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월10일. 5시 기상. 구름 속에 달이 보인다.

 

어둠 속에 숨어서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잘못 해결했다. 아는 사람은 알기도 하겠지만 그냥 모르는 상태로 묻어두는 것이 덜 창피할 것 같다.

푸짐한 아침 식사.

 

활기찬 담소와 함께 짐을 정리한다. 

 

한쪽에서는 인증 사진 만들기로 떠들썩하다.

 

여기가 호텔이다.^^

 

06:52 출발한다.

 

07:20. Asale red rocks. 작은 물 구덩이. 온천이라고 한다. 손을 넣어보면 약간 미지근한 정도이다.

 

여러가지 미네랄과 소금 등이 엉겨 달라붙어 만들어진 덩어리. 정확하게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하는 것은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다. Who knows?

 

소금 침전물이 쌓인 호수 바닥을 가로질러 달린다. 저 멀리 보이는 야트막한 둔덕이 댈롤 화산지대이다.

 

07:50. 댈롤 도착. 주차장에서 하차. 생수 등을 챙겨 걷기 시작한다.

 

걷는다. 아직은 그래도 걸을 수 있다.

 

저짝에 총을 든 아저씨가 떨어져서 걸어간다. 

댈롤 화산지대는 에티오피아와 갈등 상태에 있는 에리트리아와의 국경 부근에 위치한다. 종종 문제가 발생하고는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들어갈 때는 무장한 경비용역을 대동하게 되어 있다. 여러 팀이 왔기에 여기 저기에 무장한 사람들이 보인다.

 

댈롤 화산지대에서는 1926년에 마지막 분화를 했다고 한다. 화산 중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으나 범위는 넓다.  

 

활화산이지만 분화 조짐을 보이질 않고 있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마음놓고 걸어다닐 수 있는 것일 것이다.

 

황성분을 많이 분출하고 있어 에티오피아의 옐로스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이 퐁퐁 솟아나온다. 그 물속에 포함된 물질이 결정화되면서 다채로운 색을 가진 여러가지 모양의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가스에서는 유황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가까이 가기 어렵다.

 

신기한 세상이다.

 

열대 바닷속 산호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밟아보면 쉽게 부서진다. 하지만 부서지는 단면은 날카로와 조심해야 한다.

 

황이 주성분인 황색의 노란 세상.

 

 

분출물이 소를 이루고 있기도 한다.

 

단을 이루기도 한다.

 

여럿이 모여 굴뚝을 만들었다.

 

묘한 환상 속의 세상이다.

 

그런 곳에 내가 왔어요~

 

우리 팀 기사들 중 한 분. 쩜프의 격이 다르다. 대단한 탄력의 소유자.

 

팝콘일까?

 

뜨끈한 김을 뜸을 들인다. 어떤 음식을 만드는가......

 

마치 유채꽃밭에 온 것만 같다.

 

모여라. 찍자.

 

10:15. 계곡 도착. 이름? 없다.

댈롤 화산 지대 아랫 쪽에 있다.

 

묘한 지형.

 

아주 고운 입자의 퇴적물로 구성된 지형인 것 같았다.

 

간헐적으로 내린 강수로 인해 일부 지역에 진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10:28. 온천이다. 물이 부글부글 끓는다. 기포의 발생때문에 끓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나 여기 왔다 간다.

 

10:50. 유명한 소금 광산이다.

 

한쪽에는 낙타들이 쉬면서 대기하고 있다. 소금 덩어리들이 준비되면 고단한 발걸음을 해야 할 것이다.

 

오랜 시간 증발로 저지대의 바닥에서 만들어진 소금이다. 호수 바닥을 이루고 있다. 도끼질하여 잘라낸다. 

 

나무 막대기를 이용하여 떼넨다.

 

다듬어 일정한 두께의 사각형 모양을 만든다.

 

일정한 크기로 가공한다.

 

덩어리에 한번 손가락을 대보려 했다가 혼났다.ㅠ.ㅠ

 

묶는다. 포장 과정이랄까.

 

낙타에 싣는다.

 

계속 싣는다.

 

야이눔아~ 고만 좀 실어~

 

뜨거운 햇볕, 뜨거운 작업장.

 

EBS에서 방송하였던 댈롤 화산지대의 소금광산 이야기.

http://clipbank.ebs.co.kr/clip/view?clipUuid=149b6075-81b7-49c5-812f-d6fe10b26586&inflowtype=12

 

 

11:30. 아지트에 도착하여 짐을 모두 챙긴다.

