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사람이 아들 옷을 사준다고 롯데백화점에 아들을 데리고 가서 서너 시간을 보내고 왔다. 집에 와서 내놓은 것이 영화관람권 두 장.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것을 백화점에서 주었는데 날짜가 내일까지라고 하면서 이것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서 날짜 지나기 전에 사용한다고 바로 롯데시네마 사이트에서 표를 예매했다. 화제의 영화 '귀향'. 어찌 볼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마침 잘 되었다 생각하고 예매했다.
예매하고 났더니 아들이 관람권의 날짜가 오늘까지가 아니라 내년까지 라고 했다. 다시 보니 2017년이네. 그게 무슨 상관이랴. 아들은 안본다고 하여 집사람과 둘이 다녀왔다.
주연을 맡은 소녀 강하나. 참 곱다. 재일교포 4세이며 연기를 공부 중이란다. 조정래 감독이 일본에서 연기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한다. 일본어에 당연히 능통하고 한국말도 잘 하기에.
1943년. 거창 산골의 소녀는 이렇게 끌려 갔다.
영화가 끝나고 후원자 명단과 함께 그때 고생하셨던 분들께서 그린 그림들이 화면에 하나씩 올라온다. 강일출 할머니가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 그랬다. 감독은 이 그림을 보고 영화 제작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더라.
강제로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태워졌다.ㅠ.ㅠ
어이할꼬.
살풀이 춤을 전공한 춤꾼이라는 최리.
4.3사건을 다룬 지슬에서도 그렇고, 이 영화 귀향에서도 굿을 모티브로 하여 풀어낸다. 진혼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이들도 '용서'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꽃같은 소녀들을 지옥으로 끌고간 백정들, 그들을 용서할 수 있나? 굿을 통해 귀향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좋았다. 영화 자체는 너무 좋았다. 잘 만든 좋은 영화다.
그들 중에서 착한 놈은 있다며 빠가야로 하나 끼워 넣은 것도, 그 놈들에 대한 판단이 유보된 것은 마음에 안든다. 하지만 그놈들에 대한 관심을 접고 '소녀들'에 촛점을 맞추었기에 영화가 끝나고도 가슴속을 먹먹하게 하는 여운이 깊고 길게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강하늘이 연기한 정민이가 그 힘든 고통을 겪고 귀향하는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혼만 굿을 통해 돌아오는 귀향이었다. 수십년 그 땅에 버려져 있다가 이제서야 혼만 귀신이 되어 돌아오는 귀향이었다. 하.....
이렇게 보기 좋았는데.... 이런 소녀들을......
이렇게 그냥.....그냥 이렇게....
엄마를 자꾸 부르며 무릎에 머리 기대고 칭얼대는 아기...저리 예쁜 아기를....
영화 마지막 타이틀 롤 올라가는 것 끝까지 보고 나왔다. 7만5천 여 명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영화. 뜻있는 연기자들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진 영화.
반응이 꽤 좋다. 롯데시네마 노원관의 2개 관에서 상영 중이다. 9관 조조 상영에 자리가 거의 다 채워졌다. 대박 나야하는 영화다. 그러할 것이다.
얼라덜이 많이 찾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일까? 시작부터 끝까지 조용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나중에 2차 매체로 다시 발매되겠지. 그 때 다시보자.
나중에 알고 보니..................
http://m.star.mt.co.kr/view.html?no=2016022608441534393#imad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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