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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몬테네그로

몬테네그로 코토르 여행

by 딱한걸음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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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5일 목요일, 4시 좀 넘어 잠이 깼다.

창밖엔 비가 내린다. 지중해성 기후 지역으로 여름이 고온건조하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이 꼭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은 아닌가보다.

창밖을 보니 티라나의 도심지에는 독특한 모양의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더라. 숙소인 The Plaza 호텔은 창밖에 돌조각들을 붙여놓았는데, 이게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거리를 안겨준다.

 

걱정을 했으니 이제 식당을 찾아가 아침을 뱃속으로 모신다.

 

8시에 출발한다 하였는데 7시 53분에 버스 탑승을 완료하였다. 누가 무슨 짐을 호텔에 두고 나왔다 하면서 다시 찾아들어가는 일 한번 없이 주욱 주욱 잘도 진행된다. 역시나 여행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이다. 그리고.... 여전하게 버스 창밖에도 빗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알바니아를 떠나 몬테네그로로 넘어가는 날이다. 빗속을 달려서...

일단 점심 식사를 위해 182km를 달렸다. 부드바에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코토르로 입성하였다.

티라나에서 몬테네그로와의 국경 통제소까지 이동한 도로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산맥이 스칸데르베그 산맥이다.

 

멀리 창밖으로 산등성이 위의 성이 또 하나 보인다. 티라나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Preza Castle일 것 같다. 알바니아에는 성이 몇개나 있을까? 문화유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성만 158개에 이른다고 한다. 작은 나라에 성이 참 많기도 하다. 알바니아 공국 시절에 많은 성이 만들어졌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는 3천 개 이상의 성이 있다고 하니 유럽에서 158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인가....ㅎㅎ


티라나에서 몬테네그로 방향으로 이동하는 도로의 오른쪽으로 직선상의 산줄기인 스칸데르베그 산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아래로 구름이 직선으로 깔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가 내려 저기압 상태가 유지되자 산줄기를 따라 흘러내린 공기층의 따라 형성된 구름띠로 보였다.

 

09:30  레저 Lezhë에 접어들었다. 맞은 편 작은 봉우리 위에 또 성이 있다. Lezhë 성이다. 마을과 성 사이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는데 드린 강의 지이다. 북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 호수에서부터 흘러내린 물이 이곳을 지나 아드리아 해로 유입되는 것이다.

 

가파른 경사를 가진 작은 산지 위에 또 성이 보인다. Rozafa 성이다. Shkodra 성이라고도 한다. 성의 동쪽으로는 오흐리드 호수에서 흘러온 드린 강의 본류가 흐르고 성의 서쪽으로는 발칸반도에서 가장 큰 호수인 스코다르 호수에서 흘러오는 부나 강이 흘러 방어에 아주 유리한 지형을 갖고 있다. 규모도 상당히 커보인다. 현지가이드가 과거 스칸다르베그가 오스만 제국에 항전했던 장소 중의 하나라고 안내해준다. 일리리안 시대로부터 이어진 유서깊은 성으로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성이라고도 한다.

 

10:23  국경통제소 인근의 요충지에 위치한 Celiku 호텔에서 잠시 정차하고 쉬고 간다. 사람도 쉬고, 버스도 충분히 쉬어간다. 호텔이 있고 기념품 가게가 셋이나 있다. 그리하여 몬테네그로로 가는 혹은 몬테네그로에서 알바니아로 들어오는 차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기념품 판매점에 전시된 스칸데르베그 님들을 마음 속에 담아둔다. 40도 짜리 브랜디 되시겠다.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마시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듯한 느낌이 오는 듯 하는 듯 하다.

