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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중국

중국 강남수향 동리, 퇴사원, 진주탑원...20231022

by 딱한걸음 202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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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2일. 강남 6대 수향고진 중의 하나인 주장을 탐방하고 역시 6대 수향에 포함되어 있는 '同里'로 이동하였다.

넓디 넓은 땅덩어리 나라에서 27km 거리면 코앞이라 할 만하다. 水鄕이다. 곳곳이 호수들, 강, 수로가 얽혀있다는 것을 지도를 보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물'이 모든 생활의 토대가 되는 동네, 水鄕인 곳이다.

 

항주와 소주 사이에 水鄕은 널리고 널렸다.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사라졌는데도 그렇다. 그들 중 유명한  곳을 꼽아 10대 수향, 6대 수향을 이야기한다. 6대 수향 중의 한 곳 同里(퉁리, Tongli)를 찾아왔다.

물길과 뭍길, 뭍길에서 물길로 내려가는 계단, 물길을 건너 뭍길을 연결하는 다리, 그리고 물길 가의 전통 가옥을 담담하게 묘사하여 담채화로 우표 속에 담기기도 했었다.

 

 

동리고진경구전경도를 보면 여러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세한 지도 속에서 동리 일대는 크고 작은 섬이 72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을 연결하는 다리도 49개나 된다. 가히 '물의 마을' 水鄕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리고진은 역사가 유구하여 송대에 형성된 후, 오늘날까지 1,0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송, 원, 명, 청대의 저택과 원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다리들 중 세개의 다리가 가까이 모여 있는 '동리 3교', 유명한 원림으로 꼽히는 '퇴사원', 그리고 유교와 불교 및 도교의 문화공간이 함께 존재하는 독특한 공간이 '나성주' 세곳을 동리에서 방문할 예정이었다.

 

 

 

 

오후 3시. "동리경구진북유객중심"에 도착하여 입장한다. 동리고진으로 들어가는 입구 중 북동쪽에 위치한다.

 

 

"천년고진, 세계동리" 깃발.

 

 

퇴사원에 도착하였다. 골목 안쪽에 숨어있다.

 

退思園이다.

청나라 광서제 대 고관으로 지냈던 任蘭生이 퇴임 후 건축한 곳이다. 태평천국의 난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私鹽 조직인 염군의 민란을 토벌하는데 공을 세웠고, 대규모 치수 공사에 소질을 발휘하여 안휘 일대를 총괄하는 벼슬인 병비도(兵備道)까지 올랐다. 재임 중 정적의 모함으로 누명을 쓰고 서태후의 소환 명령을 받았다. 모함을 받았지만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고, "進思盡忠, 退思補過"로 답을했다. 춘추시대 좌구명이 지은 좌씨춘추가 출처인 ‘관직에 나갈 때는 충성으로 군주를 받들고, 사직 후 은거할 때는 자신을 반성한다는 말이었다. 서태후의 마음이 움직여 멸문지화는 피했으나 관직을 내려놓고 귀향했다. 모함이나 누명에 대해 불평하다가 참형을 당한 사람들도 많았기에 조용히 찌그러지기로 한 것이었다. 1885년 저택을 짓고 안락한 생활을 꿈꾸었다. 저택의 이름도 退思園이라 지었다. 헌데 1887년 복직되어 안휘 북부지방의 홍수피해복구 작업에 나섰다가 사망하니 퇴사원 사용 기간이 2년이 채 못되었다. 헐~

 

 

퇴사원의 배치도이다.

 

영빈실이다.

 

 

중정에 들어왔다. 사진 왼쪽에 튀어나온 부분이 한선, 맞은편의 2층 건물이 좌춘망월루이다. 오른쪽의 월동문을 지나면 수향사로 연결된다.

 

 

중정과 수향사 사이를 통하는 월동문. 그냥 뽕뚫린 구멍이다.

 

 

연못 위로 튀어나온 부분이 수향사. 원림의 이곳저곳을 조망하기에 적절하다.

 

 

퇴사초당 앞에서 요홍일가, 고우생량헌 쪽으로의  조망. 베경으로 보이는 큰 건물은 桂花廳이다.

 

 

퇴사원에 가을이 내리고 있었다.

 

꼬부라진 다리, 삼곡교. 가산으로 연결되며, 가산 위에는 면운정 眠雲亭이 위치한다.

 

 

금방 琴房 옆에는 소화전이 설치되어 있다.

 

 

가산 위의 면운정 眠雲亭에서... 아랫쪽 연못가에 요홍일가가 보인다.

 

 

가산 위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퇴사원의 중심 건물인 '퇴사초당'이다.

 

 

가산은 그냥 작은 봉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암괴석으로 장식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가산으로 통하는 인공 터널까지 조성해놓았다.

 

 

'고우생량헌 菰雨牲凉軒' 내부. 비오는 날이면 원림의 분위기에 완전히 빠져들게 할 것 같은 이름이다.

 

신대 辛臺 내부.

 

물길을 따라 나아가는 배를 형상화 한 건물이라고 한다. '요홍일가 闹紅一舸 '.

 

 

'퇴사초당 退思草堂' 앞에서 쉬고 있는 여행객들. 이름만 草堂인 기와집이다.

 

'수향사 水香榭'. 수향사 뒷편의 2층 누각은 '남승각 攬勝閣'이다. 지붕의 처마끝이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일까? 연출 사진을 멋지게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요홍일가 앞의 커플, 고우생량헌의 커플...

 

 

외택과 동원 사이의 경계 역할을 하는 월동문.

 

4시. 퇴사원에서 퇴사했다. 입장할 때는 영빈실 쪽으로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계화청 쪽의 출구로 나오면서 약간의 혼선이 있었다.

