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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3일 월요일에 소주의 명소인 졸정원을 관람하고 호구탑을 방문하였다. 이후 부근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山塘河를 따라 7리를 이동하였다.

 

 

10시 50분. '吳中第一山' 虎丘에 도착하였다.

臥薪嘗膽과 吳越同舟라는 사자성어의 주인공인 BC 5~6세기 吳王 闔閭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서 "吳"를 강조하는 것이다. 합려의 무덤가 하얀 호랑이가 앉아 있었다는 일화를 토대로 이곳을 '虎丘'라고 부르게 되었다. 지금은 오왕 이야기 보다는 정상의 호구탑이 더 유명하다. 호구탑은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울어져 있어 "동양의 피사탑"이라 불린다.

 

 

멀리 동산위로 '호구탑'의 윗부분이 보인다.

 

 

입구에서 반겨주는 자그마한(^^) 향로.

 

 

'호랑이 언덕' 호구의 지도이다. 운암사탑을 호구탑이라고 부른다.

 

군밤의 유혹.

 

 

입구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이쪽은 차량용이라고 오른쪽의 쪽문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오중제일산'으로 들어간다.

 

호구산 풍경구 안내지도가 안내되어 있다. 인공 물길 環山河로 둘러싸인 섬이다.

 

 

또 문을 지나간다. 斷梁展이다.

 

 

길가에 憨憨泉이 위치하고 있는데, 손때가 엄청나다. 표석에서는 글자 한자를 빼먹었다.

 

완경사 사면을 따라 올라간다.

 

돌이 깨졌다. 너른 평야 위에 돌산이 있다 보니 깨진 부분 마다 칼과 연관지은 스토리를 만들었다. 試劍石이란다. 오왕 합려가 명검을 시험하기 위해 잘랐다고... 

 

 

古真娘墓. '진낭'의 묘. '진낭'의 미모를 탐한 어느 사대부의 희롱에 힘겨워 하다가 자결했다는 그녀의 묘라고 한다.

 

千人石. 천 명의 사람들이 올라설 수 있을 정도의 넓은 너럭바위라고...

 

虎丘 劍池.

 

"虎丘 劍池" 각자 오른쪽의 석조 건물이 二仙亭이고, 그 오른쪽으로 지붕만 보이는 것이 可中亭이다. 

 

云岩寺 쪽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로 자그마한 白蓮池.

 

여기도 별유동천이다. 

 

'검'의 전설이 잠긴 劍池.

오왕 합려의 왕릉을 만들 때 명검 3천 자루와 기타등등의 보물을 순장했는데 도굴꾼들이 찾지 못했다 한다. 그곳에 물이 차니, 이곳을 '검지'라 이름지었다.

 

 

'가중정'을 지나 열심히 돌계단을 힘차게 오르는 여행객 1.

 

이 문을 지나면 '解脫'에 이르게 된다.

 

한번 더 문을 지나면...

 

 

기울어진 운암사탑, 호구탑을 만난다. 호구산 정상이다. 눈으로 대충 보니 3.5도 정도 기울었다^^

아랫쪽에서 위를 향해 사진을 찍으니 '발'이 길어보이는 사진이 만들어진다.

 

호구탑 주변을 둘러싼 담장과 탑을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운암사탑은 959년 後周 때 착공하여 961년 北宋 태조때 완공된 누각식 탑이다. 송나라 때 건립된 탑들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구조도 정교한 것으로 이름나 있다. 벽돌로 목조건축을 모방하여 쌓아올린 7층의 8각형 전탑으로, 높이는 47.5m이다.

1957년 기울어진 탑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창건연대를 밝힐 수 있는 석함이 발견된 바 있으며, 탑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여 더 이상 기울어지지 않고 현재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입구와 출구가 다르다. 일행 중 미아가 발생했었지만 잘 찾았다.

 

11시 50분. 호구탑 남문 부근의 선착장에서 기다리니 우리 팀 전용 유람선이 도착한다.