11:44. 출발. 메켈레를 향한다.

길가에 보이는 광산. 무슨 자원을 채굴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12:20. 식사할 장소를 찾았다. 지난 밤을 신세졌던 곳은 파리가 많아 식사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로 산 속을 찾아 들어왔다. 물만 만나면 들어가는 분들은 물을 즐기시고...

소풍식 식사를 했다. 일행에 요리사가 내내 따라다니면서 식사를 준비하였다.

 

누가 재래시장을 들러보자 했을까? 성사!

13:40. Shaahigubi.

 

장날이다. 인근 지역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다.

그런데 이들에게 우리 일행이 구경꺼리이다. 이런 외국인들이 이곳을 언제 찾아들었을까. 구경꺼리가 될 수 밖에.

그런데 자기들 사진 찍지 말라고 "노 뽀또"를 외치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일행이 시장에서 구입한 샌들. 에티오피아의 국민 신발이라 불린다. 3딸라.

 

"KEMISE"는 아디스 아바바 북동쪽에 위치한 지방 이름이다.

HIGH QUALITY PRODUCT

MADE IN ETHIOPIA

 

다나킬 저지대를 벗어난다. 저 위로 올라가면 된다.^^

 

에티오피아 고원 혹은 아비시니아 고원 위를 다시 달린다.

 

길가에 보이던 예쁘게 단장된 집들. 도로에서 보이는 쪽에만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잠시 차가 정차하였을 때면 아이들이 달려들며 "펜"이라고 외치곤 했다. 아.....ㅠ.ㅠ...

 

15:05. Agula. 메켈레 일대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전망 좋다.

 

메켈레. 큰 도시이다. 곳곳에서 도로가 정체되는 것을 체험하였다.

 

16:15. 공항 도착. 2박 3일간 우리 일행의 모든 뒤치닥거리를 해주었던 기사들과 이별의 시간. 팁을 건넨 분도 계시고.

군인이 공항 입구에서 여권 검사를 한다. 청사 들어오면서 보안 검색. 카메라가 들어 있는 가방은 모두 열어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이런 경우에 '왜?'라는 의문을 가지면 안되더라. 그냥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메켈레 공항에 석양이 내린다.

 

티켓.

 

비행기까지 걸어가서 탑승한다.

 

 

19:30.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도착하였다. 후다닥 나간다.

20:17. 레인보우 코리안 레스토런트에 도착.

 

메뉴를 김치찌개로 예약하였다. 먹을 만 하였다. 맛있었다.

 

처음 보았다. 중국에서 제조한 참이슬이라니...

 

역시 피곤했던 하루. 

역시 말도 안되는 이른 시각에 잠에 빠진다.

 

 

 

728x90
728x90

 

1월 9일이 밝았다. 아니 안밝았다!

그런데도 잘들 일어나신다. 나야....강제 기상. 부시시.

 

씻을 물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챙겼다. 샤워티슈라는 것을 처음 사용해보았다. 세상에 별 것이 다 있더라.

양치는 가그린으로 대신한다. 역하다.ㅠ.ㅠ.

그런데, 침낭을 보니 거꾸로 들어가서 잤다더라. 처음 본 침낭의 사용법을 몰랐더라.ㅎㅎㅎ

 

 

어둠 속에서 짐을 챙긴다. 누가 사진을 보더라도 어둡다는 것을 바로 인정할 것이다!!

 

옆집도 챙긴다. 옆집도 어둡다.

 

인원 점검후 하산한다. 04:46 출발. 깜깜하다.

 

어둠이 조금씩 물러간다.

 

유동성이 큰 용암이라는 현무암 위를 걸어서 하산한다.

 

걷는다. 낙타를 이용하여 생수 등을 운반하였다.

 

하산길에 모르는 분과 대화를 하면서 내려왔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고 했다. 부부가 같이 오셨는데.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일에 대한 사고방식, 사업 환경, 부족 간의 갈등, 정부의 부패 등에 대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07:58.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였다. 하산하는데 세 시간 반가까이 걸렸다. 그런데 매뉴얼에는 등산하는데 그만큼 걸린다고 되어 있었다. 아주 작은 차이.

