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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

지난 밤에 너무 일찍 잤더니 너무 일찍 깼다. 일어나지 않으려 않으려 버티다가 나왔는데, 5시 반이다. 제길..

마당 건너편에 있는 화장실엘 갔더니 사용중이다. 옆의 세면장엘 먼저 갔다. 난로 속에 뜨거운 물만 조금 남아 있었다. 세수하고 머리에 물 칠하는데, 무진장 뜨거웠다.

식사하고 7시 반에 출발하였다. 어제 온 길을 그대로 되돌아간다.

안녕 카라쿨~

 

어제 힘드셨던 분들이 조금은 나아진 듯하다. 출발 준비들을 하고 있다.

 

그대로 떠난다. 아쉽다.

 

그 길.

 

타지키스탄의 현지 가이드가 트래킹을 권했다. 카라쿨 호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왕복 6킬로 미터. 다들 난감해 했다. 그곳 대신 작은 언덕이나 올라가서 보기로 했다. 아래 지도를 보면, 도로에서 경로 표시 부분에 털 달린 곳이 있다. 그곳을 갔다.

 

조금만 올라가면 될 줄 알았는데, 올라가서 보니 별로 조망이 좋질 않았다. 그래서 조금만 조금만 더 하고 가다가 돌아섰다.

 

카라쿨이다. 두고 간다.

 

사진 하나 남기고 간다.

 

카라쿨이다.

 

아..... 빙하가 남아 있는 산봉우리들을 두고 돌아서 간다....

 

이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무서운 친구들.

 

9시20분 국경통제소 도착. JAZZ 모자를 쓴 군인 아저씨부터 통과해야 한다. 기사 대표가 지폐로 정을 표현한다. 만족한 미소. 문 열어~

타지키스탄 군대는 지원제, 10개월을 근무한단다. 월급이 150달러 정도로서 적지 않은 것이라 한다. 역시나 차량에 실려 있던 현물도 내려진다.

 

국경을 넘었다. 키질-아르트 고개를 넘어 내려간다.

징그럽다.

 

4,282미터의 고개를 넘어 파미르 고원을 향해 페달을 밟는 괴물들.

 

11시40분. 키르기스스탄의 국경검문소에 도착하여 수속을 받았다. 어제 해 본 것. 쉽다. 하지만 한 명씩, 한 명씩 천천히 처리하므로 시간은 오래 걸린다. 12시20분에 통과 완료.

여권에 도장 몇 개가 추가되었다.

 

사리타쉬가 가까워진다. 12시58분에 그제의 그 숙소에 또 도착하였다.

 

늦은 점심을 먹고 일정을 논의한다. 타지키스탄의 현지 가이드가 마지막 서비스까지 다 하기 위해 따라 왔다. 이 아저씨는 근처 트래킹을 추천하며, 자신이 가이드 하겠다고 한다. 헌데, 문화 쪽에 관심이 많으신 분께서 유목하는 곳을 돌아보자고 의견을 내셨다.

햇볕이 강하므로 쉬다가 4시에 나가기로 하였다.

 

갔다. 사리타쉬 숙소에서 동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쭈욱 달렸다. A371번 도로, 중국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길에 빠져서 간 곳. 한 가족이 살고 있었다.

 

도착하니 마침 말고기를 해체하고 있었다. 고기다~

 

근처에서 당나귀와 놀고 있는 귀염둥이.

 

언덕을 올라가본다. 초원에서 말들이 조용히 식사 중이다. 방해하지 않는다.

 

언덕 위에 오르니 저 남쪽으로 두고 온 파미르가 보인다. 셀피~

 

녹색은 초원, 흰색은 파미르, 파란색은 하늘이다. 엄청 파랗다.

 

내 파미르. 24-120 렌즈를 주로 달고 다녔고, 혹시 망원을 사용할 일이 있을까 하여 200mm 수동 렌즈를 하나 가져 갔었다. 그것으로 파미르를 당겨 보았다. 