 

山塘河를 따라 유람선으로 7리를 흘러간다. 

 

간간히 물가에 사찰들이 보이기도 한다.

 

낡아서 좀 위태로워 보이는 구간도 보인다.

 

산당하를 흐르는 유람선 내부의 모습.

 

꽃화분들이 예쁘다.

 

산당하는 교통로이기도 하고, 빨래터이기도 하다.

다른 수향을 방문했을 때도 같은 질문을 현지 가이드에게 하는 것을 들었었다. 물이 찰랑찰랑 하는 것을 보시고 불안하셨던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 좀 왔다 하면 그냥 넘쳐버리니까...

수위를 조절하는 장치가 있다고 안내를 하더라. 과연? 

양쯔강이라 불리는 장강의 하류 부분은 무진장 넓은 저평한 평야지대이다. 강도 크고 주변에 '태호'와 같은 큰 호수가 있다. 하천의 유역 면적이 워낙 넓고 큰 호수들이 많아 많은 비가 내리면 넓은 범위로 퍼져 버리고 호수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수향'의 물높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물론 태풍이 달려들어 갑자기 많은 비를 뿌리면 일시적으로 수해를 입을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소주와 그 주변을 나타낸 지도이다. 양쯔강도 큰 강이지만 그 주변에는 太湖를 비롯한 수많은 '큰 호수'들이 형성되어 있다. '큰 비'가 오면 그 호수들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강의 수위를 낮춰주고 갈수기에 수위가 낮아지면 수많은 '물 저장고'인 호수들의 물이 빠져나오면서 물을 공급해주게 되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강남 지역은 어지간해서는 수많은 水鄕들의 수위 변화를 겪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늘 물과 함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강남수향의 물길들의 수위는 자연이 조절해주는 것이다! 가끔 그 범위를 넘어서는 변화가 급작스럽게 발생하면? 난리나는 것이고...... 물난리...

 

 

산당하 주변은 관광지로 적극 각색되어 개발된 곳이 아니라 그냥 현재 이곳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간이다. 자연스럽게 그러한 삶의 모습을 살피게 된다.

 

뜰채가 장비된 동력선이 지난다. 물위를 청소하는 팀으로 보인다.

 

붉은 등이 달린 것을 보니 식당일 것이다. 배를 타고 와서 식사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을까??

 

마주쳐 지나가는 다른 유람선. 작은 다리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지붕이 낮게 설계되어 있다.

 

유람선은 동력선도 있고, 무동력선도 있다. 

 

'산당하' 물길이 이 동네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12시 25분 쯤에 선착장에 도착하여 하선하였다. 약 30분 정도를 유람선을 타고 흘러내려온 것이다.

 

점심을 만나기 위해 식당을 찾아가는 길. 복원된 창문(阊門)을 지난다.

 

길을 달리는 오토바이의 앞을 막아주는 옷. 겨울에나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필요할 듯 싶은데 이걸 늘 장착하고 다니는 오토바이들이 많더라. 여름에 떼었다가 겨울에 붙였다 하는 것이 귀찮아 그냥 달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전하더라.

 

12시 반. 식당 王記姚家味에 도착하였다. 프란차이즈 식당인가보다. '西中市店'이란다.

 

이번 여정에서의 '마지막 만찬'이었다. 맛있게 마무리하였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유람선으로 지나온 '산당하'와는 다른 '산당가' 거리를 걸어보았다. 단체로 움직이는 자유시간이었다.

 

'산당가 Shantang Jie' 거리 표지판.

'산당가'는 소주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이다. 소주를 찾는 여행자라면 산단가를 들르기에 언제나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옛 정취를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고도 한다.

 

'소주산당가' 표지석이다.

 

월요일 한낮이라 그런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는 않았다.

 

중간에 위치한 通贵桥가 유명한 포인트라고 한다. 안내 표지판에 한글도 있다. 통귀교를 지키는 귀하신 석물도 있다. '通貴狸'(통귀교의 삵)이라고 이름표가 옆에 있다.