간단히 손을 씻고  아침 식사를 한다. 라이스 스프, 과일, 스크램블드 에그, 빵, 차, 커피 등, 진수 성찬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그린을 사용하여 양치를 했다고 치는 것으로 한다. 냄새 독하다.

 

08:40. 4X4 찝차들 출발한다. 길가 아무 곳이나 널려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에티오피아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는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데, 그 폐기물에 대한 조치는 전혀 취해지고 있지 않았다. 나중에 심각한 환경 문제로 다가올 텐데..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길가에 많이 보이길래 질문하였다. 뭐냐고. 사해나무라고 했다. 고도가 높은 곳에는 거의 없고 낮은 곳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한다.  열매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나뭇가지는 말려서 가옥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 같다.

 

사막야자나무라고 한다.

 

주유소에 잠시 정차하여 주유하였다.

 

01:30. Abala. 어제 커피 마셨던 그집. 파스타 한 접시와 맥주 한 병. 또 한 병.

 

자꾸 차를 세우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소릴 지르고 이야기를 하고 하길래, 이 사람들이 이 동네 저 동네 아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하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염소 한 마리 수배하는 것이었다.

 

16:30. 숙소인 Hamadela에 도착하였다. 찝차의 지붕에는 내내 울음 소리를 내던 염소가 실려 있다.

 

어제의 화산보다 숙박 시설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침대도 있다!

 

소금호수에 가서 썬쎗 파티를 한다고 한다.

소금호수를 달린다. 말라붙은 논바닥같다. 색은 다르지만...

 

소금 캬라반의 이동 행렬이 보인다. 소금 캬라반이다.

 

바닥이 하얗다. 소금호수다.

 

뛰어보자 폴짝!

 

다시 뛰어보자 포올짝!

 

석양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날이 흐려 석양은 보았다고 치고, 파티만 한다. 간단한 땐쓰 타임~

 

연세드신 분들이라 흥이 좀 짧다. 기사 아저씨들끼리 흥을 이어가다가 와인 한 잔씩 마시고 숙소로 이동한다.

 

날이 금방 어두워진다. 불빛이 하나 없어도 소금 캬라반의 행렬은 신기하게 길을 잘 찾아간다.

 

장거리를 이동했다. 오늘도 피곤한 하루. 

어둠 속에 저녁을 떼우고 침대에 침낭을 깔고 눕는다. 그러고 보니 함께 이곳으로 온 염소가 사라졌다. 어디로?

오늘은 침낭의 방향을 제대로 찾아 들어간다. 별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기회인데, 날이 흐려 꽝이다.

시간을 확인하니 무려 20:52.

이렇게 일찍 잠들면 벌받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나가 잠에 빠진다. 

 

728x90
728x90

1월8일. 다나킬 저지대로 가야 한다. 먼 길이다. 새벽에 일어나 일정을 서둔다.

04:20 알람. 05:00 아침. 원래 예정에는 도시락을 때우는 것이었는데, 호텔에서 준비를 해주어 서둘러 먹고 출발한다. 05:38.

아디스 아바바 국내선 공항. 깜깜하다.

 

06:15 보딩을 시작하길래 탑승하였다. 비행기 안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이 남자들도 샤워캡을 쓰고 있다. 신기하다. 기내식으로 빵 한 개.

아래로 에티오피아 고원이 보인다.

 

메켈레 공항에 도착하였다. 쌩쌩해 보인다. 아직은....피부도 탱탱하다.^^ 아직은....

 

메켈레 국제 공항.

 

동아프리카 대지구대 일정을 함께할 동지들. 조별로 나누어 탑승하고 짐을 싣고 달린다.

 

달구지와 함께.

 

풍력 발전기들이 보인다. 바람이 없는 날이라 모두 쉬고 있다.

1MW급 터빈을 갖춘 발전기 30기가 있다고 한다. Ashegoda Wind Farm.

바람에 날릴까 하여 큰으로 묶어 놓은 것처럼 보여 허접한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아프리카 지역의 재활용 에너지 자원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vergnet.com/project/ethiopia-ashegoda/

 

날이 흐리더니 비도 내린다. 

알고 보았더니 내가 탑승한 SUV는 특수 차량이었다. 비가 내려 유리창을 통해 밖이 안보여도 크루즈가 가능한....

와이퍼가 없다. 나는 안보이는데 기사 아저씨는 잘도 달린다.ㅠ.ㅠ

 

소 떼도 빗속을 우산없이 걸어간다. 소 사육을 참 많이 하더라.

