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로 접어들 때까지만 해도 지루하던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기다리던 1박2일짜리 답사가 예정되었던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도 남부 지역은 서울에 가까운 듯, 서울에서 먼 듯 애매한 지역이라 그런지 본격적인 답사를 해본 적이 없다. 첫 나들이 길이다. 답사 일정이 공개되지 마자 인솔을 맡아주기로 한 조헌 교수님이 답사 주제를 정리하여 공개했다.
1. 자연지리적 관점
가. 수도권 남부의 곡창지대, 안성평야
(1) 암석분포와 거시적인 지형 기복
- 편마암 산지를 배후로 한 화강암의 벌판, 안성분지
- 북동-남서 구조선을 따라 선상 배열을 보이는 남동부 산록대
⇒ 안성 비봉정 조망
(2) 서풍 계열 바람길에 해당되는 안성분지
- 아산만에 열려있는 넓은 동서 골짜기와 이천분지로 이어지는 낮은 분수계
- 다설 및 바람길로 인해 비교적 습도의 안정성을 보이는 곳
⇒ 평지임에도 목초지 재배에 다소 유리(구 한독목장 방문)
나. 대상구조(zonal pattern)를 보이는 자연의 변화 패턴
(1) 차령산지-북부 산록대-구릉대-저습지-해안에 이르는 지형의 대상구조
- 안성-평택 지역은 지형의 대상구조를 관찰하기에 매우 좋은 사례임
- 해안에 인근한 침식평야를 구성하는 지형요소들이 일련의 패턴을 보이고 있어 대지와 인간의 진화과정을 파악하기에 유리함(Cf. 호남평야)
⇒ 안성 비봉정, 평택 역사유적공원 및 평택역, 공세리 성당과 평택항
(2) 감조권대 퇴적평야의 발달
-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특징을 반영하는 하천 및 해안환경
- 하천 하류구간: 감조권을 따라 충적층과 갯벌층이 혼합된 저습지의 발달
⇒ 안성천 중·하류 일대(후평리 안성천+한천 합류점)
2. 인문지리적 관점
가. 지형환경에 맞물리는 인문의 대상구조
(1) 전통 구읍으로 성장해온 산록 및 구릉대의 안성
- 안성맞춤으로 유명한 유기 생산지
- 주요 구읍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려는 전통 도시
⇒ 안성향교, 비봉정 조망, 안성맞춤박물관, 안성 구시가지
(2) 근현대의 역동적인 공간, 저습지와 해안지대의 평택
- 일제시대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근대도시
- 수도권 남부의 핫스팟, 평택: 고덕신도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산업단지 입지, 팽성 미군기지, 평택항, 아산만권 종합개발계획 등 대도시권과 인천항을 보완하는 새로운 공간으로서 발전 가능성 농후
⇒ 소사벌지구(계획 신도시; 배다리저수지)
나. 네트워크 체계의 변화에 따른 지역구조의 변화
(1) 안성시대
- 과거 한양 이남의 간선과 지선이 만나는 교차로, 안성
- 남북축: 한양과 영남로, 호남로를 잇는 간선도로의 길목
- 동서축: 아산만과 중부 내륙지방(이천-여주-원주 일대)으로 이어지는 지선도로의 길목
⇒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죽주산성
⇒ 구한말 천주교 전파의 교두보, 아산만 일대(공세리 성당), 미리내 성당
(2) 평택시대
- 근대 철도교통의 발달로 시작된 평택역 일대 신흥취락
⇒ 평택역(Ak 플라자 조망), 평택 신시가지(역사유적공원 조망)
- 현대 광역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그물망 고속도로 및 국도의 발달
- 수도권의 분산을 직접적으로 수용하는 공간으로서, 저습지와 해안을 따라 다양한 수용기능 입지(산업단지, 항만, 미군기지 등)
⇒ 평택항
작성 - 한국교원대학교 지리교육과 조 헌 박사
1224번 버스 - 지하철 7호선 - 분당선 - 3호선으로 갈아타면서 대청역에 도착하였다. 중동고 교문 앞에 주차하고 기다리던 1호 차량에 탑승. 알던 사람 모르던 사람들이 모여 출발한다. 생각보다 탑승자가 적다. 신청자가 꽤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나중에 알게 되었다. 신청자가 많았지만, 취소자도 많았다고...)
