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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0일, 오후 2시 반. 강남수향고진 주가각(朱家角, Zhujiajiao)에 도착하였다. 上海朱家角古镇旅游区의 접수 데스크 모습은 여유롭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 종이 쪼가리 표는 없다. 스맛폰으로 업무를 모두 처리한다. 현지 가이드가 좌아악 알아서 처리하기에 정확한 요금 등은 체크하지도 않았다.

 

입장객이 많이 몰릴 때는 여러 줄을 서도록 설비가 되어 있지만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 않아 널널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江南水鄕古鎭.

중국 사람들에게 "江"이라고 하면 그들은 長江을 떠올릴 것이다.  장강의 하류 부분 이름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름인 "양쯔강(揚子江, Yangtze River)"이다. 이 양쯔강의 남쪽이 강남, 북쪽은 강북인 것이다.(중국에서 남방과 북방을 구분하는 경계는 진령에서 회하를 잇는 선을 기준으로 한다.) 예로부터 강남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넓은 평야에 수자원도 풍부하여 물산의 중심지를 이루었다. 강수량이 적어 농업에 불리하나 정치적인 중심지인 북경과 경제 중심지인 강남의 항주를 연결하고자 여러 차례 시도를 한 끝에 7세기 수나라 양제가 무려 1,794km에 이르는 운하를 건설하였고, 이것이 경항대운하(京杭大運河)였다.

경항대운하의 건설 이후 강남 일대는 운하와 물길을 중심으로 상업이 성하고 마을이 커지면서 수많은 "江南水鄕"들이 발달하게 되었다. 중국의 동부 해안 지역은 저평한 평야 지형을 이루고 있어 풍부한 강수량은 많은 호수를 형성시켰다. 크고 작은 호수와 호수들을 잇는 하천, 운하는 강남 경제의 젖줄 역할을 하여 다양한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13세기에서 19세기까지 강남수향의 숫자는 상당했었다고 한다. 11세기 이후 기록을 보면, 주장, 동리는 마을이 형성된 이래 지명이 바뀐 적도 없고, 구획도 변경되지 않았으며 물길도 그대로이다. 건축물들은 명대와 청조에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대다수의 고진들은 입지 조건의 변화와 육상 교통이 발달하여 수상 교통의 중요성이 낮아지면서 이름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일부 수향은 개발 조건이 맞지 않아, 즉 육상 교통로를 새롭게 건설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개발되지 않고 있다가 "수향보존개발계획"이 수립되면서 '고진'으로서 수향의 풍모를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강남의 수향고진으로 "10대 고진"을 꼽기도 하지만 대체로 "6대 고진"을 일반적으로 이야기한다. 아래 지도에 표시된 지역들 중에서 주장(저우좡), 동리(퉁리), 록직(루즈), 남심(난쉰), 서당(시탕), 오진(우전)의 여섯 곳이 강남수향 6대고진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양쯔강 남쪽에 위치하여 '강남', 물가마을이라 '수향', 옛날 마을이라 '고진'이라 한다. , 청 시대의 낡은 집들 사이로 운하가 흐르고, 물길 위로는 나룻배가 한가로이 지나며 자그마한 앙증맞은 수많은 돌다리들이 놓여있다. 살림집 하나하나가 물에 기대어 있고, 조금 큰 집은 담장 안쪽까지 물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한쪽은 물길이고, 한쪽은 뭍길이 나란하게 이어진다. 물길은 저수지나 호수, 운하, 강으로 통하면서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진다. 작은 물길에 의존하여 형성된 마을이기에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도시도 농촌도 아닌 독특한 생활단위가 형성된 것이다.

물길을 따라 가옥들이 줄지어 분포하며, 가옥들 앞쪽으로 좁은 소로가 이어지기도 한다.

(출처: https://sinology.org/archives/23052)

 

"강남수향"은 현대의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경관을 갖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분위기에 취하고자 찾고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중국 중원의 주인공은 늘 한족이 아니었기에 이민족이 지배할 때마다 쫓긴 인재들이 소주 등으로 낙향하여 藝鄕을 만들었고, 그 대표적인 유산의 결정체가 여러 정원들이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정원들을 '園林'이라 한다. 수많은 '원림'이 남아 있어 중국 문화와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상해의 서쪽 끝부분에 위치한 주가각은 '6대 수향'에 속하지는 않지만 상해의 행정구역에 속하고 교통편이 잘 연결되어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다. 노선버스, 지하철 17호을 통해 상해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주가각을 대표하는 경관인 "방생교"를 담은 우표가 중국에서 발매되기도 하였다. 

GEOTRIP을 통한 이번 강남수향 여정은 그래서 상해에 위치한, '상하이의 베니스'라고 상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주가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朱家角이란 지명에서 ' 角'은 변두리의 작은 마을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원래 朱씨 집안 사람들이 모여 살던 작은 마을에서 시작하였기에 이런 지명으로 남은 것이다.