 

북반구의 사바나 기후 지역이면 1월달이 우기에 해당하는가....

 

갑자기 나타난 절벽. 

이곳이 동아프리카 대지구대의 현장이었다. 2,000미터 대의 고원 지대에서 해수면 아래의 높이까지 내려간다.

 

메켈레를 출발하여 고원지대를 동쪽으로 달렸다. 화살표 뽀인트. 급경사를 따라 내려가면 아발라에 도착한다.

 

이렇게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 거대한 단층대가 형성되어 있다. 지각판이 갈라지는 현장이다.

 

에티오피아 부분이다. 에티오피아 고원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북동부의 저지대가 다나킬이다.

 

이스트 아프리카 리프트 밸리에 왔다 하는 셀피.

 

구름이 저 위에 걸려 있다. 교통 및 무역 중심지 Abala이다. 해발 1,482m.

화물차가 많이 보이는데, 무슨 짐을 가득 실은 것일까? 이 오지에 포장 도로가 있다는 것은 어떤 필요성 때문일까?

potash, 잿물, 칼륨 광석 채굴 때문은 아닌가 하고 일단 추정만 해본다.

 

생수 배달을 하는 나귀와 소년. 

건조한 지역이라 물이 부족하고 마실 물의 상당 부분을 생수로 공급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어디나 생수를 담았던 플라스틱 쪼가리가 널려 있다. 재활용 혹은 폐기물 쓰레기의 수거라는 개념이 아직은 요원한 동네이다.

 

건축 붐?

 

먼(?) 길을 달려왔으니 쉬어 간다. 커피 한잔 시켜 놓고~

 

다시 힘내서 달린다.

힘빠진 트럭 옆을 지나서.

 

길가에 보이는 농가들. 목축이 생업인 것으로 보인다.

 

 

가옥의 상태들이 열악해 보였지만 걱정해줄 필요 없다고 한다. 다들 소고기 먹고 잘 산다고. 소를 주로 사육하기에.^^

 

점점 고도가 낮아진다.

 

지각판이 갈라진 현장임을 실감한다. 도처에 널려 있는 화산암. 대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유동성이 큰 현무암일 것이라고 찍는다!

 

잘 만들어진 포장도로에서 옆으로 좌회전.

 

각 차량 배틀 시작이다. 먼지 만들기~

 

야생 낙타들의 놀이터였다. 자연산 낙타이다.

 

Kusrawad. 물을 어케 해볼라고 했었다는 증표가 세워져 있다.

 

음. 마을이다....................................

 

여행객들에게 임시로 빌려주는 가옥이다. 제일 낫다. 식당이다.

 

한 접시씩 받아서 먹는다. 늦은 점심이다. 오후 두시 반이었다.

 

다시 달려 도착한 곳. 베이스 캠프. 군 주둔지이다. 하나하나가 막사. 에피오피아와 인접한 에리트레아 두 국가는 전쟁을 겪었다. 분쟁이 상존하기에 국경 인근에 군 주둔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대 사정은 아주 열악해 보인다.

 

저 쪽에서 장병들이 점호를 신나게 하고 있다. 박수치며 노래를 부르더라. 일석점호일까??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을 챙겨 짊어지고 트래킹을 시작한다. 해가 넘어가려 한다. 좀 많이 늦었다.

 

기운이 좀 있을 때,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지 모를 때, 그 때 기념 사진을 남긴다. 모두들 기운이 넘친다. 아직은.......

 

이것이 그 무엇이냐, 유동성이 큰 용암이여. 잔뜩 주름진 돌의 모습이 신기하다.

 

걷는 것은 나한테 쥐약이다. 널부러진다.

 

그래도 조오기에 불덩이가 보인다. 머지 않은 것 같아 마지막 힘을 쥐어짜 걷기를 계속 한다.

 

드디어 도착했단다. 밤 9시20분쯤. Erta Ale 화산. 해발 613m.

Erta Ale는 현지 지역어로 "연기나는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단다.

돌을 둥글게 쌓아올리고 지붕에 막대기 몇 개 올린 집들이 여기저기 있는 곳이다. 늠름한 가이드 둘과 같은 롯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가방을 던져 두고 발걸음이 늦은 분들을 기다린다. 저녁을 먹고 볼 것인가, 보고 와서 먹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 조율.