 

11:11  국경통제소. 알바니아의 출국 수속을 하러 갔던 버스기사가 여권들을 그냥 들고 오더니 생수 두병만 다시 챙겨간다. 출국 수속 끝이다. 국경을 넘나드는데 여권이 이렇게 무시당하다니!!!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기둥에 붙은 판떼기를 망원으로 촬영해보았다. 알바니아어로 알바니아를 Shqipëria 혹은 Republika e Shqipërisë라고 하는가보다. 그 아래의 작은 글씨는 재정경제부 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아주 큰 글씨는 이 동네 이름이다.

 

몬테네그로는 아예 출입국 수속을 하는 국경통제소의 세관을 없애버렸다네. 그냥 통과. 그래서 가상화폐로 세계적인 사기를 친 한국인이 몬테네그로에 숨어들었던 것일까? 결국 잡혔지만...

몬테네그로는 '검은 산'을 뜻하는 이탈리아 어이다. 베네치아 지배를 오래 받은 영향 때문이다. 몬테네그로의 원어명은 쯔르나 고라 Crna Gora이다. 면적은 13,812km²이며, 인구는 63만 명 정도인 작은 나라이다. 아드리아 해 연안 지역은 관광 산업이 발달하였다.

 

11:24  멀리 보이는 능선 위로 풍력 발전기들이 줄지어 서있다. 잘 돌아간다.

 

11:38  길가에 아주 규모가 큰 채석장이 보인다. Billy Gradnja이다. 버스가 좁은 골짜기를 달릴 때면 스마트폰 신호가 끊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연결되면 로밍이 되면서 외교부와 통신사로부터 문자가 쏟아진다.

 

풍력발전기들이 참 많이 보이더라.

 

12:00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지중해이다. 아드리아 해이다. 그러면 쨍한 햇볕이 쏟아져야 하는데..... 구름이 잔뜩이다. 진짜 지중해가 맞는 것일까?? 저 구름 속에서 포르코의 빨간색, 커티스의 파란색 프로펠러 기가 날아들어 도그 파이팅을 할 것만 같기도 하다.

 

12:54  예쁜 섬이 보인다고 잠시 쉬어 간다며 멈춘 곳이다. 스베티 스테판이다.

성 스테파노 정도 되는 지명이다. 15세기부터 어부들이 들어가 살던 조그만 섬에 교회가 생기더니 개발업체가 인수하여 리조트를 만들어버렸다. 아주 고급이라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소피아 로렌, 커크 더글라스, 클라우디아 쉬퍼, 엘리자베스 테일러, 실베스타 스탤 등등의 유명인들이 머물렀던 곳이라 한다.

 

촌놈은 어색한 셀피 하나 만들고 떠난다. 이번에는... 그냥 가지만 다음엔 두고 보자. 스베티 스테판!

 

13:10  드디어 찾고 찾던 부드바 해변에 도착한다.

 

임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어촌 식당이므로 메뉴는 해물 모듬이다. 생선에 홍합, 새우, 오징어, 문어 등이 출현했다. 맛있다.^^

 

식사하고는 흐린 날씨의 아드리아 해의 바닷물 맛을 본다.

 

날씨가 안좋아 해변 영업은 접었다. 모래 해변이 아니라 자갈 해변이다.

 

14:30  코토르를 향해 출발.

아드리아 해 쪽에서 코토르 만 안쪽에 위치한 코토르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험준한 브르막 Vrmac산을 넘는 위험한 도로를 이용해야 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르막 산을 뚫었는데, 공사 자금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다가 2007년에야 완성되었다.

길이가 1,637m나 되는 터널에 진입하였는데 도대체 앞으로 나가질 못하였다. 반대편 차로는 쭉쭉 빠져나오는데 이쪽은 계속 쭉쭉 차들로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너무 지체되니까 현지가이드가 대안을 제시하였다. 터널을 나오자마자 코토르까지 1km 정도를 걸어가자는 것이었다. 물론 당연히 동의하는 사람들만 참여하기로 했다. 

 

그렇게 터널을 나오자마자 버스에서 내려 걸었다. 

 

차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걸었다. 코토르의 배후산지인 석회암 덩어리가 큼지막하게 보인다.

