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대학의 동남권캠퍼스에서 수강신청했던
"역사경관과 현대식 빌딩이 공존하는 도시 서울(현대편)"의 현장 답사 마지막 날이다.
조금 일찍 출발하여 동대문역에서 청계광장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을지로입구역에서 합류하여 일정을 함께 했다.
답사 진행을 위한 집합 장소였던 을지로입구역 4번 출구 앞. 다람쥐공원이라 되어 있다.
오후 4시가 되자 바로 답사를 시작한다.
길건너편의 남대문로9길 입구에 보이는 '음식문화거리'라는 표지판이 있는 위치 즈음에 소광통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계천의 지류 하천들의 분포를 보여주는 지도를 찾아보았다.
확대해보자. 지도에서 동그라미 친 창동천 구간이 오늘날의 '남대문로10길' 되시겠다.
18세기에 제작된 도성대지도를 구할 수 있었다. 창동천과 청계천 일대가 세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소광통교에서 청계천 합류 지점(곡교)까지가 남대문로 10길이다. 소광통교에서 서쪽 구간은 남대문로 9길에 해당한다.
100년 전에 건설된 지하배수로가 공사 중 발견되어 서울시 문화재(제38, 39호)로 지정된 바 있다.
남대문로 지하배수로 구간은 회현동천 유로와 일치하며, 소광통교 구간은 창동천의 유로와 일치한다.
이들 지류 하천들을 복개하고 지하화하면서 만들어진 배수로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상업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에 청계천의 다른 지천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암거가 설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흔적이 일부 구간에서나마 발견된 것이었다.
(https://news.seoul.go.kr/culture/archives/52788)
집결지에서 출발하여 '남대문로10길'을 따라 청계천한빛광장 방면으로 이동하였다.
다른 도로들을 모두 남북 방향의 격자 모양을 이루는데 이 길만 빗금 방향으로 되어 있다.
청계천으로 흘러들던 지류 하천이 흐르던 곳이기 때문이다.
(을지로입구역 부근에서 GPS 로그 궤적의 오류가 심하다. 이리저리 막 튀었네. 하나은행 지하의 구석진 곳에 있는 작은 공간을 좀 오래 이용한 결과이다. GPS는 하늘만 보고 있어야 하니까...)
광통교가 있었던 곳에는 '광교'가 위치하고 있다.
복개했던 청계천의 복원 공사를 하면서 자그마한 광교로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어 위치를 서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광교가 건설된 것이다.
광교 북단에 위치한 신한은행 건물 앞에 자그만하게 광통교의 모형이 전시되고 있다.
광교의 길이가 상당히 짧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계천 복원 공사를 하면서 더 넓게, 더 깊게 파낸 것이 현재의 모습이겠다.
돌다리인 광통교의 석재로 정릉의 신장석을 가져다 사용했다는 것이 독특하다.
현재의 광교 주변 안내도.
청계천 징검다리를 건너는 답사대원들.
'개천' 둑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둑의 양쪽에 석축을 쌓았다는 안내문.
'개천'이라 하였다. 토사가 하천 바닥에 쌓여 물이 넘치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하천 바닥을 준설하는 준천 작업 또한 반복되었다. 그래서 하천을 열어준다는 '開川'이란 이름으로 불린 것이다.
일제강점기 이후에야 '청계천'이란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상류의 '淸風溪'에서 청계천이란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다음 자료를 보면, 지금의 세운상가 있는 부근까지 석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노혜정, 1994, 서울시 중소하천의 경관변천에 관한 연구, 지리학논총, 제24호, 88)
수선전도를 탐구하는 답사대원들.
삼일빌딩 맞은편에 위치한 워터 스크린.
이 위치가 을지로입구역 부근을 지나 온 회현동천과 합류한 창동천이 청계천에 합류되는 지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창동천이 청계천에 합류하는 지점의 곡교 모습을 보여주는 1950년대 사진이 남아 있다.(서울역사박물관 보도자료, 2020년 7월 3일, 10쪽)
삼일교 아래에는 한화불꽃이 이글거린다.
청계천 복원 공사후 개통 첫 날,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삼일교의 중앙분리대에 조형물 설치 및 투광 목적으로 구멍이 주욱 뚫려 있었는데, 출입이 금지된 도로 한가운데의 조형물을 가까이 보려 다가왔다가 온 김에 아래의 구멍을 좀 깊숙이 쳐다보시다가 그만... 사망 사고였다. 그래서 지금은 조형물은 제거되고 구멍들을 모두 막혀있다.