 

이미 늦었기에 먼저 보고 먹기로 의견이 모였다. 분화구로 향한다. 

 

분화구의 바깥쪽은 경사가 완만하여 오르기가 쉽지만 안쪽은 급경사다. 게다가 깜깜한 밤중. 다섯시간 가까이 걸어오는 중간에 해가 졌다. 준비한 플래시의 전원이 없어졌다. 다들 비장의 무기. 최첨단 플래시를 사용한다. 스마트폰! 아주 비싼 플래시다.

 

한 발 한 발, 조심조심. 싱싱한 화산암이다. 아주 쉽게 부서진다. 

 

많은 분들이 작품 활동을 바로 시작하신다.

 

용암이 끓는 활화산의 분화구이다. 쫄린다. 조심조심 다가가본다.

 

연기가 심하게 발생하여 깨끗한 영상을 담기가 어려웠다.

 

잘 안보이기는 하지만 용암이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김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분명히 연기일 것이다. 냄새도 고약하고 눈도 따갑다.

이 지역은 아파르 족의 영역이다. 그들의 말로 Erta Ale는 "연기를 내뿜는 산"을 뜻한다고 한다. '불' 보다는 '연기'. 연기를 충분히 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10분 정도 분화구 주변에 있었던 것 같다. 10분.

 

분화구 주변의 암석이 상당히 부실하다. 잘 부서져 어둠 속에서 걷다가 다칠 수도 있겠더라.

 

조심조심 숙소인 롯지로 귀환한다. 아주 늦은 저녁이다. 우리를 기다리느라 많이 불었다. 파스타. 배고프지만 먹기는 힘이 든다. 적당히 멈춘다.

침낭을 꺼낸다. 역사적인 날이다. 침낭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이제 1회 사용해 본 날이다.

 

지붕이 있기는 있다. 비가 오면 비를 맞겠지만 비가 잘 오지 않는 동네라 통과...

 

다섯 시간 가까이 현무암이 깔린 길이 아닌 길을 따라 걸었다. 힘들었다. 대충 양치하는 척만 하고 쓰러진다.

푹 자고 싶었다. 아주 푸욱~

하지만, 내일 4시 기상하라는 지령이 있다. 허어어얼~

 

728x90

'아프리카 > 에티오피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0110_에티오피아_Dallol  (2) 2018.04.15
20180109_에티오피아_다나킬  (0) 2018.04.15
20180107_아프리카_에티오피아  (0) 2018.04.14
728x90

 

2018년 1월 6일. 다른 때의 여행보다 준비에 애를 먹었다. 처음 가보는 세상, 아프리카. 여행 일정이 길고, 남북 간의 위도 차이가 커서 날씨에 대비하기가 어려웠다. 열대, 온대, 건조 기후에 모두 대비해야 했다. 

전체 일정이다.

에티오피아 - 탄자니아 - 케냐 -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 나미비아 -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8개국가에 발을 디뎠다.

 

인천공항 17:30 K 카운터 앞에 모였다가 발권을 하였다.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한다. A380. 두바이 경유. 

 

몇 번 외국을 다녀보았다고 출국장 게이트 앞에 있어도 그냥 덤덤할 뿐이다. 초기에는 창에 붙어 밖에 보이는 비행기들을 사진으로 담고는 했는데...

 

이렇게 두바이로 날아갔다. 6,735km를 날아간다.

 

마눌님의 지령이 있었다. 자그마한 팔찌 하나 가져오라는. 사진을 카톡으로 받아 매장마다 뒤졌다. 없었다. 나중에 귀국하여 미국 본사에서 직구하여 상납하였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한다. B777-300.

 

이렇게 날아갔다. 2,520km. 사우디아라비아를 피해서 난다. 원래 비행경로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인가, 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 사이의 관계가 돈독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 때문인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도착하였다. 요상한 그림들은  에티오피아의 공용어 중 하나인 암하릭 어 일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로 독립을 유지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주변국가들은 거의 이슬람으로 변모하였으나 기독교 정교의 유산을 갖고 있기도 하다. 13월까지 있는 고유의 에티오피아력을 사용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고원 지대를 이루며, 고원의 대부분 지역이 현무암으로 덮여 있다. 저지대보다는 고원 지대에 대부분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아디스아바바의 해발고도는 2,400m 정도이다. 북동부의 Afar 지역은 다나킬 저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지도의 저작권은 저작권을 가진 저작권자에게 있다. 아마도 MAPHILL일 것 같다.)

