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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미국

데스 밸리_2009년 1월 15일

by 딱한걸음 2023.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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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헤메다 죽은 사람은 없지만 꼭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겨서 Death Valley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마르고사 산맥과 파마민트 산맥 사이의 골짜기이다. 일확천금, '보난자'를 찾아 채굴꾼들이 몰려들던 곳이었지만 이제 거의 고갈되어 모두 떠나고 관광 산업에 기대고 있는 지역이다.

그곳을 2009년 1월 15일 목요일에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데스'의 세계를 돌아다녔지만 무사히 귀국하였다.

'스토브파이프 우물 마을'에 있는 숙소를 출발하여 분지 형태인 데스 밸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단테스 피크'를 먼저 찾았다. 다음에 '20 노새 팀 캐년'의 독특한 지형을 감상하고 고도가 가장 낮은 '나쁜 물 분지'까지 걸어보았다. 지표면 상태가 아주 거지같은 '악마의 골프 코스'에서 골프치는 악마를 상상한 다음에 Furnace Creek에 위치한 근사한 식당을 찾아 점심을 근사하게 먹었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가 타이어가 빵꾸난 차가 있어 방문자 센터 옆에 위치한 주유소에 딸려 있는 자동차 수리점에서 때웠다. 방문자 센터를 방문하였다가 '메스키테 모래 사구'에서 놀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역시 사막은 여유가 절로 생기는 곳이었다. 그리고 캠프 퐈이아~~

 

7시 40분. 데스 밸리의 아침. 사막에서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여유가 넘치는 날이었다. 꼭두 새벽부터 일어나 졸린 눈으로 핸들을 잡을 필요없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숙소 주변을 천천히 산책할 수 있는 날이었다. 미소, 미소~~

건물에 큼지막하게 "49'ERS"라고 써 있다. '49년도 사람이란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1849년이다. 골드 러쉬를 통해 1849년에 금광 채굴업자들이 엄청나게 쏟아져들어왔는데, 그들을 가리키는 당시의 신조어였던 것이다. 그때의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붙여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숙소 앞 도로 변에 이상한 표지판이 있다. 콜로라도 고원에서 2,700여 미터까지 올라갔었는데, 여기는 해수면 높이란다. 태평양에서 록키 산맥 동쪽으로 넘어 온 내륙 지방인데 바다와 같은 높이인 0m 지점이라고 하는 표시이다.

 

이곳은 또한 건조한 사막 환경이 나타난다. 숙소 바로 앞에 Mesquite Flat Sand Dunes라는 이름의 사구 지대가 펼쳐져 있다. 모래 사막이다. 이 일대의 연간 강수량이 평균 50mm 내외의 사막 기후에 해당하며 1913년 7월 10일에 섭씨 57도까지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고온 건조한 지방이다.

 

데스 밸리가 이러한 환경을 갖게 된데는 이 지역의 지형적 요인이 크다.

태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 지방이기 때문에 강수량이 적은 것이다. 또한 바다와 사이에 높은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태평양 쪽에서 높은 산맥을 넘어 불어 오는 바람이 고온 건조한 성질로 바뀌어버리는 푄 현상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은 기후가 나타난다. 

 

해발고도 1,669m 지점인 '단테스 뷰'에서 조망한 데스 밸리 일대의 모습이다. 국지적으로 데스 밸리는 사진 왼쪽의 페너민트 산맥과 오른쪽의 아마르고사 산맥 사이에 단층작용으로 형성된 지구대의 골짜기(地溝谷)이다.

이 데스 밸리 골짜기의 너비는 6~25km, 길이는 225km 정도로 크지 않은 규모이다. 그래서 이 '데스' 밸리에서 진짜로 '데스'에 이른 사례는 아직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50도 이상까지 상승하여 동물들이 가끔 쓰러지는 경우가 있어 '죽음의 골짜기'라는 이름에 붙게 된 것이다.

죽음으로 채워진 세상인 하지만 실제로는 선인장을 비롯한 다양한 사막 식생들이 자라고 있으며, 여우, 쥐, 다람쥐 등의 포유 동물들도 서식하고 있다. 특히 뿔도마뱀이 유명하며 방울뱀을 조심하라는 경고판도 있다.

 

8시가 넘어 천천히 답사를 시작한다.

