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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지오트립 카페에서 대청도, 백령도 답사를 기획 중인 것을 알고 예약했다. 연휴의 2박3일 일정으로 계획된 여정이었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07:30까지 모이라고 일정표에 되어 있었는데, 도착 시간에 정확하게 맞출 자신이 없어 집에서 일찍 출발했다. 05:30에 출발하였더니 06:50 쯤에 도착하였다. 터미널 입구의 도로가 두줄로 막혀 있어 의아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길에다가 그냥 그렇게 차를 버린 것이었다. 겨우 주차장에 들어와 임시주차장이라 되어 있는 곳에 차를 댈 수 있었다. 주차비는 1일에 1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어 그렇게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대합실에서 모일 멤버들을 기다려본다.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 3일짜리 연휴를 서해의 섬에서 보내려 하는 사람들이었다.

 

남팀장과 만나 승선표를 전달받았다. 그런데... 그런데.. 내가.. 내가... 여자라니~~ 이게 무슨 변고란 말인가...

 

08:10   배는 08:30에 출발하는 것이었다. 올해 5월에 바닷물을 만났다는 싱싱한 새 배라고 한다. 코리아프라이드 호.

 

승선권과 신분증을 함께 검사한다. '여자'로 되어 있는 표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간다. 코리아프라이드 호가 반짝반짝 빛난다. 새거다. 쾌속선이다. 

 

인천항에서 대청도까지 206.4킬로미터, 세시간 반 정도 걸렸다. 역시 쾌속선이다! 중간에 소청도에 잠시 경유.

 

12:00   대청도의 선진포 항구 부근의 식당 '돼지가든'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메뉴는 꽃게탕, 메뉴판에 1인분에 20,000원이라 적혀 있더라. 까나리 동네라 그런지 멸치 대신에 말린 까나리를 쉽게 볼 수 있다.

 

식당 바로 옆 언덕에 망향비 소공원이 새롭게 조성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망향비는 1981년에 건립된 것이다. 고향을 잃고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의 아픈 심정이 비문에 담겨 있었다.

 

12:43   옥죽동 해안사구에 도착하였다.

 

접경지역이다. 위험한 동네이다. 함부로 아무데나 그냥 돌아다니면 아니되는 곳이다. "지뢰" 경고판이 철조망에 붙어 있다. 절대로, 절대로 '지뢰찾기' 게임의 그 지뢰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대청도의 명물인 모래사막이 펼쳐진다.

 

옥죽동 모래사막의 모래언덕, 사구이다. 다른 이들은 숲길 쪽으로 걷는 것을 보고, 그냥 사구오름길을 택해보았다. 

 

미끄러지는 사구를 오르는 것은 역시나 힘들었다. 사구오름길을 홀로 오르는 하얀 머리....

 

대청도에서는 '모래 서말은 먹어야 시집간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모래 바람이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1980년대에 소나무를 대거 심어 방사림을 조성하였다. 그 이후 모래 바람이 잦아들었으며, 농여해변의 모래와 옥죽동 해안사구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시 이들 지형을 어떻게 복구시킬 수 있을지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

소나무숲 안쪽으로는 '힐링숲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우리 일행은 숲과 사구의 경계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구다. 맞다, 사구다. 이래서 모래사막이라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사막에 방사되어 있는 낙타 무리도 있다. 저들이 내뱉는 침이 내게 튈 것 같아 가까이 가지는 않았다.^^

 

그냥 멀리서 몰래 셀피 하나 만들고 도망친다.

 

멀리서 망원으로 촬영하였다. 잘 걷던 옆지기가 신발을 털더니 불편하게 발을 옮기더라. 통보리사초를 잘못 건드렸다가 애를 먹었다고 하더라.

 

조심하고 조심하고, 건드리려 하지 말지어다~~

 

13:20   농여해변에 도착하였다. 백령대청 지오파크의 안내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일행을 안내해준다.

 

해변을 따라 걸으며, 대청도의 대표 암석과 지질 구조에 대한 공부를 한다.

 

대청도의 대표적인 지질 구조 작품이다. 나이테 바위, 고목 바위 등으로 불린다.  "지층이 습곡작용으로 휘어진 후 풍화 침식작용으로 인하여 일부만 남은 특이한 경관"이라고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안내자료에 나온다. 더 이상의 설명은 없다.

 

농여해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풀등이 백령도 쪽으로 형성되어 있다. 

 

풀등은 물이 들락날락하는 모래등에 풀과 같은 식생이 정착한 것을 가리키는 용어이지만, 이곳의 풀등은 그냥 모래등이다. 하지만 그냥 밀물과 썰물에 따라 잠겼다가 드러났다가 하는 모래등을 그냥 풀등이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작도의 풀등은 이미 관광상품화 되었다.

대청도 풀등의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커서 "주민들은 이 풀등이 점점 길어져 백령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안내자료에 나온다. 농여해변의 풀등을 홀로 걷는 하얀 머리....

 

해변의 풀등에는 생명과 생명의 흔적이 가득하다.

 

농여해변의 지질과 생태 탐사를 진행 중인 옆지기. 물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둘러 빠져나간다.

 

14:40   모래울 해변의 적송 군락지에 도착하여 숲길을 산책한다. 과거 모래가 많이 날려 사탄동이라 하였으나, 어감이 나쁘다 하여 모래울로 개명하였다.

 

모래울 해변의 적송은 수령이 약 100여 년에 달하기도 한다.

 

모래울 해변의 앞쪽에 대갑죽도가 있고, 해안은 만을 이루어 바다가 잔잔한 편이다.

 

그래서 해변에는 고운 모래가 퇴적된 사빈을 형성하여 맨발로 산책을 하며 바닷가를 즐기기에 좋다.

 

15:20   도로변의 해넘이 전망대에 잠시 멈추었다.

 

해넘이 전망대에서 동쪽으로 해식애의 끝부분에 독바위가 보인다. 홀로 서있다고 그러한 이름을 받았다.

 

소청도와 소청도의 명소인 소청등대가 눈앞에 보인다. 소청등대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설치(1908년)된 등대이다.

 

기다리고 있으면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으리라. 하지만 우리 일행이 백령도로 넘어가야 해서 발길을 돌린다.

 

그렇게 한바퀴 돌아본 대청도의 여정을 지도에 정리해 보았다.

 

15:50   선진포항 여객대기실에 도착하여 백령도행 여객선을 기다린다.

대기실에서 직원과 대화중 식수의 부족 문제가 심하다는 이야길 들었다. 백령도, 대청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성암인 규암의 구조 자체가 치밀하여 지하수가 많이 스며들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민 박사님의 해석이 있었다. 직원도 격하게 동의하였다.

배가 연착하여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남팀장은 뛰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시원한 음료수를 꽤 멀리 떨어진 가게에서 사서 들고 뛰어 오더라. 고맙고, 고마웠다.^^

 

승선표에는 여전히 여자로 표기된다. 이게... 무슨 일이고....

 

16:21   배가 연착하였다. 여자로 표기된 승선표로도 그냥 태워준 고마운 코리아 프린세스호. 

 

대청도에서 백령도는 뱃길로 30분 거리이다. 대청도를 떠나 오후 4시 50분에 백령도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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