수동렌즈는 작고 가벼워 흰머리의 할아버지들이 충분히 들고 다닐 수 있다.ㅠ.ㅠ

 

동산을 내려오니 이 사람들이 배구공을 갖고 이곳 사람들과 놀고 있다!

 

끼어 본다. 배구공으로 놀기.

텐트 앞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가 이 가족의 대빵이다.

우리가 머문 숙소 주인의 아버지다. 숙소 주인이 차량 기사이기도 하다.

 

아이가 타고 놀던 당나귀를 타본다. 무거운지 뛰지는 못하고 겨우겨우 걷기만 한다. 쏘리~

 

당나귀 주인 아이가 엄한 소한테 화풀이를 한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었다.

파미르도 잠이 든다.

 

숙소로 귀환한 분들 중 여럿이 마을을 지나 흐르는 개천에서 씻겠다고들 가신다. 게으름벵이는 그냥 생수 한 통으로 고양이 세수. 그와 중에 발로 씻고.

 

7시에 저녁 식사. 라면도 끓였다. 세상에나. 

전투 식량이라는 것도 먹으라고 준다. 세상에나.

내일 양을 한 마리 잡자는 제안을 한다. 키르기스 통화로 1만 숨. 약 147달러 정도. 추진!

8시 25분 식사 끝.

숙소 로비에서 몇몇이 모여 음악 듣고 수다 떨다가 10시 쯤 잤다.

역시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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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0일. 드디어 간다. 파미르 고원!

7시 기상 예정이었지만...7시까지 잘 수 없었다. 흠...

버티다 깬 것이 6시였다. 꼼지락거리며 밖으로 나가본다. 개수대에 물이 없다. 생수 남은 것 한 통으로 가져다가 고양이 세수를 한다. 머리에도 물 좀 묻혀주고..

7시 좀 넘어 아침 식사를 하고는 파미르를 향해 출발하였다. 8시15분.

카라쿨 호수까지 가는 것이 목표이다. 카라쿨. 검은 호수라는 뜻이라고 한다. 위성 영상으로는 검게 보인다.^^

 

파미르 고원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생긴 출입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물로 다녀와서야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오트립 팀에서 다 미리미리 챙겨서 만들어주었으므로.

아침이다. 해가 뜨면 그냥 대낮같다. 여명이고 뭐고 없다.

 

출발 전에 어슬렁거려 본다. 마당 한 쪽에 축사가 있다.

 

눈 인사. 무어~~~~?

 

큼지막한 화덕이다.

 

화덕의 안쪽. 난을 굽기 위해 붙였던 흔적인게다.

 

7시 30분. 식당으로 사용한 유르트.

 

8시 50분. 파미르 고원을 들어가는 가장 좋은 코스를 달리고 있다. 타지키스탄의 수도인 두샨베를 통해 들어가면 파미르 고원까지 가는데만 하루가 걸린다.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서 사리타쉬를 통해 들어가는 길이 훨씬 편하다. 하지만...그래도 비포장이다. 먼지를 휘날리며 달린다.

 

껍데기가 말이 아니다.ㅠ.ㅠ

얼굴에 뭐 바르는 것이 아직도 익숙치 않아 썬블럭을 한번도 바르지 않았더니 이 모냥!

 

남으로 남으로 달린다. 사리타쉬에서 M41번 도로를 따라 남으로 달리면 국경 검문소에 도착한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꽃구경도 한다.

다른 분들은 주변 지형 사진을 열심히 담고 계시다.

 

국경 검문소는 역시 촬영금지구역이다.