 

금방이더만. 코토르의 성채가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나라 몬테네그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코토르이다. 이곳에 크루즈가 3척이 들어온 날이라 한다. 그래서 길이 그렇게 막혔던 것이라고 가이드가 가이드하더라. 코토르만 방문하기 보다는 두브로브니크와 묶어서 여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코토르의 서문 앞에서 현지인 로컬 가이드를 만나 가이드를 받았다. 내부의 주요 건물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뒷산을 올라 성모마리아 교회에서 코토르와 코토르 만을 조망하며 즐겼다. 하산하여 마음껏 코토르를 따로 즐기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북문앞의 성채에서 남문앞의 성채까지 순성하였다.

기원전 1세기부터 이곳에 로마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1002년에 불가리아 제국에 통합되었다가 13세기 이후는 베네치아 인들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2차 대전 때는 이탈리아에 통합되었었다. 1945년 이후 유고연방의 몬테네그로에 통합되었다.

 

작은 도시 코토르를 한국인들이 그래도 꽤 찾는 것 같다. 한국어로 작성된 안내지도가 존재한다. 현지 로컬 가이드가 한장씩 나눠주더라. A3 크기이다. 뒷면에는 이런저런 광고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바탕을 왜이리 시커멓게 디자인했는지 모르겠다.

색상을 반전시켜보았다. 음... 역시 편집은 어렵구나......

 

코토르의 서문이다. 바다쪽에 위치하여 바다문이라고도 부른다. 1555년에 만들었다고 위의 지도에 써있다.

출입구 바로 위에 "21-XI-1944"라고 적힌 별 하나의 판떼기가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티토가 이끈 빨치산이 독일군의 지배 하에 있던 지역을 해방시킨 날을 기념하여 새긴 것이다.

 

서문으로 들어오면 바로 만나는 메인 광장이다. 왼쪽의 건물은 '왕자의 궁전', 오른쪽에 유명한 시계탑이 있다. 이 시계탑은 1602년에 만들어졌는데 1667년의 지진으로 인해 서쪽으로 기울어진 것을 다시 세웠었다. 그런데 1979년에 대지진으로 다시 기울어졌다. 북쪽과 동쪽은 고딕 양식, 일부는 바로크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시계탑 아래에는 죄인을 잡아두고 코토르 시민들이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한 '수치의 기둥'이 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비잔타 궁이다. 오래된 건물들에 모두 palace라고 하니 '궁'이라 부를 수 밖에...

 

피마 궁이다. 17세기에 만들었다고 한다.

 

1166년에 만들어진 성 트리푼 교회이다. 네오 고딕 양식으로 유명하다.

멋진 내부.

 

입구에는 크로아티아 왕국 초대 왕인 토미슬라브를 기리는 부조물이 붙어 있다.

 

왼쪽 건물이 해양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그루그리나 성이다. 1732년에 만들어졌다.

 

17세기에 만들어진 카람파나 분수. 샘터였다고...

 

맞은편 건물이 1909년에 만들어진 성 니콜라스 교회이다. 십자가의 모양이 다른 세르비아 정교회이다.

 

1195년에 만들어진 성 루카 교회가 오른쪽에 있는데 외면하고 맞은편의 성 니콜라스 교회만 바라보는 여행자.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 지나는 쪽에 있는 문이라 강문, 혹은 북문이라 불리는 곳. 1540년에 만들었다.

 

코토르 뒷산을 올라가는 성벽투어 입구이다.  밤 10시 이후에는 머물 수 없다고 문짝에 적혀 있다.

요것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8유로.  산길 조금 올라가는 것인데, 너무 비싸다.

 

오래된 고성의 성벽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다. 오래된 고성이므로 오래된 느낌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 오래되고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다. 

 

조심해서 올라가야 한다. 우리나라 처럼 자기가 다친 다음에 내가 다치는 것을 너희들이 막아주지 않았다며 대들고 소송하고 할 수 없다. 본인이 주의하고 책임져야 한다.

