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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2일 월요일은 운전하는 날이었다. 어마어마한 장거리를 달리게 된 날이었다. Kanab을 출발하여 모뉴먼트 밸리의 유명한 뷰트 지형을 관찰하고 그랜드 캐년 남쪽에 위치한 윌리엄스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감입곡류하천 지형의 교과서적인 지형으로 유명한 구스넥 방문이 추가되었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장거리 이동 거리가 더 어마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436마일, 차량 이동 시간만 8시간 가까운 거리였다. 구글 지도의 경로찾기를 통해 만든 지도이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기 이전의  세상이라 감입곡류하천의 전형적인 지형을 '페이지' 부근의 '말발굽 지형'을 놓치고 '거위목'으로 간 것이 거리를 크게 증가시켰고, 98번 도로 부근에 위치한 Antelop Canyon이라는 명소를 놓친 것이 많이 아쉬운 하루였다. Kayenta에서 점심, Tuba City에서 저녁을 해결하였다.

 

Kanab의 숙소 Shilo Inn에서 푹 쉬고, 6시에 기상하여 호텔 조식을 취하고 6시 50분에 출발하였다.

7시 40분. 우리는 달린다. 눈이 많이 쌓여 있더라. 크기가 좀 크면 '메사', 아주 작으면 '뷰트'라 하더라.

 

고원 지대의 수평 지층이 여기저기 드러나 있다. 대륙 내부의 건조 기후 지역이기 때문에 지표면이 식생으로 덮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눈 쌓인 사이에서 내가 이 지역의 대표 식생이요 하고 나선다. 국화과의 Rubber Rabbitbrush일꺼다. 가을에 노란꽃이 핀다지만 지금은 겨울이네.

 

8시 10분. 거대한 붉은 사암 덩어리인 것 처럼 보인다. 햇님이 일을 하기 시작하셨다.

 

길을 달리다가 아무데서나 쉬어가는 맛이 있다. 눈이 즐겁다. 메사와 뷰트가 널려 있구나.

 

8시 20분. Powell 호수의 상류 가까이를 89번 고속도로가 지난다. 가까이에 거대한 호수가 있기 때문에 Blue Pool Mesa라는 이름이 붙었나보다.

 

콜로라도 강의 지류의 상류 쯤에 해당할 것이다. 건조기후 지역의 강수는 폭우성으로 내리는 경우가 많아 낮은 곳을 따라 흐르면서 하방 침식이 격렬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주 좁고 깊게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다. Blue Pool Wash라 이름지어졌다.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접근하다가 미끄러지면 목숨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였다. 위험한 곳이다.

이런 지형을 slot canyon이라 부른다. 이러한 예로는 Antelope Canyon이 아주 유명하다.

 

8시 40분. 포웰 호수를 만났다.  Blue Pool이라 부를 수 밖에 없겠다.

 

글렌 케년 댐을 조성하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인공 호수이다. 콜로라도 강의 상류에 위치한다.

 

물만난 답사대원들.

 

물에 관심이 없는 사모님~

 

9시 10분. 글렌 캐년 댐에 왔다.

 

댐을 도로로 이용하지 않는다. 댐은 소중한 전략자원이라 소중하게 보호한다. 방문자 센터를 들어갈 때 권총 찬 보안요원의 주관하에 모든 짐의 보안검색을 실시하더라.

글렌 캐년을 건너는 Glen Canyon Dam Bridge.

 

방문자 센터에 전시되어 있는 글렌 캐년과 포웰 호수의 모형. 사진에서 아랫쪽의 넓은 캐년은 파리아 강과 콜로라도 강이 합류하는 부분. 파리아 강은 넓고, 콜로라도 강은 좁고 길다.^^

 

글렌 캐년 댐에 모인 물의 70%를 농업 용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높이 216m의 댐에 많은 물이 저수되어 있는데, 발전과 관련된 설비는 보이지 않는다. 댐의 모양이 부채꼴로 되어 있는 것은 댐의 길이는 짧지만 높이가 높아 수량이 많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압을 견디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수압을 이용해 지하에 설치된 8개의 발전 터빈을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수력 발전 방식을 저낙차식이라고 한다.

 

10시. Page 시내의 주유소에게 차량들의 배를 채워주었다. 열흘간 우리 팀과 함께 한 친구.

 

10시 20분. 페이지 교외에 김이 많이 새는 거대한 구조물이 보였다. 나바호 석탄 화력 발전소였다. Page에는 거대한 수력발전소와 화력 발전소가 모두 입지하고 있는 신기한 곳이다.

요기서 조금 더 가면 오른쪽에 slot canyon의 진수를 담고 있는 Antelope Canyon이 있었는데, 왜 방문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2023년에 해보고 있다. 길가에서 멀지 않던데...

 

11시 30분. 그때는 그냥 모르고 달렸다. 98번 도로를 그저 달렸다.

 

아... 멈추었다. 