Kirgizskaya storona. 타지키스탄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먼저 통과시키고 있었다. 아주 작은 하나의 박스 안에서 사무 업무를 처리하는 고로 기다려야 한다. 기사들이 음료수 여러 병이 든 봉다리를 사무실에 넣어준다. 오지에서 수고 많다는 의미에서 정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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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은 전세계에서 송금경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라고 한다. 해외, 주로 러시아에 가서 취업하여 번 돈을 고국으로 송금된 것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2019년 통계에 의하면 타지키스탄 GDP의 약 29%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자국내 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경을 경비하고 출입국을 담당하는 경비대의 처우도 열악하다 한다. 그러니 이런 방식의 '자급'이 어느 정도는 용인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작은 버스를 통해 파미르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국말 인사를 굉장히 잘 하길래 유심히 보니, 한국 사람들이었다. 레닌봉 갔다 온단다. 우와~

수속을 오래 기다린 이유 중의 하나는 컴퓨터가 다운되었다고....재부팅에 '성공'하여 수속을 시작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다.

 

검문소를 지나 계속 골짜기를 오른다. 타지키스탄과의 국경선에는 Kyzyl-Art 고개가 있다.

 

Kizil-Art Pass는 해발고도가 4,282미터이다. 표지판.

 

고개 아랫에는 건설 중장비가 정차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시설이 있다. 아마 유사히 도로 보수를 위해 투입하기 위해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상시 대기하는 것이 아닌가 혼자 추측을 해보았다.

 

아이들이 사람 구경을 하러 나오고 있다.

 

계곡 쪽을 향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김클림군. 그리고 아직 무너지지 않은 화장실. 문이 열려 있는 쪽이 남자용, 그 옆은 여자용이다. 하지만 그 사이의 벽은 1/5쯤이 없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 부실 공사? 아니면 바람이 너무 쎄서?

 

키질-아르트 고개의 정상에는 이 친구가 버티고 있다. 

그 양쪽으로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의 국명이 표시된 탑이 있는데, 글자들이 거의 떨어져 나갔다. 타지키스탄이라는 글자들이 대충 보이고, 그 옆에는 타지키스탄 지도, 지도에는 흰색으로 하이웨가 표시되어 있다.

 

왔으니 인증 셀피. 얼굴 껍데기가 힘들어한다.

 

고개를 내려가다가 보면 키질아르트 국경통제소가 나온다. 이곳도 한 곳의 사무실에서 모든 처리를 하기에 기다려야 한다. 우리 일행의 차례, 순서대로 들어가 여권을 내민다. 전자비자 신청 내역과 여권을 대조한다. 그리고는 책상위의 공책에 볼펜으로 인적 사항을 기록한다. 여권을 스캔하지 아니하고 이렇게 '적는' 국경통제소는 처음 보았다.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타지키스탄에서 우리를 도와줄 현지 가이드 아저씨가 나와서 업무를 도와주었다. 사고로 한쪽 팔만 주로 사용하는 아저씨였다.

재밌는 것은 심사를 하며 담배 피우냐는 질문을 종종 하는데, 정답은 '안 피운다'이다. 피운다고 하면 담배를 달라고 한단다.

또 재밌는 것은 네 번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권을 통한 입국 심사, 운전기사들 따로 심사, 세관의 짐검사, 그리고 교통 통제 검사가 있었다. 마지막의 검사에서는 그냥 막아두고 문을 열어주지 않아 마냥 기다려야 했다. 다른 팀의 기사가 조언을 해주었다고 들었다. 지폐의 힘! 열릴지어다~~~

 

그렇게 출국과 입국을 하여 드디어 카라쿨 호수에 도착하였다. 위성 영상을 보면, 빙하의 활동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형 윤곽으로 보니 여기저기 얽히고 긁히고...

 
게스트하우스에 묵을 것이라고 하더니, 이곳도 홈스테이라고 되어 있다. 바로 길 건너에 군 주둔지가 있다. 동쪽 가까이로 중국과의 국경선이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쪽으로는 절대로!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신신 당부한다. 하지 말라는 것은 대체로 안하는 편이므로 안했다.

 

이렇게 생긴 부대이다. 뭐 별 것도 없는데. 물론 내가 찍은 사진 아니다. 구글이 했다.