메마른 땅 사막이지만 의외로 지표 지형의 흔적은 물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주변에 보이는 돌맹이들이 각진 상태라면 그 지역은 흐르는 물에 의한 지형 형성 작용이 약한 상태이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 아드님이 답사 중인 지역처럼 돌맹이들이 둥글게 마모된 상태로 나타난다면 흐르는 물, 유수에 의한 지형 형성 작용이 활발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지표는 메말라 있지만 물이 흐른 흔적이 많이 보인다.

 

건조 환경의 경사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퇴적 지형인 선상지가 아주 많이 나타나는 데스 밸리이다.

 

현재 '흐르는 물'은 없지만 '흘렀던 물'에 의해 만들어진 작은 골짜기들이 도로 주변에 자주 나타난다.

 

8시 40분. 낮에 기온이 미친듯이 올라가는 동네이기 때문에 지명으로 '용광로'를 선택했다. Furnace Creek에 있는 멋진 숙소, Furnace Creek Inn은 이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해 식당 영업도 하고 있다.

 

9시 10분. Death Valley를 살피기 위해 찾는 장소인 Dante's View를 찾았다. 도로 포장이 되어 있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가장 높은 지점인 Dante's Peak는 해발고도 1,669m에 이른다.

 

데스 밸리의 모습. 멋진 일몰 장면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데스 밸리의 분지 바닥을 보니 익숙한 지형에 눈에 들어왔다.

경사가 급한 산지의 사면을 흘러내리는 골짜기 아래에 잘 만들어질 수 있는 지형인 扇狀地이다. 그림처럼 부채꼴로 만들어져 있다.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물에 의해 운반된 토사가 퇴적되어 만들어지는 퇴적 지형이다.

 

이 사진 속의 지형이다. 미국의 지형학 교재에 많이 사용되었다. Geomorphology, Natural Geography 교재에서 많이 보았던 사진이다. 선상지의 교과서.

(사진 출처: https://www.marlimillerphoto.com/Dep-03.html)

 

골짜기 바닥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염분 때문이다. 아주 가끔 내리는 비 혹은 산지에 내린 눈이 내린 물이 흘러내렸다가 용광로의 불길 같은 더위에 증발하면서 염분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물이지만 마실 수 없다. 그래서 'Bad Water'라는 지명이 만들어졌다. Bad Water Basin, '나쁜 물 분지'이다.^^

 

반대편의 산지인 Panamint Range. 해발고도 2,763m인 Wildrose Peak 정상 부분도 하얗게 보인다. 겨울철임에도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기 때문이다.^^

 

높은 산지는 눈이 쌓여 있어 하얗고, 저지대의 바닥은 소금기 때문에 하얀 동네인 데스 밸리.

 

단테스 피크에서 데스 밸리에 빠져있는 답사대원들.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지옥 풍경을 찾아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전망이 아주 멋진 곳이다.

영화 '스타워즈 IV'에서 오비완과 스카이워커가 모스 아이슬리를 내려다보는 장면이 '단테스 뷰'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영화 볼 때는 몰랐었다.

 

산 꼭대기의 돌들은 아주 날카롭다. 암석이 그자리에서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부서지는 기계적 풍화 작용의 산물이다. 이 조각들이 바람이나 물길을 따라 이동하게 되면 다른 모래나 돌들과 서로 부딪히면서 표면이 부서지면서 점차 둥글게 변할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계속 햇살을 받으면서 산화되어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암석.

 

답사대원들의 눈은 빛나고 카메라는 바쁘다. 건너편 산지의 사면을 따라 流水의 퇴적 및 침식 작용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9시 50분. 단테스 피크를 출발하여 하산하던 길에 잠시 멈추었다.

 

주변에 보이는 사막 식생을 관찰하였다.

 

건조 사면에서 流水가 어떤 지형 변화 작용을 일으키는지 관찰하였다.

 

도로 주변에 나타나는 암석의 풍화 상태를 조사하였다.

 

도로 주변에 두껍게 쌓여 있는 둥글 돌이 많이 포함된 층은 流水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이렇게 경사도가 낮은 지역에 어떻게 이런 두꺼운 퇴적층이 형성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였다.

 

뜨거운 햇볕을 받아 암석의 표면의 철분이 산화되면서 색이 변한 사례를 조사하였다. 동전은 아직 산화 안되었다.

 

햇볕에 드러난 쪽은 검은 색으로 산화 코딩되었는데, 돌의 바닥은 원래 색깔을 유지한다. 주변엔 2009년형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폐광의 광산 설비가 그냥 버려져 녹슬고 있다.