 

통귀교 위에서 바라본 산당하 물길.

 

'7리 산당' 안내도.

 

이제 '신민교' 위에서 七里山塘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

 

버스기사에 연락하고 버스와 랑데뷰하길 기다리는 포인트가 '신민교 주차장' 앞이었다. 안내판에 한글이 표시되어 있어 신기했다.

 

 

무사히 버스에 모두 승차하고 홍교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의 구매 대행이 있었다. 자기부상열차에서 하차하여 버스에 탑승하고 달릴 때 맛을 보라며 나누어주었던 '대추-호두 과자'가 있었고, 식당 마다 차를 내어주지 않고 맹물만 나왔는데 현지 가이드가 보이찻잎을 끓여 나오게 한 적이 있었다. 두가지 중에 괜찮았다 싶은 것이 있으면 구매를 대행해줄 수 있다고 한 바 있었다.

과자에는 관심이 없었고, "보이차 티백"만 주문했다. 그런데 돈이 없잖아~

알리페이로 지불을 하려 했는데, 데이터 로밍을 안하여 왔더니 돈 건네주기가 안되는 것이었다. 가게에서 지불할 때는 잘 가져가는데 개인간의 거래는 안되더라. 그래서 주문 취소. 앗싸~

 

공항에서 그냥 건네주더라. 한국에 가서 이체 시켜달라고 국민은행 계좌번호를 주는 것이었다.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 공항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 알리페이를 통해 송금하고 마무리했다. 수수료를 꽤 먹더라~ 

 

 

중국에서 출국을 위한 건강신고서를 스맛폰에 모두 담아왔더라. 아이폰 끼리는 날려주는 것이 가능하여 그렇게 하여 갤럭시 사용자들은 사진으로 찍었다. 비행기표 받고 짐 붙이고 출국 수속을 받고 게이트에서 기다리다가 보딩시작되어 자리 잡고 앉았다.

A321-200 기종의 여객기였다.

 

6시 10분에 출발했다. 남은 비행거리가 866km라고 비행정보에 뜨더라.

승무원이 나눠주는 대한민국 입국용 건강상태조사서를 작성하고, 나눠주는 기내식을 자알 먹었다.

 

그리고 김포공항으로 날아왔다. 866km 거리를 멀리 돌아서 1,152km 날아왔다. 왜 직선으로 날지 않을까? 기름이 남아도나??

 

7시 56분에 착륙하였다.

입국 수속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짐도 빨리 나오더라. 공항버스 타기 위해 다른 분들께 서둘러 인사드리고 출국장으로 뛰었다. 시간표를 보니 10분 전에 출발했단다.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밤 10시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10시 54분에 노원역 정류장에 하차하여 택시로 귀가했다.

 

이렇게 그렇게 재밌고 신기한 3박4일에 걸친 중국 강남수향 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점점 여행용 체력이 딸리기 시작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다음엔?

 


 

 

중국 현지에서 구매대행으로 구입한 보이차. 한 알씩 물에 타서 끓여먹으면 되는 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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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3일 월요일에 눈을 떴더니 중국 강남수향에 있었더라.

6시반에 웨이크업 콜이 왔다. 7시에 식사 시작하는 식당에서 간단히 푸짐하게 아침을 먹고 Water Town, 水鄕의 아침 물안개를 느껴보고 싶어 주변 산책을 나섰다.

 

리조트 입구의 거대한 코끼리들이 수고를 하는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동리호변에 그럴듯한 분위기의 정자가 하나 있더라. 물안개는 한참 전에 끝나버렸을 것 같다. 햇님께서 강렬하게 반겨주시는 아침이다.

 

저쪽 멀리 호수면에 선착장이 보인다. 나성주를 들락거리는 배가 출발하는 곳이다.

 

8시에 출발할 예정이다. 짐을 챙기기 위해 계단을 오른다.

