혀 있다.
15시 54분. 정상의 정상에 올랐다. 엉덩이를 들 수 없다. 기어 다니다가 태극기님과 함께 사진.....!
16시 10분. 하산한다. 주욱 내려가다가 '깔딱고개'를 지나 불암산성 쪽으로 다시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정상에서 이어지는 불암산성의 북사면 쪽은 남사면 쪽보다 경사가 훨씬 심하다. 줄여서 '힘들다'.
16시 36분. 헬기가 내릴 수 있어서 '헬기장'이다. 지난 주에 장병들이 올라와 페인트를 새로 칠해 깨끗하다.
17시 15분. 다시 만난 학도암. 지나갑니다~~
등산지도에 '여근석'이라 표시되어 있는 바위를 지나면 최근 불암산 둘레길을 따라 설치된 철조망이 보인다. 멧돼지가 종종 출몰하여 이런 설비를 한 것 같은데... 이러한 시설의 부작용도 감안하였기를 바랄 뿐이다.
17시 38분. 등산로 초입의 화사한 개나리. 피곤해 내 눈이 풀리니 스맛트폰 카메라의 촛점도 묘하게 된 것 같다.
그렇게 불암산 정상까지 다녀왔다. 등산용 체질을 갖고 있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이동 거리는 10.2km, 이동 시간은 무려 5시간 반이나 걸렸다. 다음에는 '깔딱고개'에서 하산하면서 '정암사'도 방문해볼까 생각 중이다. 한나절에 여섯 곳의 사찰 탐방이라...... 해보니 이것도 될 것 같은데.....ㅎㅎ
구글 포토앱을 통해 백업을 시켰더니 사진들 중에 골라 자동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진다. 신기하다. 불암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헬기장, 불암산성 방면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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