답사 주관 업체 마크. 지오트립.
죽주산성 아래 자리잡은 성은사 앞 주차장까지 달렸다. 답사 차량이 세 대가 움직였지만 사람 수는 참 적었다. 아기자기한 답사가 되었다. 죽주산성에서 주변 지형과 지세를 살피고 강의를 들었다.
안성천 주변의 추억의 거리 - 비봉정 - 미리내 성지 - 안성맞춤박물관의 일정을 소화하고 공도읍에 위치한 성지모텔에서 하룻밤을 신세졌다.
다음 날 오전에 (구)한독목장, (현)NH팜랜드 - 평택역사공원 - 대동법시행기념탑 - 배다리도서관 조망 - 평택역 - 공세리 성당 - 평택항 마린센터까지 답사를 진행하고 해산하였다. 해산할 때 진행자 및 인솔자 제외 순수 답사 참가자는 네 명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천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화장실에 재밌는 문구가 있다.^^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일죽 요금소에서 빠져 나왔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했다. 안내지도에 표시된 "현위치"가 현 위치이다.
죽주산성은 고려시대 영남길의 중요 뽀인트였다는 설명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주변을 돌아보면서 일행을 기다린다.
아담한 사찰 성은사로 올라가는 꽃길.
봄이다. 도처에 핀 꽃.
꽃구경을 하다보면 시간은 그냥 흐른다~
답사 차량이 모두 도착했다. 전체 인원이 아담하다.ㅠ.
주차장에서 죽주산성으로 오른다. 금방 올라간다. 작은 산의 산성.
산성 내부의 지세와 시설 배치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답사대원들.
작은 분지를 둘러싼 작은 산성이다. 작년에 공사를 했다고 한다. 그냥 깨끗하게 정리해 놓았다.
벚꽃이 활짝 피었다.
꽃잎이 날려 꽃길을 만들고 있다.
몽골 침략을 막아낸 영웅 송문주 장군을 기리는 영각이 저 위에 있다.
급경사 사면 위에 산성이 축조되었다. 곳곳에 보수 공사가 이루어진 흔적이 보인다. 산성을 따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죽주산성에서의 조망. 멀리 안성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진천으로 이어지는 중부고속도로가 멀리 보인다. 교통의 요지임을 알 수 있다.
죽산분지의 여러 곳에 비닐하우스가 조성되어 있다. 한 때는 비닐하우스만 보이면 근교 농촌이요 원예농업을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못하겠다. 전국에 비닐하우스가 깔리고, 온갖 다양한 작물 등이 키워지는 곳이니...
서해안에서 안성천 유역을 따라 이어지는 바람길의 영향이라고 한다. 안정적인 수분 공급이 가능하여 초지대 조성이 가능했었다고. 그래서 인근에 목장이 많은 것이라고.
죽주산성 내부의 작은 분지는 마치 돌리네 지형을 보는 듯 하다.
두번째 답사지인 안성 시내로 이동한다.
안성천 변의 주차장에 주차하고 추억의 거리를 거쳐 낙원역사공원 인근까지 답사하였다. 안성의 유명 메뉴인 것 같다. 장터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비봉정에 올라 안성평야 일대를 조망하였다. 그리고 미리내 성지로 이동했다.
전통 도시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안성시. 조선시대의 시장 분포도를 보면 안성의 중심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2일과 7일에 안성에 5일장이 섰다.
교통의 요지로서 성장하였지만 강점기 이후 주요 교통로가 안성에서 멀어지면서 개발의 중심축에서 소외되기 시작한다.
과거의 모습을 되살려 장소 마케팅의 소재로 삼으려는 노력이 아닌가 한다. "추억의 거리"라고 이름 붙였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 것인가 사람의 그림자가 잘 안보인다.
우전대장간.
대장간으로서의 기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작업실.
