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중순에 남도 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화순에서 2박3일을 지내며 사찰은 만연사와 운주사, 두 곳을 방문하였다.
2025년 3월 20일 9시. 만연사를 첫 방문하였다.
송광사의 말사로서 화순의 나한산이라고도 불리는 만연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만연사는 고려 희종 4년(1208년)에 만연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만연선사가 무등산 원효사에서 수도를 마치고 송광사로 돌아가는 길에 현재의 절 부근에서 잠시 쉬다 잠이 들었는데, 꿈에 십육나한이 석가모니불을 모시려고 불사를 하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 주위를 둘러보니, 눈이 내려 많이 쌓여 있었으나 자신이 누웠던 자리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이를 신비롭게 여겨 이곳에 토굴을 짓고 수도하다가 절을 세웠다는 창건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조선시대 탱화인 "만연사 괘불탱"이 유명하며, 보물 제1345호로 지정되었다.
대웅전 앞에 근사하게 자란 베롱나무에 열린 예쁜 등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만연사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인 절집이라 하겠다.
2025년 3월 20일. 10시. 운주사를 방문하였다.
운주사는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의 천태산 자락에서 이어지는 영귀산 아래 자리잡고 있다. 더러는 '배가 가는 길'이라며 운주사(運舟寺)라고도 하고, '구름이 머무는 곳'이라며 운주사(雲住寺)라고 한다.
운주사는 '천불천탑'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수많은 석불과 석탑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 역사와 문화적 가치로 인해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운주사의 설립 시기와 주체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여러 설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신라 말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국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조성했다는 전설이다.
이후 고려 시대에 이르러 불교 문화의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 남아있는 석불과 석탑들은 대부분 이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운주사 창건설화 중 가장 널리 퍼진 게 도선국사 창건 설이다. 하지만 까칠한 연구자들은 도선국사 창건 설에 바로 이의를 제기한다. 도선국사는 9세기에 살았던 인물인데 운주사 유적들은 12~13세기의 양식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궤를 같이하는 것이 13세기 창건 설이다. 고려를 쳐들어온 몽골은 고려인들의 저항의식을 무너뜨리기 위해 고려 불교의 상징이었던 황룡사 구층목탑을 불태워 버린다. 황룡사 구층목탑을 대신할 항몽의 상징물을 급히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운주사와 천불천탑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산등성이와 계곡에 100분의 돌부처와 21기의 석탑들이 안치되어 있다. 화순군에 따르면, 1942년까지만 해도 석탑은 30기, 석불은 213기가 있었다고 한다. 중종 25년(1530)에 증보된 <동국여지승람>의 능성현(綾城縣) 편에는 석불과 석탑이 각각 1천 개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래서 "천불천탑"이라 했던 것이며, 능성현은 지금의 능주다.
일주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운주사9층석탑과 7층석탑이다. 사천왕문 같은 의례적인 관문이 없다.
9층석탑의 동쪽에 운주사 층상응회암의 노두가 드러나 있다. 노두 앞에는 돌부처들이 기대어 있다.
운주사의 가장 큰 특징은 투박하면서도 독특한 형태의 석불과 석탑들이다. 정교하게 조각된 일반적인 불상과는 달리, 운주사의 석불들은 거칠고 소박한 형태를 띠고 있다. 잘 깨지고 부스러지기 쉬운 응회암을 활용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7층석탑 다음으로 석조불감을 만날 수 있다. 보물 제797호이다.
돌로 만든 팔작지붕 형태로 그 안에는 두 분의 돌부처가 벽을 사이에 두고 등을 대고 앉아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석재로서 거대한 불감을 조성한 것은 아직 그 유래를 보지 못하고 있는 바 건축학적으로도 주목되는 유품이다.
일명 연화탑이라고도 불리는 원형다층석탑은 보물 제798호로 지정되었다.
이 석탑은 지대석 기단부부터 탑신과 옥개석에 이르기까지 모두 원형을 이루고 있다. 기단면석 만은 10각도로 되어 있는데 이 또한 원에 가까워 원형다층석탑이라 부르고 있다.
운주사의 대웅전.
기와 작품전??
떡시루를 중첩시켜 놓은 것 같은 모습의 특이한 석탑이다. 원구형석탑이라 한다. 대웅전 뒷편 위쪽에 위치한다.
4층석탑(명당탑).
비탈을 조금 올라가면 절벽에 마애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다.
운주사의 범종각, 대웅전 그리고 여행자.
지혜당 전통찻집.
찻집에서 이상한 빵을 먹으며 차한잔 마시고 있는 엄청난 숫자의 대규모 단체객들이 몰려왔다. 그 물결을 이리 저리 피하면서 다녀야했다.^_^
운주사를 대표하는 와불을 뵈러 나섰다. 골짜기에서 서쪽의 산등성이로 올라가면 된다.
7층석탑이 보인다. 5층석탑은 안보이네...
시위불 혹은 협시불.
보통 '와불'이라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운주사 와형석조여래불이다.
두분이 나란히 누워 계신다.
12시. 운주사를 나선다. 일주문의 안쪽에 '천불천탑도량'이라 적혀 있더라. '화순8경' 중에서 제2경이었더라.^^
배고프다. 식당으로 달렸다.
이번 여정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었다. 고생했던 옆지기의 비원을 받아들여 피로를 풀어주고 달리기로 했다. 온천의 따스한 물에 좀 담그고는 서울로 달렸다.
그렇게 화순에서의 2박3일, 전체적으로는 6박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피곤하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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