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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및 답사/강원, 충청, 제주

2005년 8월에 금강산을 다녀왔었......

by 딱한걸음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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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금강산, 여름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금강산을 다녀왔었다. 2005년의 일이었다. 8월에 봉래산을 즐기고, 12월에 개골산을 보았었다.

(북한에서는 겨울철의 금강산을 '개골산'이 아니라 '설봉산'으로 부르더라. 2005.12.11. 촬영)

 

두번을 다녀왔더니 아래 안내자료에 있는 표현대로 "가슴에 남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되어 머리에는 남은게 하나도 없더라...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2005년 8월 17~19일의 2박3일, 12월 11~12일의 1박2일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계절별로 네 장을 모았어야 했는데, 두 장에 그쳤다.

 

8월에는 패밀리비치호텔에서 숙박을 하였고, 12월에는 구룡마을의 컨테이너 숙소에서 숙박을 하였다.

 

8월의 금강산 탐방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했던 "금강산 통일체험 연수"에 참여하여 이루어졌다.

2005년 8월 17일 압구정동의 현대백화점 공용주차장에 집결하여 단체로 버스를 타고 금강산콘도까지 이동하였다.

13:00  금강산콘도에 도착하여 점심 식사를 하고, 금강산관광증을 수령하였다.

14:30  금강산콘도 집결지를 출발.

15:00  통일전망대에 위치한 남측 CIQ(세관, 입국심사, 검역절차) 도착, 통행검사.

(2005.12.10. 촬영)

16:35  남측 CIQ 출발하면서 안내교육. 버스 창밖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 하지 말라고 재삼재사 당부. 북측 CIQ 도착하여 통행검사.

16:50  숙소 체크인. 바로 인근에 위치한 호텔해금강에서 저녁을 먹었다고 일정표에 나와 있다. 

 

고성항 해변의 영락정의 모습이 외로워보인다. 구름 속으로 숨어들고 있는 금강산 자락.

호텔해금강의 사진이 하나도 없다. 왜? 모르겠다.

지인들을 만나 온정리에 위치한 온정각으로 이동하였다. 셔틀버스가 정기적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온정각 앞의 매점에서 대동강 맥주를 한모금했다. 안주로 먹은 땅콩은 기억난다. 땅콩에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수확하면서 깨끗하게 닦에서 출하하는 것이 아니라 캐낸 그대로 내놓은 것이다. 자연산이었다. 껍질을 까먹기 위해 손이 흙투성이가 되었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자연산이니까...

 

고성항 바닷가에 위치한 금강산비치호텔의 야경. 숙소로 귀환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어둠 속에 보인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투숙하기까지가 하루 일정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8월 18일 2일차 일정이 진행되었다.

07:00  호텔해금강에서 아침식사가 제공되었다고 일정표에 적혀있다.

 

2005년 당시에는 시설을 확장하고 새로운 숙소를 건설하는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2005년에는...

 

08:10  관광버스로 이동하여 구룡연 코스를 탐방하였다. 여기까지는 기본 코스이다.

 

온정각에서 구룡연코스 아래의 주차장까지 버스로 이동하였다. 이동 중에 가이드가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전달해주었다. 위반시 벌금이 상당하며 잘못하면 귀국을 못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하였다.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목란다리를 건너면 목란관이 위치한다. 이곳에서부터 구룡연으로 오르는 계곡 탐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온정리의 시설들은 현대아산에서 운영하지만 이곳부터는 북한에서 전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다.

 

화강암 산지가 좁고 깊게 침식된 골짜기를 오르기 때문에 사면의 양쪽을 이동하면서 코스를 개척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쪽저쪽으로 왔다갔다하는 다리들이 많다. 아래 지도를 보면, 목란다리, 양지다리, 금수다리, 만경다리, 흔들다리 등이 보이는데, 이외에도 많은 다리들이 있다.

 

주의사항의 공포 속에 금강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 돌덩어리 옆으로 지나면서 바닥에 있는 경계석을 살짝 밟았나보다. 시커먼 옷을 입은 시커먼 얼굴인데 눈빛은 레이저를 쏘는 듯한 아저씨가 오라고 부르더라. 뭔가 했더니 '교육 제대로 안받았냐', ' 왜 하라는 대로 안하느냐',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 등등의 무서운 말을 하더라. 돌덩어리만 건들지 않으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그 주변의 경계석도 건들면 안되는 것이었던 것이다. 쫄았다. 조심하고 기분좋게 놀다 가라하더라. 쫄았다. 이쒸~ㅠ.ㅠ

 

금수다리를 건너가자.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화강암이 기반암이 전형적인 돌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곳곳에 멈추어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계곡 바닥의 거대한 암괴들. 서서히 풍화 및 침식 작용을 받아 원마도가 높아지고 있다. 

 

만경다리를 건너 다시 반대편 사면으로 옮겨간다.

 

거대한 암괴들 사이의 틈으로 지나가야 한다. '금강문'이라 하더라. 흐릿하게 보이는 다른 이름은 '금룡관'.

 

흔들다리는 흔들린다.

 

계곡에 물이 고인 소. 물은 진짜 너무나도 깨끗하다. 수정같이 맑은 물이 구슬처럼 흘러간다고 玉流洞 계곡이라 한다.

 

옥류동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18호란다.

 

09:35  잠시 쉬어가보자. 계속 오르막이라 숨이 많이 차더라.