가짜 수표교. 원본은 장충단공원에 계시는데 여러차례 원래 위치로의 이전이 시도되었었으나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이제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현재 수표교의 위치도 원래 위치에서 어긋나 있다. 청계천 남북의 수표로를 잇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동쪽으로 30여 미터 차이가 난다. 원본께서 돌아오실 날을 기다리는 것일까???
서울의 중심 도로인 종로이다. 길 건너편으로 '송해길'이 이어진다.
조선시대 시장을 관리하던 관청인 '경시서'가 있던 터 표지석.
이 일대에 시전, 육의전 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육의전PC방, 육의전 귀금속방 등이 성업 중이다.
퇴직하면서 나의 노후생활의 터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혼자 답사도 왔던 곳이다. 탑골공원, 입구인 삼일문.
탑골공원 속의 나......
탑골공원의 핵심 뽀인트인 팔각정.
주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 저기낄려면 장기 정도는 배워두어야 하는가...
낙원악기상가 건물 옆을 지났다. 외관을 보면 보수 공사가 시급해보인다.
소머리국밥집 골목. 음~~~~ 햐~~~~~
여기서 답사에서 빠졌었으면............ 발걸음이 안떨어졌었는데...
그 분께서 즐겨 찾으셨었다는......
요기까지는 노인들의 공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드디어 익선동이다. 여기부터는 젊은이들의 공간이다.
골목이 좁고 혼동된다 하여 지도를 하나 인쇄해 들고 왔다.ㅎㅎㅎ
익선동 답사...
"한옥거리"라고 하지만 '한옥'은 보이질 않는다. 그냥 좁은 골목길이다.
그래서 높은 곳을 찾아 올라왔다. 종묘가 보인다.
창덕궁, 보현산까지 아주 잘 보이는 곳을 찾아 올라왔다.
높은 곳에서 익선동 한옥거리 쪽을 조망하였다. 기와지붕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러니 골목이 좁을 수 밖에 없다.
옛지명인 '익랑골'과 한성부 중부 '정선방'의 명칭을 합쳐서 만들어진 지명이 익선동이다.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서울의 주거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이 지역도 탐을 내기 시작했을 때 민족자본가인 정세권이 그들의 의도를 막아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주택개발업체인 '건양사'를 설립해 서울 곳곳에 한옥 주택을 지어 분양하였으며, 분양대금을 월단위로 나누어 내도록 하여 입주자들의 정착을 도왔다.
익선동 일대에서 정세권이 소유했던 지역과 한옥의 규모별 분포도를 보자. 다양한 규모의 다양한 형태의 가옥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도와 전기를 설치하고 좁지만 마당까지 마련하여 한옥의 실용성을 최대한 살려냈다.
(이두현, 2023, "전통을 활용한 골목재생, 익선동" 월간 국토, 통권 496호, 61쪽.)
최대한 가옥들을 배치하기 위해 골목은 좁을 수 밖에 없었고, 오늘날까지 거의 그대로 유지되면서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위치는 서울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에 해방 이후 종로 화류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도 이용되었다. '삼청각', '대원각'과 함께 3대 요정의 하나였던 '오진암'이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오진암, 명월 등 요정이 성업을 하게 되면서 필요하고 도우이 되는 서비스업이 따라 들어왔다고 한다. 악기상가나 한복상가 등이 성업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고 하더라. 한복집들은 거의 사라지고 소수만 남아 있다.
"100년 전의 해어화를 쫓다…오진암과 명월의 추억이 있는 종로"
( 100년 전의 해어화를 쫓다…오진암과 명월의 추억이 있는 종로 (mk.co.kr) )
오진암의 옛모습은 연합뉴스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매화나무가 그렇게 근사했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2010년 9월 16, https://www.yna.co.kr/view/AKR20100915228200004)
오진암이 있었던 곳에는 이비스앰배서더 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화류 문화의 핵심이었기에 영업 중지이후 해체될 때 오진암의 보전 논의가 활발했었다. 그 결과 오진암이 있던 곳에는 이비스 호텔이 들어서고, 해체된 오진암은 부암동으로 이사갔다.
부암동에 안평대군이 지었었다던 무계정사는 소실되었지만, 2014년에 그 자리를 복원하면서 무계원을 조성하였다. 무계원의 한옥 건물이 오진암을 옮겨온 것이다. 부암동을 가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정세권 아저씨가 만든 공간이 익선동 한옥거리, 한옥골목을 과거의 요정을 생각해보면 떠난다.
오늘의 답사도 9시 넘어서 완료되었나 보다....
'종로3가역'이 보이길래 1호선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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