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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라 불리는 행위 중에 "걷기" 종목이 이제는 나에게 최대치가 된 것 같다.^^

종종 "걷기" 운동을 나가면 중랑천 동쪽 지역에서 주로 움직였다.

가끔 중랑천을 넘어가보는 일탈을 저지르면서, 가까이 있으나 수십년을 살아오면서도 몰랐던 동네의 모습을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동네 개천인 당현천이 중랑천과 합류하는 곳의 건너편에 야트막한 동산이 하나 있는데, 여기가 초안산이다. 초안산 속으로 들어가 각심재, 수국공원을 방문하면서 재밌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선 왕실과 관련되었던 많은 이들이 '조용하게' 묻혀 있다는 것이 생각나 찾아보고 싶어졌다. 사모하는 옆지기님을 모시고 집을 나섰다.

당현천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여 한내교를 이용해 중랑천을 건넜다. 월계역을 통과하여 계단 바로 옆으로 초안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있었다. 정상부에 녹천정이란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바로 아랫쪽에 조선 시대 내시들의 문화를 대변하는 '승극철 부부묘'가 조성되어 있어 살펴볼 수 있었다.

구한말의 독특한 가옥 형태를 보여주는 '각심재'를 담당 너머로 구경하고 비석골공원에서 다양한 문인석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초안산 정상(115m)으로 이어지는 아기소망길을 따라 걸으며 조선시대 분묘군의 흔적을 살폈다. 

내시 무덤을 대표하는 것이 '승극철 부부묘'라면, 상궁의 무덤을 대표하는 것이 '상궁 개성박씨묘'일 것이다. 승극철 부부묘는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뗏장도 새로 입혀져 있었는데, 개성박씨묘 부근에는 온통 잡초가 우거져 있어 씁쓸했다.

10.14km를 2시간 반에 걸쳐 걸었다. 작은 동산이지만 비탈을 오르락 내리락 했고... 15,253보라고 스맛폰이 알려준다. 발바닥이 힘들다고 부부의 의견이 일치해 중계역에서 나머지 구간은 버스를 이용했다.^^ 산길이 포함되었었는데, 평균 속도가 시속 4.1km였다고 하니 준수하게 걸었던 것 같다.

 

초안산의 조선시대 분묘군은 사적지 제440호 지정되어 있다.

 

초안산의 꽤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궁녀나 내시나 자신의 후손을 마음대로 남길 수 없는 신분의 사람들이었다. 아기를 갖기 원하였을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분묘군 사이의 산책길에 '아기소망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당현천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꽃밭에서 비행기 소리가 작게 나길래 찾아보니 커다란 벌레가 날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 검색해보니 꼬리박각시라고 나오더라. 꿀을 찾아 이꽃 저꽃을 방랑하는... 새소리를 내는 곤충.

 

당현천의 청둥오리 가족은 휴식 중. 때깔이 예쁜 오리가 숫컷이라니...

 

당현천이 중랑천이 합류하는 공간이 '만남의 광장'이라는 작은 쉼터가 조성되어 있었다. 누군가 자꾸 돈을 쓰고 싶어하는가보다. 학여울아파트옆 동부간선도로옆의 자투리 땅에다가 휴게소 건물을 신축하고 있다. 이 휴게소는 노원구의 공무원들이 운영을 할까? 아니면??????

 

중랑천 건너편으로 보이는 초안산. 오늘의 답사 목표지가 되겠다.

 

학여울청구아파트와 월계역을 연결하는 도보교인 한내교를 통해 중랑천을 건널 수 있다.

 

초안산과 중랑천. 멀리 도봉산의 우람한 산세가 보인다.

 

월계역 입구. 실체와 허상.

 

초안산 속에 배드민턴장이 있다. 궁금했다. 왜 남자회원의 월회비는 여자회원보다 5,000원이 더 비싼지...

 

작은 동산이라 정상부에 금방 도착했다. 작은 쉼터인 녹천정.

 

주변 정리를 잘 해놓아 따스한 햇볕을 받고 있는 '승극철양위지묘'. 부부묘이다?

"통훈대부행내시부상세승공극철양위지묘'라고 비석에 비문이 적혀있다.

비문의 주인공인 승극철은 숙종대의 정6품 내시였다. 조선시대 내시는 궐내의 음식물의 감독, 왕명의 전달, 궐문의 수직 등을 담당하던 내시부의 공무원이었다. 이곳에 승극철의 조부인 김계한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는데, 양주로 이장하고 승극철 부부묘만 남아 있다. 양자를 통해 대를 이었기 때문에 조손의 성이 서로 다르다.