 

입구의 데스크에서 구할 수 있는 리플릿은 중국어판과 한글판(일어 포함)이 있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해로 여행을 왔다가 쉽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리플릿에 포함된 지도이다. 다른 수향고진들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다. 주요 경승지로는 과식원, 성황묘, 원진선원, 방생교, 대청우체국 등이 꼽힌다.

 

주가각은 곧 과식원 课植园이다. 과식원은 주가각의 물길에 바로 인접하여 위치하고 있다.

 

과식원에서 강남수향 여정의 첫 일정을 시작하였다. 입장!!!

 

과식원의 지도이다. 물길 쪽의 입구를 보면 다른 집들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 좁은 문을 가진 소소한 집일 뿐이다. 그런데 내부로 들어가면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이 집의 경제 규모를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주가각 고진 북서쪽에 위치하는 課植園은 면적이 17,997 평방미터에 이른다. 馬文卿(마원칭)이 1912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30여 만 냥의 은을 투자해 15년 만에 완공하였다. 중국의 전통 건축예술과 당시에 도입된 서양 건축문화를 결합한 정원식 개인 화원으로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드문 방식으로 조성된 곳이다. 또한 전통 조경 유형 가운데 宅第園林의 '園居' 형식에 따라 주인의 저택도 원림 안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과식원은 입구 구역, 주인의 주거 구역, 감상 및 휴식 구역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화원은 '과원'과 '식원'으로 구분되는데, 공부를 하면서도 농경을 잊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에 농경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공산화 이후 1956년에 과식원은 주가각 중학교 부지로 이용되었는데, 고대 도시 관광사업의 발전에 따라 과식원을 복원시킨 것이다.

 

과식원의 입구로 들어서면 객청会客厅으로 이어진다. 손님이 방문하면 가마를 내려놓는 공간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후화청 后花厅에는 근사한 목조 조각품이 반겨준다. 위에는 撫琴聽風이란 편액이 걸려 있고, 그 분위기를 내기 위해 탁자에 칠현금이 놓여 있었다. 옆에는 바둑판도 있었고... 사진은? 

 

후화청을 지나면 본격적인 '과식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앞쪽의 영귀청으로 이어지는 진입로.

 

한쪽에 구멍이 뽕뚫린 석조물이 보전되어 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우물의 흔적이다. 쌍안정 双眼井.

 

영귀청 迎贵厅. 영귀청 앞쪽에는 '귀빈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아 계화나무 두 그루가 심어져 있다. 바닥에는 독일에서 수입한 무늬벽돌을 깔아 장식하였다.

 

영귀청 내부의 모습.

 

왼쪽으로 음양랑 阴阳廊, 그리고 망월루가 보인다.

 

망월루 望月楼가 높게 솟아 있다. 정사각형의 마름모꼴로 지어진 5층으로 이루어진 망월루는 과식원의 랜드마크이다. 건축 당시 맞은편에 먼저 지은 천주교 성당의 종루보다 높게 지으려 5층 높이까지 올린 것이라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원주가 사망하기 전까지 과식원이 완공되지 못하였다는 것이 씁쓸할 뿐.

 

망월루 앞 공터에는 말머리 형상의 돌덩어리가 있고, "馬到成功"이라 각자되어 있다.

 

음양랑과 망월루 사이로 보이는 건물은 수화간 绣花间.

 

太湖에서 가져온 기암괴석, 太湖石을 이용해 조성한 '가산',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우향각.

 

연꽃 향기를 즐기는 우향각 藕香閣과 비랑 碑廊.

 

가산 구역 안쪽에 위치한 고즈넉한 정자 도사정 倒挂狮子, 五角亭이라고도 불린다. 사자 모양을 거꾸로 장식하여 도괘사자정, 도사정이고 오각형이라 오각정이라 부른다.

 

타창루 打唱楼. 경극단 등을 초빙하여 공연을 즐기는 공간으로 이용되었단다.

 

타창루 맞은편의 수월사 水月榭. 문짝이 없이 그냥 뻥뚫린 월동문을 통해 드나들 수 있다.

 

집안의 원림에 집밖의 물길과 다리를 조성해놓았다. 과식교 课植桥. 과식교는 주가각의 36개 다리들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다. 5m정도 크기의 석조 다리인데 난간의 장식 등이 정교하다고 한다. 새로 만든 자그마한 정자의 뒷편 건물은 경청당.

 

경청당 鏡淸堂의 내부 모습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청당 뒷편으로 두 개의 건물이 있는 것으로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데, 발길이 바빠 가보질 못했다. 이런...

