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풍성사구"로 유명하도 한다.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작은 섬에 커다란 사구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몇몇 지인들이 구경을 가기로 했다.

궁금하여 이것 저것 검색을 하다가 우이도의 풍성사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고 하더라.

그 영화이다. "가을로"

영화가 궁금하여 찾다가 블루레이로는 출시가 안되고 DVD로만 제작, 판매되었다는 정보까지 입수했다.

이 영화의 DVD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지 오래된 영화인데 아직도 판매가 되고 있었다.

'감독판'과 '일반판'의 두가지 판본이 존재한다.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는 않지만 '상태최상' 임을 주장하는 감독판 중고제품을 주문하여보았다.

DVD 가격 3,000원, 배송비 2,500원 들었다. 주말에 주문했는데 화요일에 도착하였다. 

매장에서 중고제품을 판매하면서 비닐 포장을 새로 한 것인지,

아니면 아예 비닐 포장이 제거되지 않은 것인지 새 것 같았다.

'감독판'은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다이어리 스타일로 제작되었다. 고무줄 띠지까지 있다.

"감독.배우 싸인판 랜덤증정!"이란 스티커도 붙어 있었다.(물론 원래 이런 식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싸인판? 기대를 갖고 개봉해보았다. 역시 '랜덤' 중 좋은 것은 다른 이들에게 내가 다 나눔했다. 내꺼 아니다~

감독판은 Movie, Special Features 용으로 각각 제작된 2장의 DVD로 구성되었다.

영화를 소개하는 얇은 리플릿 한 권도 있으며,

심지어......

'단풍잎'도 한 장 들어 있다.ㅎㅎㅎㅎ

이게 뭐야...^^

 

그리고 함께 포함된 '현주와 민우의 신혼여행'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리플핏.

영화 소품인 다이어리와 내용이 같다.

결혼 직전 상황이었던 둘의 그날은 백화점에 신혼가구를 보려가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그런데 현우는 상사에게 까이며 초과 근무를 해야 하게 되어

함께 있고 싶어했고 기다리고 싶어했던 민주를 혼자 먼저 백화점에 가 있도록 한다.

그 백화점이 '삼풍'이었다.

 

그렇게 둘은 강제로 헤어졌다.

나중에 현우에게 전달된 다이어리에 기록된 여행 일정을 보고 따라 나서게 된다.

첫번째 여행지가 신안의 우이도였다. 

1994년 10월 10일에는 목포에서 우이도까지 6,800원이었나보다.

영화가 시작되는 뽀인트, 우이도의 '풍성사구' 꼭데기.

세 사람이 이곳을 여행하는 모습이 나온다. 왜 셋?

(그것은 영화 속에 확인 가능하다.^^)

 

우이도의 풍성사구가 얼마나 근사하게 영화에서 묘사되었는가가 궁금하여 구입한 DVD였다.

DVD의 화질 한계도 있겠지만, 실망했다. 

전반적으로 그렇더라. 

우리나라의 멋진 경치를 가진 곳들을 촬영 대상지로 잡아 만든 영화라고....

하지만, 화면 속에 보이는 그곳들의 모습은 그렇게 멋져 보이지가 않았다.

영화에 나온 우이도의 모습을 보고나서 '영화의 촬영지'라고 하는 스토리가 아니라면

굳이 찾아가볼 의지가 생기기 어렵지 않았나...

극장의 커다란 화면으로 보았다면 느낌이 크게 달랐을 것 같기는 하다.

다른 여행지도 비슷하였다.

 

또 하나 영화 '가을로'를 보고 나서 느낀 아쉬운 점은 대사이다.

그냥 일상의 대화 말고,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부분,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 같은 개념을 설명해주는 대화가 몇 번 등장하는데..... 

마치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느낌이 그랬다.

 

아픈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여행을 각자하면서 그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멜로 드라마, 로드 무비 '가을로'.

로드 무비를 만들면서 멋진 경치를 가진 "지역"들을 방문하는 영화인데,

해당 '지역'의 특성이 사진 한 컷의 순간만은 아닐진데...

 

갑자기 바뀐 화면 속에 커다란 정자가 나타난다.

2층에 한 남자가 서 있고, 아랫쪽에 한 여자가 도착하여 둘러보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다음 화면으로 간다.

그곳이 어떤 '지역 특성'을 가진 곳인지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 몇 초 주욱 돌리며 보여주면서 지나갔으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경치를 영화로 묘사하지 않고 사진으로만 묘사하려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같으면 드론으로 한바퀴 간단하게 돌리면 되는데....)

 

영화의 진행이 너무 잔잔한 것도... 좀....ㅎㅎ

여러가지 의미에서의 아픔을 여행을 통해 치유해가는 영화이기는 한데 ......

 

"지리"로 밥 벌어먹다가 퇴직해서 그런지 

'지역', '그 곳', '동네', '골목' 등등의 수식어와 관계된 뭔가가 나오면 관심이 더 간다.

영화 "가을로"는 우이도를 여행하기로 계획한 이후에 접하여 목적을 갖고 시청했기에

본래의 영화 감상 방식과 달라 다른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로드 무비로서의 '가을로'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앞으로 등장할 멋진 '국산' 로드 무비를 기대하고 있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