 

 

사흘을 함께 했던 버스가 다른 일정을 위해 떠나고 새로운 버스와 기사로 교체되었다. 

8시 6분. 탑승 완료 및 인원 점검완료. 苏州市를 향해 출발했다. 소주에서 예정대로 졸정원, 호구탑, 7리산당을 만났다.

蘇州는 다른 수향들과 스케일이 완전히 다른 곳이다. 그동안 다녀온 주가각, 서당, 오진, 주장, 동리 등이 작은 마을 수준이었다면, 소주는 거대한 고성이라 할 수 있다. '경항대운하'라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북경과 연결되는 대운하의 시작점이라 볼 수도 있다. 주변의 수많은 '강남수향"들에서 물줄기를 타고 실려온 모든 물자들이 일단 소주에 모였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지는 물자의 집산지 역할을 담당하면서 일찍부터 대도시로 성장하였다.

1천년 이상을 소주는 중국의 주류 한인들에게 꿈의 도시였다. 이민족의 지배를 받을 때마다 한족의 인재들이 소주로 모여들었고, 중앙 정계에서 물러난 사람들도 소주로 몰려들면서 소주가 쌓아올린 부와 문화의 수준이 높아져 소주는 '중국의 藝鄕'이 되었다. 그들의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정원으로 꾸며 문화적 수준을 과시했는데, 이를 중국에서는 "園林"이라 부른다. 19세기 이후 주요 화물 운송로로서 운하의 기능이 사라지면서 소주의 위치를 상해가 차지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소주는 중국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남아 있다. 과거의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아함과 단아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藝鄕으로서의 흔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원림일 것이다.

 

소주에는 명나라 때부터 발달한 많은 전통적인 정원들이 있다. 중국의 정원을 연구한 '최부득'교수에 의하면 중국 강남에 주요 26개 원림 중에 소주에만 8곳이 위치한다. 1961년 중국의 국무원에서 중국 전통의 최우수 정원 건축물로 苏州市拙政园, 北京市颐和园, 承德市避暑山庄, 苏州市留园을 발표하였다. 이른바 중국의 4대 정원이라 일컬어지는 정원들인데 소주의 졸정원과 유원이 포함되어 있어 소주의 '원림'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소주의 4대 정원으로는 졸정원, 유원, 사자림, 창랑정이 꼽히고 있다.

소주에는 정계에서 은퇴한 지식인이나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두지 않은 문인들이 자신의 취향대로 성정을 도야하면서 생활해 온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다. 따라서 소주의 정원, 원림들은 궁궐이나 사찰의 부분으로 발달한 정원과는 다른 성격의 사적인 부분이 많다는 특색이 있다. 이를 私家園林 또는 第宅園林이라 부르는데, 정원 안에는 마음 맞는 선비들을 초대하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廳堂, 독서나 그림, 서예 등으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서재인 齋館, 그리고 편안하게 앉아 주변의 자연을 감상하는 정자누각들이 배치되었다.

(출처: 최부득, 건축가가 찾아간 중국정원)

 

 

GEOTRIP과 함께 하는 이번 2023년 10월의 강남수향 여정에서는 주가각의 과식원, 동리의 퇴사원과 진주탑원을 방문한 바 있다. 오늘은 그림 속의 용에 눈을 그려넣는 날이다. 그를 위해 졸정원을 찾아왔다.

 

 

9시쯤 졸정원 주변에 위치한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하차하여 소주의 예술 속에 흠뻑 빠질 준비를 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졸정원을 만나게 된다. 뽕뚫린 월문, 월량문을 지나면 검표소가 있고, 무사히 통과하면 '동원'으로 입장하게 된다.

졸정원의 자리는 삼국시대 이후 여러 유명 인사들이 거처한 장소였으나, 明代에 어사를 지낸 王獻臣이 관직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이곳에 은거하면서 '拙政園'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치를 성공적으로 하지 못한 사람의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화가에게 3년간 설계를 하게 하고 공사 기간만 13년에 이르렀다고 한다.