 

 

아디스아바바 공항. 현지 안내인과 미팅후 바로 일정을 시작한다.

 

트리니티 성당. 남녀의 출입구가 다르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너무 예쁘다.

 

종교가 곧 국가인 것일까? 성당 내부에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1942년 이탈리아와의 전쟁에서 희생된 용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셀라시에 황제가 세웠기 때문인지도.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가 전사한 122명의 유해도 안장되어 있다고 한다.

황제와 황후도 이곳에 잠들고....

 

성당 내부. 유럽의 식민 지배를 막기 위해 격하게 저항하였지만 유럽의 문화는 그대로 스며들었다.

 

에티오피아 국립 박물관.

 

320만 년 전쯤에 살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루시"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루시'다.

 

그녀의 나이는 320만 살. 나보다 많다.ㅎㅎㅎ

 

 

인류의 조상에 대한 호기심을 불태우는(?) 관람객들. 보고, 기록하고, 묻고, 듣는다.

 

1974년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UN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였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장 용맹한 군대를 파병해준 나라, 에티오피아이다. 자신들이 이탈리아의 침공으로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움을 요청한 어느 나라도 응해주지 않았던 경험 때문이란다. 약소국의 서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디스 아바바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이 있다.

 

강원도 지역의 전선에 투입되어 여러 전투에 참전하였다. 122명 전사, 535명 부상.

전쟁고아들을 보살피는 등 직접적인 전투 이외의 인도주의적인 도움도 많았다고 한다.

 

전사자들의 기록물이다.

 

고마운 분들. 함께 묵념을 올리고, 왔다 하는 기념 사진 하나도 만들었다.

 

이탈리아 침공 방어 기념비. 우뚝 솟아 있다.

 

시내를 지나는 젊은이들.

 

원래 일정에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하는 Merkato 재래시장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헌데 1월7일이 에티오피아력으로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그래서 시장의 문을 열지 않아 일정에서 제외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 하면 장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목이고, 젊은이들 중심으로 집 밖을 떠돌며 뭔가 하는데, 이곳에서는 모두 집안에서 뭔가 하는 모양이다. 문화의 차이를 실감한다.

숙소인 Mosaic Hotel 로비. 메리 크리스마스~

 

에티오피아 하면 커피다. 커피 원산지. 아라비아를 통해 확산되었기에 '아라비카' 종의 커피라 한다. 다른 종류의 커피로는 '로부스타'가 있다.

아프리카 커피 생산량 1위이며, 커피 세레모니도 유명하다. 그 세레모니 판을 벌렸다. 

커피 세레모니는 찾아오는 손님을 접대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연장자나 젊은 여인이 주관을 한다.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주변에 윤기가 흐르는 나뭇잎 케트마를 깐다.  씨니 Cini라고 불리는 손잡이가 없는 작은 커피잔들을 나무 테이블 레케봇 Rekebot 위에 가지런히 정돈한다.

손님들 앞에서 커피콩을 볶고 그것을 절구에 빻은 다음, 토기로 만든 주전자 제베나 Jebena에 물과 커피가루를 넣고 끓인다.

 

커리를 끓였던 숯 위에 송진 덩어리를 넣어 연기를 피운다. 확실치는 않다. 무언가 하얀 덩어리를 넣어 연기를 피우는 데 무엇이냐 질문하니 송진 덩어리라고 했다.

 

제베나에 끓인 커피를 씨니에 나누어 담아 손님들에게 전달한다. 기호에 따라 소금을 넣거나 그냥 마신다. 

 

커피 인심봐라~ 리필도 해준다. 맛은? 매우 쓰다! 볶아 빻은 가루로 바로 끓여 그대로 마시는 커피라 커피의 여러가지 맛 중에서 쓴맛이 압도적이다.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농장을 방문하여 마신 커피도 무지막지하게 썼었는데...

 

매뉴얼에 의하면 초청받아간 집에서 커피 세레모니를 하면 기본 석잔을 마셔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한 잔도 못 비운다.^^

 

이렇게 기나 긴 하루가 저물었다.

내일은 동아프리카 대지구대로 떠난다. 그래서 비박 형태의 짐을 따로 꾸린다.

쉰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