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고온을 핑계대며 집안에서 에어컨 앞에 쭈그리고 하루를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점심 식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하다가 오랜만에 불암산 언저리나 잠깐 돌고 내려오자 생각하며 방향을 잡았다.
당현천, 중랑천 주변 길만 걷다가 산에 오르니 다리가 많이 힘들어 하더라.^-^ 천천히 쉬엄쉬엄 걷다가 보니 시간이 엄청 지체되었다. 그래서 늦은 김에 그냥 정상까지 가보자고 걷는 무리를 했다.
15,625걸음.
집을 나서 식당을 찾아 혼밥을 하고서는 길을 나선다.
오후 12시 39분. 불암도서관. 개관한 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한번도 방문을 못해보았다.
중계본동의 불암산 자락 안쪽에 위치한 백사마을의 한 식당. 몇 번 혼자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 '메뉴'가 사라지고 다른 메뉴들로 다 바뀌었다.
백사마을은 이제 "거의" 비어 있다.
아직 남은 이들을 위한 연탄 배달을 시작하고자 함일까? 지게들이 나와 있었다.
지도앱을 손에 들고 왔는데도 등산로 입구를 놓칠 뻔했다. 찾는 사람들이 많이 않은 곳인지 발길에 의해 만들어진 등산로가 안보였다. "통행로"라고 작은 표지판에 있긴 하다.
서울둘레길 표지판이 양방향으로 보인다. 어느 방향으로 가도 아니된다. 그대로 직진해야 불암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무심코 오른쪽으로 향했다고 되돌아온...
주변에 보이는 암석은 모두 화강암이다. 지표로 드러난 화강암.
심층풍화된 화강암. 부스러져 모래알이 된다.
능선에 올라섰다. 다른 방향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많아 등산로의 윤곽이 뚜렷하다. 정상 방향을 향한다.
서쪽으로 멀리 보이는 북한산의 화강암을 구경하면서 불암산 산행을 계속한다.
서울타워도 아스라히 보인다. 미세먼지가 심한 동네이다.
종종 쉼터가 보인다. 쉬어간다.^^
쉬고 있는데 도룡뇽 한마리가 슬그머니 지나가더라.
학도암 방면 이정표가 보였다. 그냥 정상으로...
신기하다. 화강암에 남은 절리의 흔적이 마치 누가 깍둑썰기를 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불암산을 오를 때면 가장 난감한 코스였다. 좁은 골짜기가 경사도 급해 오르기 어려웠는데, 계단이 설치되어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불암산의 '헬기장'에 도착했다. 계단은 과거 불암산성의 돌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암산성 안내판. 서울시 쪽에서는 서울시 기념물, 반대편에는 남양주 쪽에서 경기도 기념물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불암산이 서울시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의 경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산성의 동쪽 부분에 산성의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남아 있다.
헬기장 표시인 "H". 올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국군장병들이 하얗게 도색 작업을 새로 했었다.
오후 2시 30분. 불암산 정상이 보인다. 여기까지 온김에 저기까지 가보기로 한다.
엊그제 찾아가보았던 수락산의 보루가 저 아래 도봉산 방면으로 보인다.
정상부의 급경사 구간에는 쇠줄이 설치되어 있어 등반을 돕는다.
오후 3시. 정상까지 0.25km 남았다.
화강암의 노두가 마치 계단 모양을 이루고 있다.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구간.
남쪽 조망. 불암산 헬기장 봉우리 너머로 봉화산, 망우산, 용마산 줄기가 보이고 멀리 청계산까지 보이는 듯.
불암산의 화강암 덩어리 너머로 수락산 귀임봉, 도봉산이 멀리 보인다.
저 윗쪽에 불암산 정상이 있다.
정상이다. 다리가 흔들려 태극기가 있는 곳은 오르지 못하겠다.ㅎㅎ
서울타워 방면. 멋진 미세먼지 속의 세상....ㅠ.ㅠ
마치 안개가 짙게 낀 듯한...
셀피 한장 남기도 하산한다.
상계역으로 방향을 잡았다. 1.9km.
화강암의 침식 지형 중의 하나인 '그루브'를 볼 수 있었다. 물이 흘러내리면서 침식하여 만들어진 물길의 흔적이 남은 것이다.
오후 4시 8분. 하산하며 불암정에서 뒤돌아 본 불암산 정상.
불암정. 기다리면 멋진 낙조를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불암산의 전설.
사명대사와 노원평 전투.
성산석 동굴.
불암천보체육회
불암산 정상에서 불암정 코스를 지나 정암사쪽으로 우회하여 하산하였다.
체력이 자꾸 떨어지는 것을 절실하게 체감한 하루였다.ㅎㅎ
8.6km 거리를 5시간 11분이나 걸렸다니... 중간에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시간이 포함되었더라도... 많이 쉬었던 모양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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