전체 면적이 약 51,570 평방미터에 이르며, 제대로 된 관람을 위해서는 적어도 세 바퀴는 돌아야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오문화파의 유명한 화가인 文徵明이 '왕씨졸정원기'를 썼고, 31폭의 '졸정원도'를 그린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왕헌신의 사후 그의 아들이 도박에 빠졌고 졸정원은 서씨 집안의 소유로 넘어가 약 110년 간 소유하게 된다. 이후에는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시류를 타게 된다. 명대 1631년에 시랑 왕심일이 졸정원 동쪽의 황무지를 또다른 원림으로 가꾸고 '歸田園居'라고 지었다. 오늘날 졸정원의 東園 지역이다.

'졸정원'이나 '귀전원거'나 청렴결백한 선비와 어울리는 이름이라 하겠다. 그런데 현재 원의 규모와 화려함으로 볼 때 당시의 청렴결백의 수준이 어느 정도였을지 의문스럽게 한다. 원래는 소박한 규모였는데, 후대로 가면서 고졸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오늘날의 호방한 모습으로 바뀐 것은 아닌가싶다.

문징명이 남긴 '졸정원도' 중 "의옥헌" 부분을 보자. 오늘날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한국의 정원이나 일본의 다실 정원과 유사하여 원래의 졸정원은 지금보다 훨씬 소박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현재의 모습은 淸代에 갖추어진 것이라고 하니 明代의 모습과 같을 수는 없었겠다. 1997년 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중국에서 졸정원을 당연히 밀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인지 4장 짜리 세트 우표가 발매된 적도 있었다.

우표 속에서 의양정, 여수동좌헌, 입정, 소비홍, 소창랑, 송풍각, 기옥헌, 하풍사면정, 견산루, 득진정, 원향당 등이 확인된다. 우표 속의 졸정원을 졸정원에 와서 확인해보고자 한다.ㅎㅎㅎ

 

 

졸정원의 건물 배치도이다. 

동원 쪽의 입구로 진입하여 졸정원을 한 바퀴 관람하였다. 파란색 선이 지나간 경로이다. '별유동천'이 西園과 中園의 경계가 되며, '해당춘오'의 동쪽이 東園에 해당한다.

 

 

난설당 兰雪堂. 저택의 현관인 '의문'에 해당된다.

 

부용사 芙蓉榭가 숲속의 물가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주변 경치와 잘 조화되어 있으며 여름철 연꽃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이름과 어울린다. 다른 강남수향들에서보다 적기는 하지만 옛날 옷을 입고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주 관람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함청정 涵靑亭. 벽에 붙어 있는 특이한 형태의 정자이며, 바로 앞에 작은 연못을 갖고 있다.

 

동원과 중원의 경계에 위치한 청우헌 听雨軒. 연못 위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공간이랄까...

 

청우헌 내부.  茶室에 해당한다.

 

가실정 嘉室亭. 양쪽 벽이 개방되어 있다. 원림 속에 놓여있다는 현장감을 느끼기에 최적인 곳이 아닐까...

 

영롱관 玲珑馆을 둘러보는 여행객들.

스마트폰으로 만든 사진의 단점 중 하나가 보인다. 렌즈가 워낙 작기 때문에 DSLR 카메라에 비해 주변부 왜곡이 심하게 느껴진다.

 

 

해당춘오 海棠春塢. 모퉁이 마다 독립적으로 구성된 작은 원들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한쪽에 규모가 작지만 가산도 조성되어 있다.

 

해당춘오 내부.

 

수기정 繡綺亭. 비단에 수를 놓으며 쉬는 정자^^

 

가산에서 아래로 보이는 오죽유거 梧竹幽居. 사방이 뚫려 있어 눈비를 피하면서 언제나 연못 주변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하겠다.

 

입구에서 들어와 만난 가산 위에서 내려다 본 원향당 遠香堂. 졸정원의 중심 건물에 해당하는 원향당은 물가에서 떨어져 제법 넓은 방형의 월대 위에 건축되어 있다.