연양군파라는 이름난 내시 문중을 이루었던 승극철 가계에 대한 기록과 부인과 함께 묻혀있는 모습을 통해 내시 또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으며, 양자를 통해 가문을 만들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초안산에는 내시들을 비롯해 양반과 서민 등 조선시대 분묘 1,000여 기가 있었기에 조선시대 분묘군 사적지(440호)로 지정되었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왔는데, 계단에 누가 철조망을 엮어놓았다. '아기소망길' 공식 표지판과 "사유지 출입금지"라며 막고 있는 철조망이 함께 하는 곳......

 

월계동의 각심재를 찾았다.

 

세번째로 찾아온 것으로 기억한다. 여전히 담장 안쪽 저 멀리에 잘 계신다.

건물 앞에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고 있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만, 출입이 통제된 담장 안쪽 저 멀리에 있어서 볼 수가 없다. 담장 밖에도 같은 안내판을 하나 더 설치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월계고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비석골공원이다.

 

공원 한쪽에 문인석이 많이 모셔져 있다.

 

문인석의 복식과 모자의 형태가 다양하다. 신분과 직위에 따라 다르게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산 카메라가 손에 익지 않아 실수를 했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면서 카메라의 노출조절 레버가 막 돌아갔나보다. 엄청난 노출 오버!!!

 

아기소망길을 통해 초안산을 오른다. 

길옆으로 곳곳에 분묘가 분포한다.

 

관리가 안되고 버려진 석물들도 많이 눈에 띈다.

 

길목을 지키고 서계신 문인석.

 

'조선시대'의 분묘들이라서 그런지 대체로 관리 상태는 좋지 아니하다.

 

'상궁개성박씨묘' 표지판을 찾았다. 묘지 표지판인지, '잣나무힐링숲' 표지판인지는 고민이 좀 필요하다.

초안산 산책로 '아기소망길'의 "잣나무힐링숲"에서 초안1단지아파트 방면으로 산비탈을 좀 내려가서 잘 찾아보면...

 

잡초 속에서 숨겨진.....

 

'상궁 개성박씨묘'를 발견할 수 있다.

 

"조선국상궁개성박씨묘"라는 비문이 보인다.

'상궁개성박씨'는 조선 영조대의 정5품 공무원이었다. 비문이 남아 있는 단 3기의 궁녀 묘비 중 하나이다.

 

상궁개성박씨묘를 찾아보고 비탈길을 올라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산책로쪽으로 등을 보인 문인석이 하나 있다. 초안산에서 왕께서 계신 쪽을 바라보는 문인석이라 왕을 그리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석물은 남고, 분묘는 사라지고...

 

아기소망길 곳곳에 쉼터와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헬기장도 있다.

 

등산안내도에 "특별순찰구역" 표시가 되어 있다. 어쩐지 경찰 아저씨(?)들이 여럿 돌아다니더라니.... 그런 것이었군.

 

초안산캠핑장 쪽 등산로를 통해 하산하였다. 이쪽 방향에는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주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길가에 떨어져 있는 은행들이 향기를 내뿜는 길을 지났다.

 

녹천교를 통해 중랑천을 건너 귀가하였다. 스맛폰 카메라는 하늘을 참 파랗게도 바라본다.

 

가까이에 있으나 내가 찾아보지 않아 몰랐던 곳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오늘도 그러한 하루였다.

다음엔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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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장암역으로 가서 수락산 계곡을 조금 올라가 보려 계획했었다. 

서계 박세당 고택인 사랑채, 노강서원, 석림사 등을 둘러보려 했었다. 드론 비행을 위해 사전 신청 절차가 필요없는 구간을 검색하다가 찾아낸 곳이었다. 계곡을 내려오면서 임박한 '복날'에 어울리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점도 아주 크게 작용하였다.

헌데! 그런데! 2024년 7월 12일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하늘이 온통 뿌옇다. 너무 흐렸다. 

하늘을 핑계대고는 드론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냥 산책길을 찾아 나섰다.

출발하면서 '램블러' 앱을 통해 경로 기록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기록이 없었다. 앱을 실행만 시키고 "녹화 시작" 버튼을 누르질 않은 모양이다.ㅎㅎ

할 수 없이 늘 디폴트로 기록을 맡기고 있는 구글 지도의 '타임라인'을 찾아보았다. 구글 지도가 대한민국 정부가 자기네 말에 순종하지 않는다고 땡깡을 부리는 것일까? 지난 해부터 타임라인을 데스크탑 컴퓨터에서는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컴퓨터를 통해 확인하면서 KML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었는데, 이 모든 기능을 없애버린 것이다. 스맛폰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데 화면이 작아 한계가 있고, 경로를 파일로 저장할 방도도 없다.