 

관람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데크를 만들어놓으니 많은 부분이 개축되어 원래 모습과 다르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분위기와 맞지 않아 보인다. 사진 오른쪽은 경청당, 맞은편은 수월사.

 

타곡장 打谷场이다. 과식원의 '식원' 의도에 맞게 농작물을 심던 공간이었다.

 

재밌는 공간이다. 구곡교 九曲桥. 과식원의 입구에서 가장 먼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구곡교 안쪽으로 보이는 숲 속에 정자가 하나 있는데, 소주 졸정원에 있는 입정 笠亭과 모양이 비슷하다. 뭐지? 신기하다.

 

 

가산 위에 조성되어 있는 백복정 百蝠亭. 가산을 장식하고 있는 묘한 돌들은 모두 태호에서 가져온 太湖石이다.

 

백복정 아랫쪽에 위치한 수정궁.

 

물에 비친 반영이 멋진 아치교로 이어지는 수정궁 水晶宮의 근사한 자태. 낚시를 하며 노는 곳이기도 하여 관어대 观鱼台가 있다.

 

영귀청과 우향각을 배경으로 남긴 사진 하나...

 

문이 아닌 듯한 문인 월동문, 월량문이라고 한다. 적절히 가리면서도 열린 공간을 연출한다.

 

장서루 臧書樓의 모습. 과식원의 '과원'에 해당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합시다~"하는 공간.

장서루의 입구에는 서성 书城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는데, 원주가 "한 권의 책은 천군에 필적한다"는 신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일자루 옆을 일자로 지나가는 일행들.

 

과식원을 나서면 입구 바로 앞에는 선착장이 있고, 매표소가 있다.

 

유람선에 승선하여 수향의 물길을 즐기는 시간이다.

 

물길 주변의 경관과 삶의 현장을 눈에 담으며 지나간다.

 

자그마한 다리 永安桥도 지나간다.

 

물길은 다른 물길과 만난다.

 

우표로 먼저 만났던 방생교 放生桥를 유람선 위에서 만난다. 주가각의 가장 큰 물길인 淀浦河를 가로지르는 다섯개의 아치로 이루어진 다리이다.

明나라 때(1571년) 건축된 석조 아치형 교각이다. 다리 건축을 주도한 성조 스님이 이 다리 아래에서 방생만 하고 절대 물고기를 잡지 말라 하여 방생교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현재의 다리는 淸나라 때(1812년) 중건된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주가각의 수많은 다리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이며, 옆구리에 석류나무를 달고 있다.

 

'불망초심' 선착장에서 하선하여 주가각의 번화가로 들어섰다.

 

북대가는 지나는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상품들을 판매하는 상점, 식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생교를 지나 흐르는 淀浦河는 淀浦湖로 이어진다. 유람선이 지나는 곳까지 古鎭이고, 더 지나면 현대화된 지역이다.

 

북대가의 문화를 즐기는 인파.

 

人氣美食. CCTV 등 여러 방송에 나온 곳이라네요.

 

방생교를 올라가 보는 여행객 1.

 

방생교 위에 주저앉은 여행객 1.

 

 

 

방생교 옆구리에서 잘 살고 있는 석류나무. 열매도 보인다.

 

星巴克 커피 가게.

 

자문가 구경. 자유시간~

 

취두부 냄새에 익숙해지더라.

 

북대가의 '백년다루' 문앞에는 초록색 우체통이 놓여 있다. 그냥 우체통이다. 이곳을 "청대 우체국"으로 오해하면 안되는 곳이다.

 

이곳은 '정신문명건설실천기지', '주가각진신시대문명실천기지' 등등 무엇인가 대단한 곳을 하는 곳이라는 여러가지 현판들이 잔뜩 달려 있는 곳이었다.

 

청대의 우체국 大清邮局의 사진을 가져와보았다.

(출처: 建筑可阅读 | 这座隐藏在江南古镇里的海派园林,你去过吗?_澎湃号·湃客_澎湃新闻-The Paper )

 

 

주가각에 석양이 내리고 있다. 머물고 싶으나 떠날 시간이다.

 

지나며 다시 한번 과식원을 눈에 담고 떠난다.

 

再见 朱家角, 짜이찌엔 주지아지아오~

 

2023년 10월 20일. 강남수향고진 중 상하이에 위치한 주가각에서의 이동 경로를 뽑아보았다.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과식원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 입구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방생교 쪽으로 접근하다가 선착장에서 하선. 북대가를 구경한 후 자유시간에 자문가, 북대가와 방생교를 자유롭게 구경하였다. '청대 우체국'도 원래 일정에 있었지만 흘려졌다.

 

주가각에서의 일정에서 '청대우체국'을 흘리고 5시에 출발하여 서당, Xitang을 향해 달렸다. 5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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