 

 

점심 때다. 늦은 점심이다. 나왔다. 많은 욕심을 부릴 수 있는 곳, 상황이 아니었다. 질기다. 깨작깨작거리면서 그래도 왠만큼 먹었다.

 

식사 후에 1시간쯤 쉬고 주변 트래킹을 나간다고 한다. 일단 퍼질러져 본다. 

 

트래킹이라길래 멀리 가는 줄 알고 겁 먹었는데, 그냥 호수 근처로 해서 마을 한바퀴 도는 것이었다. 고지대 적응 훈련의 일환이겠다. 아마도.

 

카라쿨 호수다. 수위 변동이 좀 있는 것 같다.

 

카라쿨 호수다. 잔잔하다.

 

동네 아이들. 본체 만체.

 

카라쿨 호수다. 근사하다.

 

트래킹 족. 햇볕이 무진장 강하고 뜨겁고 따갑다. 게다가 모기가 무진장 떠오른다. 땅바닥에 깔려 있던 모기들이 사람들이 나타나니 까맣게 날아 오른다. 소오름~

 

카라쿨 호수다. 반짝반짝~

 

안내판이 보인다. 호수 면적은 380제곱 킬로미터, 최대 수심은 238미터. 물고기는 있으나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어업은 없다고 되어 있다.

 

낮은 집들, 지붕은 평평. 많은 숫자의 높은 전봇대들이 인상적이다.

 

목재 전봇대들이 콘크리트 부목을 아랫쪽에 대고 있다. 현지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겨울이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이라고 답을 하는 것을 김클림군이 통역해주었다.

마을에 전화방이 있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핸드폰 통화가 안되는 지역이다. 내 전화기도 안테나 표시가 죽었다.

 

우물이다. 펌프질하니 물 나온다. 몇 분이 양수기 체험을 하기도 했다.

동네가 이상하게 조용하다.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옥 내부를 구경하고 싶어하시는 멤버가 계셔서 계속 주문했는데 문이 거의 닫혀 있었다. 집집마다 다 뒤질수도 없고...

마을 규모는 꽤 되는데.. 질문했다.

1. 구소련 시절 선전용으로 크게 만든 마을이다.

2. 더 높은 곳으로 가축들을 끌고 이동했다. 추워지면 야크를 데리고 다시 돌아올 것이다.

라는 두 가지 답을 들었다.

 

GPS 수신기를 보니 해발고도가 3,955미터가 나온다. 고산 증세가 올만한 높이.  두 분이 쓰러졌다. 아...김클림군도 쓰러졌다.

고산 증세가 심해진 분들, 따가운 햇볕 때문에 일찍 아지트로 귀환했다. 

 

저녁을 먹고, 다른 이의 트렁크 무게만 무겁게 하는 깨끗한 물 두 병을 룸메이트와 나눠 마시고 쉬었다. 저녁 7시가 되니 전기가 들어왔다. 모여라~ 충전하자~ 피카~츄!

 

깨끗한 물이 다 소비되었다고 한다. 할 것도 없다. 또 일찍 잔다.

 

잘 잤다. 어?

진짜로 잘 잤다. 

 

 

 

(일정 변경)

전체 인원의 30%가 고산 증세를 호소하였기 때문에 일행의 일정을 주관하는 팀은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 내일 하루를 더 카라쿨 호수 일대를 트래킹하는 것이 원래 일정이었는데, 이 분들이 많이 걱정되어 일정 변경을 추진하였다. 내일 이곳에서의 일정을 취소하고 사리타쉬로 철수하는 안을 추진하였다. 다행기 고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 때문에 현지 여행사에서도 크게 클레임을 제기하기 아니하고 오히려 상황처리를 도와주었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다만 이곳의 예약을 취소하는 것이기에 약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상황 설명을 하고 1인당 30달러씩 갹출하였다.

숙소 거실에 준비되어 있는 산소 봄베를 현지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사용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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