 

가산. 졸정원에는 가산이 여럿 조성되어 있다.

 

월량문.  졸정원 내의 작은 원과 원을 구분짓는 경계가 된다.

정원 벽의 뚫린 부분을 月洞門 혹은 月亮門이라고 한다. 중국 정원 건축의 전통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의옥헌 倚玉軒은 원향당과 건물의 방향이 직교하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원향당 앞쪽의 연못 건너편 인공섬 위에 배치된 설향운울정 雪香雲蔚亭. 매화 향기를 즐기는 공간이다.

원향당 앞의 연못 건너편에는 삼신산을 상징하는 세개의 산을 조성하였고 산위에는 각각 정자를 배치하였다. 하풍사면정, 설향운울정, 대상정이 원향당과 마주보는 형국인데, 이러한 배치는 강남 원림의 기본틀이다.

 

 

의옥헌에서 돌다리를 건너면 하풍사면정 荷風四面亭에 닿는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연꽃 향기에 잠긴 하풍사면정은 버드나무 잎에 가려져 있다.

 

소창랑 小炝浪. 건물 아래로 물이 통한다.

 

소창랑 뒷편의 남쪽 구석에 숨어 있는 지청의원 志淸意遠.

 

소창랑 내부.

 

좌통, 우달.

 

소창랑에서 바라본 소비홍 小飛虹. 소주의 정원에서 보기 힘든 지붕을 가진 다리, 廊橋이다. 소비홍은 득진정 得真亭과 이어진다. 물위에 비친 모습이 이름 그대로 작은 무지개 같다.

 

 

물가의 소나무를 지나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송풍정 松風亭. 송풍수각 松風水閣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다. 오른쪽은 소창랑.

 

의옥헌과 연못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위치한 향주 香洲

 

향주는 서쪽 연못에 떠있으나 연꽃향에 취해 떠나가지 못하는 배이다.^^ 철관루와 한몸으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향주의 방향은 연못을 향하지 않고 의옥헌을 바라보고 있다.

 

연못을 건널 수 있는 돌다리들이 많다. 하풍사면정에서 왼쪽의 별유동천으로 이어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견산루이다.

 

별유동천 앞에서 본 중앙 연못. 왼쪽에 견산루가 살짝 보이고, 오른쪽 끄트머리에 의옥헌이 보인다. 중앙에 보여야 할 하풍사면정은 버드나무 가지 속에 숨어버렸다. 아니지. 원래 이름 그대로 사방의 연잎 속에 묻혀있다.

 

별유동천 앞에서 본 향주 방향. 멀리 의옥헌도 살짝 보인다.

 

별유동천에서 서쪽 연못 건너편으로 보이는 여수동좌헌 與誰同坐軒. 건물도 부채꼴이고 부채꼴의 창을 갖고 있다. 부채꼴이라고 선면정 扇面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유청각, 오른쪽에 보이는 붉은 건물은 도영루이다.

원앙관에서 유청각을 지나 도영루까지 만곡이 심한 水廊이 이어지며, 도영루 倒影樓는 그림자가 물에 빠진 누각이라는 뜻이다. 사진 속에서도 반영된 모습이 예쁘게 나타난다.

 

 

별유동천 別有洞天은 중부 지역과 서부 지역을 연결하는 월량문이다.

 

 

가산 위에 올라앉은 의양정 宜两亭. 가산을 비롯한 정원 전체에 배치되어 있는 돌들은 대부분 근처의 太湖에서 가져온 유명한 太湖石이다. 구멍이 숭숭 뜷리고 기괴한 형태를 보여 정원 축조에 필수품이라 여겨졌다.

 

졸정원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인 원앙관 卅六鸳鸯馆이다. 이중으로 설계된 건물이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유청각.