대장간에서 직접 만들어 판대하는 농기구들. 어렸을 때 보던 것들.^^
신창정미소.
연탄 가게.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 보인다.
안성낙원역사공원 안내판.
안성의 성쇠 및 도시구조 변화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함께 갖고 있는 답사대원들.
깔끔하게 보이는 안성1동 주민센터.
1928년에 만들어진 안성군청 건물이었다고 한다.
세월의 흔적이 듬뿍 묻어 있는 중앙정미소.
점심 시간이 늘 그렇듯이 많이 늦어졌다. 식당 예약 시간을 뒤로 늦추는 전화를 여러번 했다.^^
안성의 시장 기능이 흥했던 시절부터 유명했던 음식이라고 한다. 맛있다.
점심 식사후의 답사 일정을 시작했다. 먼저 안성향교를 찾았다.
안성향교를 지나 약수사 앞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탐방로를 오른다. 가벼운 산책길.
비봉정이다.
비봉정에서 안성평야 일대를 조망하면서...
안성천 유역 분지의 지형 발달 특색에 대해 심도깊은 공부를 하였다. 아산만으로부터 이어지는 바람길, 그리고 그로 인한 지형 발달 및 식생 경관, 인간 생활 환경 등의 연관성을 파악해 보았다.
비봉정에서 주변의 관찰하는 답사대원들.
서쪽으로 멀리 진득한 미세먼지 속으로 공도읍이 보인다. 흐릿한 고층 아파트들.
인솔자인 조헌 박사가 준비한 안성-평택 일대의 기복면도와 답사 일정이다. 답사 지역의 대략적인 지형 기복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다음 답사지인 미리내 성지로....
시궁산과 쌍령산 사이를 흘러내리는 진위천 주위에 박해를 피해 들어와 점점이 흩어져 살던 천주교우들의 집에서 흘러나오는 호롱불빛과 밤하늘의 별빛이 맑은 시냇물과 어우러져 보석처럼 비추이고, 그것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와 같다고 해서 미리내란 이름이 붙여졌다.
미리내 성지 안내도.
천주교의 도래 역사 과정에 대한 탐구 학습 중인 답사대원들.
성 김대건 신부 묘.
약속했던 시간이 많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해설사님과 함께.. 그리고 남사장님은...
급한 우환이 생겨 혼자 먼저 발길을 재촉하였다. 103위 시성 기념 성당.
화장실 표지판이 아주 큼직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만났던 곳중 가장 크다. 좋다.^^
성 요셉 성당.
안성맞춤박물관.
안성유기는 조선후기 발달된 안성의 교통로와 이를 토대로 큰 장으로 성장한 안성장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된 상품이었다. 왕실유기를 제작하는 장인들의 善手匠人 명성 획득과 함께 "안성맞춤"이라 명명되며 전국적인 최고의 유기 상품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식민지배 과정에서 새로운 교통 체계인 철도 노선에서 빗겨나고, 밀려드는 외래 문품에 의해 대타격을 받아 쇠퇴하게 되었다.
그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곳이 이곳 안성맞춤박물관이다.
이곳에서도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났고 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해설사분께서 기다려주셨다. 감사드린다.
이곳에서 세 분이 서울로.....가시고 남은 사람들은 남았다. 고맨 고, 이즈맨 이즈.
오늘의 숙소는 공도읍에 위치한 곳이다. 최근에 리모델링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방 매진~
저녁은 닭매운탕으로. 대짜로 달라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다 먹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짜로 충분하다고 중짜로 주셨다. 거참, 장사 이상하게 한다.^^
여럿이 함께~
저녁 잘 먹고 일찍 숙소에 들어와 잘 잤다.
'국내여행 및 답사 > 수도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평 드라이브 - 소나기마을 (1) | 2019.06.07 |
---|---|
20190421_평택 답사 (0) | 2019.04.25 |
20190323_남한산성 (0) | 2019.03.26 |
20180915_옛지도를 들고 도성 중심부를 걷다 (0) | 2018.09.16 |
20180522_곤지암 화담숲 (0) | 2018.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