 

캠핑카에 한번 타보고 싶어서 멈추었다.

 

눈으로 장난을 해보고 싶어서 멈추었다.

 

포웰 호수가 있던 페이지 일대는 상대적으로 저지대였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더니 눈이 쌓여 있고 침엽수의 관목이 보이더라.

 

11시 40분. 길가에 잠시 멈추었다. 길 건너편에 보이는 골짜기로 주욱 들어가면 유명한 'Navajo National Monument'를 볼 수 있는데 일정 관계상 들어가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Navajo National Monument? 이것이다. 거대한 사암의 동굴 내부에 인디언의 생활을 보여주는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사진 출처: https://www.travelinusa.us/navajo-national-monument-arizona/)

 

12시. Kayenta에 도착하였다.

 

160번, 163번 도로가 만나는 뽀인트이다. 163번 도로를 타고 왼쪽으로 달리면 모뉴먼트 밸리에 이르게 된다.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이다. 그래서 미국 국기와 함께 '나바호 네이션'의 깃발로 함께 게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점심을 먹는다. 인디언식 버거를 주문하였다는 증언이 남아 있다. 사진과 기억은 없다.

 

1시 30분. 배불리 먹고 직선 도로를 다시 달렸다. 눈 앞에 띠엄띠엄 나타난다. 옛날 즐겨보던 서부 영화 속의 주인공, 뷰트들이...

멋진 뷰트이다.

 

오후 2시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하였다. 미국 국기를 인디언이 차지하였다. 웰컴이다.

 

모뉴먼트 밸리를 상징하는 세개의 뷰트. 왼쪽부터 West Mitten Butte, East Mitten Butte, Merrick Butte라고 이름이 붙어 있다. 벙어리 장갑처럼 생겼기에 그러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아리조나 주와 유타 주의 경계에 위치하는 모뉴먼트 밸리는 나바호 부족의 영역에 속한다. 그래서 정식 명칭이 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이다.

페름기에서 쥬라기 중기의 퇴적암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의 모습은 수백만 년에 걸친 풍화와 침식 작용의 결과물이다. 퇴적암 사이에 관입된 화성암이 일부 지역에 분포하기도 한다.

 

방문자 센터에 설치된 전망대에서는 세 뷰트 세트가 아주 예쁘게 잘 보인다. 그리고 공원을 자연 그대로 보호하기 위해 비포장 상태로 유지되는 험로를 따라 Valley Drive를 즐겼다.

 

Valley Drive를 시작해보자.

미국 서부 영화 속에 많이도 등장하던 장면이다. 1938년에 제작된 존 포드 감독의 영화 '역마차'에서 시작되어 이후 '황야의 결투', ' 아파치 요새', '이지 라이더', '리오 그란데'를 비롯하여 '미션 임파서블 2', '백 투 더 퓨쳐 2', 포레스트 검프, '델마와 루이스', '노란 리본', '윈드 토커' 등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바 있다.

 

코끼리 뷰트.

 

세 자매.

 

존 포드 포인트.

 

낙타 뷰트.

 

토템 폴과 Yei Bi Chei.

 

썬더버드 메사.

 

기념할 만한 곳을 둘러 보았다. Monument Valley였다.

 

오후 5시 10분. 거위목 주립 공원에 도착하였다.

 

요렇게 S자 모양으로 산 후안 강이 흐르면서 깊은 골짜기를 만든 것이다. 강물은 아래로 침식을 하고, 그 사이에 땅 덩어리는 서서히 융기를 하면서 침식 작용이 계속되어 이런 모양을 만들었다. 낮에 지나온 Page 인근에서 콜로라도 강물이 똑같은 지형을 만들었다. 그곳은 말발굽 Horseshoe Bend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기념할만 한 곳이다. 기념 사진을 남기자.

 

단체 사진도 남아 있다.

 

시간이 많이 늦었다. 그랜드 캐년 언저리까지 달려가야 하는데 벌써 해가 저물려 한다.

6시인데 벌써 하늘이 어둡다. 모뉴먼트 밸리의 실루엣도 멋진 작품으로 다가온다.

 

밤 8시 30분. Tuba City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것 같다. 모두 넋이 나간 피곤한 얼굴들이다. 내얼굴은 아드님의 몰카인가???

 

밤 10시 30분. Tusayan의 숙소에 도착하였다. 다운~

그랜드캐년에서의 숙소에 혼선이 있어 지오트립 사장님께 문의하여 확인하였다. 윌리엄스가 아니라 투사얀이었으며, 숙소는 Grand Canyon Inn Express Hotel이었다. 익스프레스 호텔 체인이 지금은 Holyday Inn으로 바뀐 것 같다. 익스프레스 호텔을 검색하면 홀리데이 인이 나온다. GPS data logger를 가져갔으며, 호텔이나 식당 등의 간판 사진들이라도 모두 남겼으면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그렇게 디지털 카메라의 필름을 아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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