 

 

힘쎈 총각이 엿을 뽑고 있다. 생강엿이라 한다. 당겨서 늘리고, 비틀고 접어서 늘리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오후 4시 10분. 동리고진의 명소인 '동리 3교'에 도착하였다.

 

 

 

세갈레로 나뉘는 물길마다 다리가  있어 '3교'가 되었다. 太平橋, 吉利橋, 長慶橋다. 모두 인생의 덕담을 담은 이름들이다. 혼례를 치르고 건너고, 정월 대보름인 원소절 밤에 아이들이 건너고, 아픈 사람도 건너고,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도 건너고, 노인도 건너고... 하여간 세 다리를 한번에 건너면 모든 것이 좋아진다고 한다.

 

동리 3교 중 하나의 다리인 長慶橋 앞에서 사진을 남기고 간다.

 

 

선착장에 민물가마우지들이 묶여 있는 배가 보였다. 중국 강남에서 유명한 낚시 방법이다. 모두 일곱 마리가 묶여 있다. 2년 전의 신문기사 속의 여행기 속의 사진에 담긴 낚시배에도 일곱 마리가 묶여 있던데... 같은 어부의  배일까???

 

 

동리고진에 도착하여 퇴사원을 방문하고 동리3교를 탐방하였다. 이제 나성주 하나 남았다. 시간은 4시를 넘어 지나가는데 관람 시간이 넉넉할까 하는 걱정하면서 걷는다. 그런데...

 

웬 '진주탑원'이라는 곳으로 들어간다.

 

 

강남의 수많은 '원림' 중의 하나인 것 같다.

 

 

한글로 된 소개 판떼기가 붙어 있다.

 

대저택을 들어갈 때마다 대문 밖의 시선을 차단하는 가림막 시설이 되어 있다. 저택의 현관에 해당하며, 儀門이라 한다. 그런데, '금칠'한 것인가???

 

 

굉략당.

 

관혼상제 등의 행사가 이루어지던 공간이라 한다.

 

 

난운당. 인형들로 주인 가족이 거주하던 공간이라는 것을 묘사해 놓았다.

 

 

 

堂樓. 내부의 좁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 볼 수 있다.

 

2층 내부. 전시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2층 외부. 바깥을 보며 숨을 쉴 수 있다.

 

거주 공간과 휴식 공간의 경계에 놓인 월동문. 陈家花园, 진씨 집안 저택의 화원으로 넘어가게 된다.

 

연못을 중심으로 원림이 꾸며져 있다. 연못 속으로 들어가려 하는 부취방 浮翠舫. 물가에 만들어 놓고는 뱃놀이를 하는 상상을 하는 공간이다. 가상의 배.

 

 

계청홍영 溪淸虹影. 맑은 개천에 무지개 그림자가 내려왔구나.

 

 

청기당 淸远堂 앞쪽에서의 조망. 연못 오른쪽에 浮翠舫이 배치되어 있고, 연못 반대편의 가산 위에 소란정 小兰亭이 위치한다. 연못 왼쪽의 정자가 녹추정 綠秋, 그 오른쪽에 위치한 것이 경명헌 景明軒이다.

 

 

왼쪽에 녹추정, 오른쪽에 청원당을 두고 바라보면 부취방의 반영이 그대로 눈에 든다. 

花園과 주택 공간 어디에서도 眞珠搭은 보이지 않는다. '진주탑'은 건축물이 아니라 강남지역 민간에 널리 퍼진 '사랑 이야기'이며, 청나라 때 나온 작자 미상의 탄사(彈詞)였다. '탄사'는 송, 원, 명을 거쳐 청대에 크게 번성한 사설, 해악, 연주, 노래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보통 비파 반주에 랩 형식이 결합된 曲藝이다. 우리의 판소리와 비슷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진주탑원은 퇴사원보다 넓은 면적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고진의 북쪽 구텡이에 위치하여 찾는 사람들이 적다고 한다. 퇴사원보다 더 나을 수도 있는데... 진주탑원은 陳御史府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명나라 만력제 때 남경의 감찰어사였던 陳王道의 5세손이 청나라 때(1700) 옛저택을 수리하여 재건하였기 때문이다. 1986년에만 하더라도 건물이 2개만 남아 있었는데, 2001년에 복원을 시작하여 강남 민간에 남아 있는 '진주탑' 일화를 토대로 기존 유물 유적과 인문학적 역사적 함의를 존중하고 유지하면서 소주 정원의 정수를 수집하여 공간 조직 및 경관 배치에서 고유한 개성을 형성해 2003년 4월 19일에 개장하였다고 소개자료에 나온다.

 

 

 

오후 5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버스에 탑승하고 숙소로 이동하였다. "동리호 리조트", 멋지고 근사한 숙소였다. 바로 앞에 나성주 罗星洲가 위치하는 곳이었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 나성주 탐방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드론 사진을 구해 건물 이름도 표시한 지도를 들고 갔었는데....

일정을 조율하는 가이드에게 질문을 했다. 예정된 일정이 변경된 것이냐고...

현지 가이드가 서둘러 답을 하더라. 코로나 이후 나성주가 리모델링 중이라 입장을 할 수 없어 진주탑원 관람으로 대신하였다고... 그렇다고......

 

숙소 건물과 떨어져 동리호에 떠 있는 식당이다. 밤이 내리니 조명이 근사하다.

 

 

 

 

어느새 3박4일 일정의 마지막 밤을 맞이하는 마지막 저녁 식사가 되어버렸다. 참 빠르다. 통 큰 어르신의 기부에 모두 기분 좋은 식사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감사~~

 

 

동리호 변에 위치한 '동리호 리조트'가 세상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다.

 

잤다.

내일은 '소주'로 이동한다. 소주?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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