그래서!

화면으로 캡쳐한 결과가 이것이다. 경로의 기록이 상당히 거칠다. 게다가 오류도 있다. GPS data logger도 중간에 GPS 신호가 튕겨 이상한 결과가 남기도 한다. 이것은 수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구글의 타임라인은 외부 파일로 저장을 할 수 없어 이것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월계역을 지나 한내교를 통해 중랑천을 건너와 노원소각장, '노원자원회수시설' 앞에 있는 화장실에 조금 머물렀는데, 그때 GPS 신호가 튀어 초안산을 다시 다녀온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잘못된 데이터를 없애지 못하니 경로 지도가 우습게 되어버렸다.

구글은!! 

'내 타임라인'을 데스크탑 컴퓨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돌려라!!!

 

11시 15분에 목적지로 삼았던 식당에 도착하여 메뉴판 사진을 찍었다. 너무 비싸다!!!

 

식사후 창동교를 건너 중랑천을 넘었다. 노원구청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 상계고등학교의 방음벽에 담쟁이 덩쿨이 덩쿨덩쿨하다.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창동교 부근. 도봉구 창동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씨드큐브 창동' 오피스텔 건물이 육중하게 덩치를 뽐낸다.

 

옛날에 5년간 근무했었던 직장.

 

비가 꽤 내렸는데도 중랑천은 여전히 목마르다.

 

도봉구민들의 지팡이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을 도봉경찰서가 저쪽 어디 있다.

 

날이 무척이나 더웠는데 길가에서 서서 묵묵히 근무중이신 분.

 

저 멀리 오늘의 목표로 삼았었다가 포기한 수락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대기 중인 경찰차도 어렴풋하게 보일듯...

 

마들로를 따라 걷다 보면 '녹천역 두산위브아파트' 앞쪽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찾을 수 있다.

 

의정부 방향으로 달리는 전철 1호선 아래로 지나는 터널을 이용한다.

 

터널을 지나 왼쪽 방향을 틀었다가 오른쪽 길로 올라간다.

 

초안산 줄기와 만났다. 모래가 부스러져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심층풍화가 진행된 화강암 덩어리가 기반암이다.

 

왼쪽의 초안산로로 접어들어 "초안산 생태터널"을 지난다.

 

몇개 버스 노선의 종점인 것 같다. 많은 버스들이 정차하여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인덕대학교입구교차로로 이어지는 초안산로7길에서 '월계동각심재'가 위치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며칠 전에 찾아왔었던 각심재가 보인다. 실은 이곳은 '예안이씨 조역(兆域)'이고......

 

각심재는 담장 안쪽 저쪽 구석에 있는 근사한 건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단 문화재로 지정된 이런 시설에 포함된 부속 건물이 왜 담장 안쪽에 숨겨져 있는가 하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문화재라면 이런 부속 건물의 출입구는 담장 밖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담장 안쪽에 갖혀 있으면 행사에 참여한 예안이씨 사람들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각심재"가 궁금하여 이곳을 아무 때나 찾아오는 일반 시민들은 이용할 방법이 없다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 혼자만 아쉽다.

오늘은 화장실이 급하지 않았지만 급할 때를 대비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나갔다.

 

숭덕당 옆으로 살짝 보이는 각심재.

 

'월계대우아파트' 뒷쪽의 초안산로7길은 고즈넉하다.

 

염광 '學群'이다. 오른쪽에 염광중학교, 맞은편에 염광메디텍고등학교, 왼쪽에 염광고등학교.

 

신창중학교 뒷편의 초안산 초입에 수국동산이 위치한다.

 

왔다.

 

평일의 가장 더운 시간대라 그런가 초안산수국동산을 찾은 이들은 많지 않았다.

 

아직 수국에 제대로 만개하지 않아서 찾는 이들이 적은 것일지도......

 

한쪽에 50m 길이의 황톳길도 조성되어 있어 맨발을 즐기는 분들이 이용하고 있다.

 

제대로 피었을 때 다시 보자 생각하며 초안산수국동산을 떠난다.

 

덥다. 인덕대학교를 지나 월계역을 지나면서 한내교를 건너 당현천을 따라 흐느적거리면서 귀가하였다.

뙤약볕 아래에서 따끈하게 덮여진 아스팔트, 콘트리트 위를 느릿느릿 걸었더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18,000천 보 정도를 그리 걸었다고 어지러워 하다니...

다음부터는 10,000보 넘기지 말아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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