 

원앙관의 내부. 건물 가운데 있는 격벽을 경계로 이쪽은 18만다라화관, 저쪽은 36원앙관이다. 만다라화관은 남자 주인이 손님을 접대하던 곳이고, 원앙관은 여자 주인이 손님을 접대하던 장소라고 한다. 

천정이 곡선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에 극단을 불러 공연을 하곤 했을 때의 음향효과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된다.

 

여주인을 위한 공간인 36원앙관은 화려하게 색유리로 장식되어 있는 창문이 특색이다. 왼쪽부터 부취각, 입정, 선면정이 차례로 보인다.

 

남쪽으로 이어진 도랑의 가장 안쪽에 탑영정 塔影亭이 위치한다. 좁은 물길의 중간에 위치하여 물에 비칠 때 마치 탑과 같다고 하여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 원래는 탑영정 남쪽의 張宅에서 보원으로 연결되었었는데, 담장으로 폐쇄되면서 외진 곳이 되었다.

 

왼쪽의 유청각 留听阁과 멀리 보이는 부취각 浮翠阁. 부취각은 팔각형의 2층 건물로 가산 위에 있어 녹색의 화초들 위에 떠있는 비취같다고 그러한 이름을 붙였다.

유청각은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부의 모습도 선실을 모사하여 만들었다고. 비오는 날 유청각에 앉아 듣는 빗소리의 맛을 느껴보고싶다.

 

 

입정 笠亭. 지붕 모양이 청나라 관원들이 쓰던 모자를 닮았다. 

상해 주가각에 위치한 과식원 내에도 '입정'과 똑같은 모양의 정자가 있다. 과식원 입구에서 남서쪽으로 가장 안쪽의 구곡교 보다 안쪽의 숲 속에 숨어 있던 정자. 같은 업체가 복원한 것일까?

 

 

분재원도 있다.

 

도영루 倒影楼의 뒷편.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월량문과 창문. 창살 장식이 창문 마다 다르다.

 

견산루 見山樓. 원림의 서북쪽이 높은 형세를 만들기 위해 높은 누각 견산루를 지었다. 이름은 '見山'이지만 물을 향하고 있다. 2층을 见山楼, 1층은 우향사 藕香榭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연못 속의 인공섬에 배치된 설향운울정.

 

 

대상정 待霜亭  아래의 연못 위로 물을 뿜어 안개가 깔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대상정은 서리를 기다리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가산이 조성된 인공섬으로 넘어가는 돌다리.

 

녹의정 綠漪亭에서 쉬고 있는 관람객들. 

 

대나무숲 사이로 오죽유거 梧竹幽居가 살짝 보인다.

 

오죽유거. 가운데 돌탁자가 있고 사방이 뚫려 있는 단순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방으로 원림의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라는 장점이 있다.

 

 

개인 정원 내에 탑을 만드는 것이 금기시 되었으나 우연하게 졸정원에 있는 탑처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만들어졌다.

소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北寺, 그곳에 있는 8각 9층탑인 北寺塔의 높이가 76m에 이르는데 졸정원에서 적당히 눈에 들어온다. 북사탑은 전탑과 목탑의 복합 형태이며 소주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 최고의 전망대가 되고 있다고 한다.

 

오죽유거 앞에서... 날씨 좋더라.

 

 

출향관 秫香馆. 주변에 펼쳐진 논밭에서 풍겨오는 벼의 향기를 느끼는 곳이었는데, 기념품 판매점으로 변신했다.

 

두겹의 지붕을 가진 팔각정인 천천정 天泉亭. 원나라 절터에 있던 오래된 우물이 있던 곳이다. 

 

천천정의 구멍과 천정. 연중 물이 마르지 않고 단맛이 나 天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 둥글게 서서는 뭔가 사진들을 찍고 있어 흉내내어 보았다.

 

입구에서 들어오면서 만나는 부용사가 보인다. 다시 한바퀴 돌고 싶은데.............. 그런데..........

 

출구 앞에 서고야 말았다.

 


 

다음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눈 소주의 또다른 명소인 호구탑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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