 

선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성모 마리아 교회가 있는 곳에 오르면 코토르 시가지와 만의 모습이 잘 보인다. 1518년에 만들어졌으며, 건강의 여신의 교회라고도 한다.

 

전시된 고지도. 아드리아 해에서 육지쪽으로 해안선이 들어와 있는 부분을 '만'이라 한다. 그 만에서 다시 안쪽에 형성된 코토르 만의 가장 안쪽에 "Cattaro"(코토르의 옛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안쪽에 위치하였으니 외적으로부터의 침략을 방어하기에 유리하여 일찍부터 항구로 발달했을 것이다. 그래도 방어를 위해 성채를 쌓고 산성까지 만들어두었다.

 

전망대에서 쉬면서 코토르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토론 중인 일행들. 

파란 바다에 떠서 파란 하늘을 향해 파란 연기를 계속 뿜고 있는 저 배는 무엇??

 

교회 뒷쪽으로 계속 산길을 올라 여러 요새를 다녀올 수 있다. 이곳을 통과해서. 입장료를 8유로 씩이나 받으면 이런 길 정비도 좀 해야지...

 

한탄하다가 하산한다.

 

부여받은 '자유시간' 중에 성벽을 올랐다. 북문 부근에서 뒷산에 뚫린 구멍을 조사 중인 탐사대원.

 

스마트폰의 카메라도 망원이 되기는 한다. 석회암 덩어리에 뚫린 구멍이니 석회동굴 되시겠네. 내부 탐사는 다른 대원들에게 양도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성채의 서쪽으로 큰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저 윗쪽의 골짜기에는 물이 보이지 않는데 이게 웬 일? 

코토르의 배후 산지가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석회암의 빗물과 지하수에 포함된 약산성으로 인해 쉽게 구성물질이 용해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점차 지표와 지하에 물이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을 계속 확대시키게 되어 싱크홀, 동굴, 갑자기 땅속으로 사라지는 하천 혹은 갑자기 많은 물이 솟아나는 샘물 등을 포함하는 지하 배수 시스템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은 카르스트 지형의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칸 반도 지역에서 처음으로 연구된 학문 분야이다.

지중해 연안 지역은 주로 겨울철을 중심으로 우기를 형성하는데도 불구하고 지표에 하천이 늘 흐르는 경우가 드믄 것은 기반암이 석회암이라는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꾸 물이 지하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지하로 이동하던 물길이 갑자기 지표로 솟구치기도 한다. 코토르의 서쪽 골짜기 아랫부분에도 큰 샘이 있기에 윗쪽의 골짜기에는 보이지 않던 물길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는 아드리아 해를 따라 발달한 도시 부근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코토르 성과 산성의 요새들을 묘사한 고지도. 왼쪽에는 침략을 해온 적군의 모습을 묘사했다. 대포를 쏜다.

 

대포를 동원한 공성전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병사'.

 

순찰중인 '병사'.

 

길을 잘못들어 남문까지 걸어야 했다. 1470년에 만들어진 구르디치 성채.

 

다행히 일행과 랑데뷰하여 버스를 기다릴 수 있었다.

 

멀리 파란 연기를 뿜고 있는 크루즈 선이 보인다. 코토르 만에서는  생각보다 수산물 양식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볼거리가 되는 것이다. 코토르 만 안쪽에 있는 작은 바위섬들. 한 어부가 바위섬에 돌을 하나씩 던지기 시작하였다. 섬이 커졌다.  이후 왼쪽 섬에는 성당이, 오른쪽 섬에는 수도원이 만들어졌다. 오늘날에도 정기적으로 돌을 던져넣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 스토리~

 

19:28  헤르체그노비 인근에 위치한 숙소 Carine Hotel Park Bijela에 도착했다.

262km를 이동한 하루였다. 2만보를 넘게 걸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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