 

수직 절벽 아래로 통로가 개척되어 있다. 종종 탐방로를 보수하는 저쪽 전문가들의 작업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넓은 너럭바위가 계곡에 걸쳐져 있다.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무대 바위이다. 선녀들이 내려와 춤을 춘 곳이라는 스토리를 붙여 놓았다.

 

계곡에는 옥류다리, 하늘에는 '구름' 다리.

 

옥류가 흐르고 옥류가 고여 소를 이루는 옥류동 계곡.

 

두 개의 연못이 위 아래로 연결되어 마치 이어진 구슬과 같다는 연주담. 옛날에 선녀가 하늘에서 놀러 내려왔다가 구슬 두 알을 흘리고 간 흔적이라는 스토리도 있다고 한다.

 

금강산 4대 폭포 중의 하나인 비봉폭포이다. 높이 139m. 봉황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봉황이 춤추는 것 같다는 무봉폭포.

 

여름의 금강산인 봉래산은 짙은 녹색으로 채색된 틈새로 암봉의 향연이 펼쳐진다.

 

금강산에 혼을 빼았겼다. 넋이 나간 탐방객.

 

멋진 경치의 암벽의 공간마다 낙서를 해놓았다. 정치 선동 구호이지만 경관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흉물이다. 다행인 것은 글자에 빨간색을 칠해놓지 않은 정도... 

 

구룡폭포 윗쪽의 구룡대에서의 경관. 건너 능선의 세존봉 산봉우리들이 뾰족뾰족하다.

 

세존봉 능선. 금강산을 일만이천봉이라 표현할 만 하다. 봉우리의 숫자를 세다 잊을 정도.

 

그곳에 2005년 8월 18일에 있었다. 주차장에서 3,960m 떨어진 곳이었다.

 

구룡폭포의 윗쪽이다. 여덟개의 연못이 구슬처럼 꾀어 있어 이를 '상팔담'이라 하더라. 상팔담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구룡대 전망대에서 100m 쯤 더 윗쪽에 위치한 '비룡대'까지 가야 한다는 것을 2023년에 알게 되었네. 어쩌지...

 

구룡폭포의 절벽. 절벽 아래에 작은 정자가 보인다. 구룡폭포를 바라볼 수 있는 '관폭정'이다.

 

11:30  관폭정에 왔다.

 

구룡폭포의 멋진 모습과 그 아래의 구룡연. 폭포의 수량이 좀 적어 보이는 것이 아주 작은 흠이다.

 

간 김에 칼질해서 금강산의 바위 좀 갈라놓고 왔다.

 

화강암이 기반암인 곳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이다. 양파껍질처럼 풍화되어 침식되는 '박리 돔'. 계곡을 흘러내리는 깨끗한 물에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지만 '금지 행위'에 속한다. 천천히 금강산의 자연 경관을 즐기며 하산하였다.

 

다시 만난 금강문.

 

금강산의 멋진 소나무.

 

13:30  금강산호텔에서 점심.

 

오후에는 평양모란봉교예단의 종합교예공연을 관람하였다. 흔히 말하는 써커스 공연이다. 일반석 요금 25달러.

공연 과정에 사진 촬영금지. 오로지 눈으로 최고의 써커스 공연을 관람하였다.

눈꽃조형, 봉재주, 원통북치기, 장대재주, 비행가들, 공중 2인 회전조형, 널뛰기, 공중비행 등의 '교예' 종목들이 공연되었다. 대단했었다. 

공연을 마치고......

 

온정각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문화회관에서 통일교육 특강 및 발표가 있었다고 일정표에 남아 있다.

기억에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2005년 8월 19일. 3일차의 일정은 선택 관광으로 진행되었다. 만물상 코스 또는 삼일포/해금강 코스 중에 택일하면 되었다.

왜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뱃속과 머리 속이 심하게 불편하여 만물상 코스가 힘들 것 같아 바닷가로 나섰다.

 

09:30  해금강에는 비가 내리고 파도가 날린다.

 

전망대.

 

해금강은 거센 파도에 저항하며 부서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시스택' 지형들이다.

 

파도 소리도 대단하였다.

 

파도에 흔들리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지난 밤의 무엇인가 때문에 불편했던 속이 더 울렁거린다.

 

10:50  곰돌이들이 낚시하고 있는 삼일포에 도착하였다. 계속 내리는 빗살이 어여쁘다.ㅠ.ㅠ

 

단풍관 그리고 삼일포 호수 가운데 위치한 와우도. 삼일포는 둘레가 4.5km 정도인 호수이다. 북한에서 3대 호수의 하나로 꼽고 있다.

 

호수 안쪽으로 돌출한 바위산인 봉래대는 호수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봉래대에서의 조망.

 

12:00  온정각에서 점심식사

14:05  구선봉의 북측 CIQ 도착 / 통행검사.

15:00  통일전망대에 위치한 남측 CIQ 도착 / 통행검사.

17:00  내설악광장휴게소에서 저녁 식사

21:00  서울 도착하여 해산...

 

사진 몇 장과 일정표, 입장권 등만 일부 남아 있는 첫번째 금강산 여정을 정리해보았다.

봄의 금강산과 가을의 풍악산을 즐길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우연히 발생한 사고와 양측의 자존심 싸움이 길어진 끝에 금강산 관광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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