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024년 7월의 장마가 무겁다. 여러 지역에서 침수, 산사태 등으로 인한 피해가 기록되고 있다.

살고 있는 지역이 저지대는 아니기에 그러한 피해에서 조금 비켜나 있기는 하지만 늘 관심을 갖고 있다. 그제는 빗방울이 잠시 멈추었을 때 당현천을 다녀오기도 했다. 오늘은 날이 개어 오후에 산책 삼아 길을 나섰다.

 

당현천을 따라 내려가 한내교에서 중랑천을 건넜다가 경춘선 철교를 통해 다시 건너왔다. 1시간 40분 걸렸고 11,468보를 걸었다. 

 

당현천을 따라 강력하게 물길이 휩쓸고 지나갔던 흔적이 주욱 이어진다.

 

그동안 장맛비가 그렇게 날려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 물이 새들어오게 만들어니 오늘 오후는 햇살이 강렬하다. 당현천 건너편에 가로수가 많아 당현2교를 지나면서 가로수길로 접어들었다. 그늘이 좋다.^^

한국성서대학교와 당현천 사이에는 "당현천기억길"이 조성되어 있다.

 

기억력을 점검해볼 수 있는 몇가지 도구가 설치되어 있다.

 

노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치매예방하자고 "기억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나보다.

 

야생의 생태계를 가능하면 그대로 놓아주는 것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지나가면서 한순간의 재미로 물고기 등에게 자신들이 먹던 찌꺼기를 먹이라면서 뿌리지 말자고 당현2교에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쫌! 이런 것은 지켜주자!

 

잉어들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덩치들이 더 커졌다. 주변에 애기들도 졸졸 따라 다닌다. 장맛비로 인해 불어난 물길에 휩쓸려내려가 버리지는 않았을까 걱정했었는데,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

몰래몰래 사람들이 부스러기를 뿌려주는지 거기에 훈련되어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보행교 밑에 몰려서 떠나질 않는다. 자꾸만 뻐끔거리는 것이 빨리 새우깡이라도 내놓으라고 하는 것만 같다.

 

당현천이 중랑천과 합류하는 곳이다. 동부간선도로가 지나는 당현4교가 부근에 위치한다. 오래간만에 어도에 물이 가득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중랑천 상류의 창동 방향.

 

만남의 광장에서 하류 쪽에 위치한 한내교. 월계동의 월계역과 연결된다.

 

한내교에서 내려다 본 중랑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모래톱으로 구성된 하중도가 거의 물에 잠겼다.

 

수위가 한참 낮았던 한달 전에는 이렇게 큼지막한 섬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경춘선의 폐선이 산책로로 새단장되었다. '월계교"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경춘선 철교', '경춘철교'로 불린다. 철교 건너편 왼쪽이 하계동, 오른쪽이 공릉동이다.

 

철교의 교각 아랫부분이 물길에 의해 침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류 쪽에 보를 만들었다. 중랑천의 유속을 잠시 늦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교각의 기초도 튼튼하게 방호하고 있다.

 

경춘철도에서 상류 쪽에 '월계1교'가 위치한다. 교통체증이 좀 있는 구간이다. 특히 경전철 공사가 계속되면서 더 심해졌다.

 

월계1교의 아래로 지나가면서 교각을 살펴보면 눈금 표시가 되어 있다.

15미터부터 표시되어 있다. 16미터가 가까워지면 '램프 통제'를 한다. 동부간선도로 나들목을 막는 것이다. 16미터에 본선 통제를 하고, 17미터는 중랑천의 범람 수위에 해당한다. 도망가야 한다.

교각 눈금의 수치 15, 16, 17미터는 중랑천의 깊이가 아니다. 해발고도이다. 한강수계에 중랑천도 포함되어 있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비가 많이 내리면 중랑천의 수위변화를 살피기 위해 방송에도 등장하곤 했다. 지금은 월계1교가 아니라 중화동에 위치한 중랑교의 수위를 기준하고 하고 있다.

한강 본류의 홍수 통제의 기준으로 삼는 한강대교 관측소의 수위표영점표고는 2미터 정도이고, 중랑교 관측소의 수위표영점표고는 9미터 정도이다. 중랑교보다 한참 상류에 위치한 월계1교의 영점표고는 13.5미터이다.

 

과거 중랑천의 주변에 저지대가 많은데, 집중호우시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하는 '내수 범람'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많았다. 제방을 높이고, 중랑천을 준설하고, 배수 펌프 용량을 증설하는 등의 대책을 실시하여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러한 피해 경험 때문에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중랑천은 요주의 관심 하천이 되는 것이다. 교량의 교각마다 눈금 표시를 해둔 것도 그러한 목적에 따른 것일 것이고.

 

계속 장마가 이어진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다. 큰 피해없이 수자원을 확보하는 장마철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비 피해가 없기를 바라면서 당현천과 중랑천을 살핀 2024년 7월 19일 오후의 흔적이었다.

 

728x90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랑천 밤길 걷기^^  (8) 2024.09.05
프린터를 또 바꾸었다  (0) 2024.08.13
Loch, Glen...  (0) 2024.07.18
컴퓨터에 작은 앰프를 달아주다  (0) 2024.07.03
인도 입국시 반입하려 하면 안되는 것들  (2) 2024.05.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