 

American Borate Company Boraxo Mine이다. Borate는 붕산염이다. 붕산염은 화학 시약이나 에나멜 생산, 로켓 제조에 사용된다고 한다. 붕사를 채굴하는 광산이다.

 

10시 30분. Zabriskie Point에서 멈추었다. 주변과 구별되는 독특한 색깔을 가진 침식 지형이 보이는 곳이다.

 

Twenty Mule Team Canyon이 있는 곳이다. 천만년 전 쯤에 호수 바닥에 쌓였던 진흙의 흔적이 남은 것이다.

이곳에서 채굴한 붕사와 석고 광물을 커다란 마차에 가득 싣고 운반했던 수단이 Twenty Mule Team이었고, 그것이 지명으로 남았다. 18마리의 노새와 두 마리의 말이 하나의 팀이 되어 마차를 끌었다고 한다. 가까운 기차역까지 모하비 사막을 가로질러 266km의 거리를 달렸다. 고된 길이었으리라.

20 노새 팀의 운송 장면을 보여주는 당시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다양한 색채를 가진 이곳의 경관은 '지구적'이 아니라 '우주적'이다.

그래서 영화 "스타 워스 VI"편의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R2D2와 C-3PO가 솔로를 구하기 위한 스카이워커의 작전에 따라 자바더헛의 궁전을 찾아가는 장면... 영화 볼 때는 몰랐었다.

스타워스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는 촬영이 허가되었으나, 지금은 공원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더이상 영화 촬영을 허가해주지 않는다고 하니 이곳에서 영화 촬영할 생각은 하지 마시라~

 

그래서......

 

그냥 갔다......

 

11시 20분. Badwater Basin을 방문하였다.

 

Stoepipe Wells Hotel 주변에는 해수면 높이라는 표지가 있었다. 이곳은 해수면보다 85.5m가 더 낮다는 표지판이 있다.

 

북 아메리카에서 가장 지대가 낮은 곳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흐를 수 있는 물을 모두 이곳으로 흘러들고 뜨거운 햇볕에 증발되어 소금밭을 이룬다.

 

소금밭을 踏査하는 인파.

 

배드워터 분지의 바닥에 깔린 소금에는 흙과 모래도 많이 섞여 있는데, 사람들이 왕복하며 밟은 부분은 하얗게 빛나고 있다.

 

모래 바닥. 녹아 있던 염분이 결정화되면서 부피가 늘어 다각형 모양으로 갈라진다.

 

그렇게 표면이 부서진다.

 

낮에 소금밭 위를 걷는 것은 쉽지 않다. 얼마나 쉽지 않은지 아드님의 얼굴에 써 있다. 표면 온도는 한여름에 섭씨 93도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고 한다. 한여름이 아닌 한겨울이라 다행이었다.

 

햇볕이 그렇게 뜨거운데도 저지대에는 물기가 있다. 마시면 안되는 '나쁜물' bad water.^^

 

소금기 가득하고 먼지가 날리는 곳에 예쁜 차가.....

 

12. 아마르고사 산지 Amargos Range에서 유수의 운반 작용으로 지형이 변하고 있는 포인트를 찾았다.

 

지면의 구성물질의 종류와 상태, 크기를 조사하고 있는 답사대원들.

 

건조 환경에서의 강수는 양은 적지만 폭우인 경우가 많고, 지표면의 상태가 거칠기 때문에 습윤 기후 지역에서 비가 내릴 때에 비해 쉽게 지표면의 많은 물질이 저지대로 격하게 운반된다. 그 흔적을 답사대원들이 흩어져 살피고 있다.

 

선상지의 곡구 부분에서 아래의 선단 방향을 바라본 모습. 바닥의 돌멩이들이 살짝 둥글게 깎여 있고, 그 사이로 물길의 흔적이 남아 있다.

 

돌멩이는 가열되었다가 식었다가 혹은 얼었다가 녹았다를 반복하면 부서진다고 한다. 기계적 풍화작용이라 한다. 인간이 보기에는 저절로 부서지는 것이다.

 

아스팔트도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지날 때마다 "저절로" 부서진다. 계속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

 

배드워터 분지 부근에 '악마의 골프장'이 있다. Devils Golf Course.

 

워낙 메마른 환경이라 지표면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모세관 현상에 의해 빨려 올라오는 즉시 계속 증발되어 소금기의 결정화가 이루어지면서 대단히 불규칙한 기복의 지표 지형을 형성하였다.

 

아들아, 골프장에 왔으니 골프 한 게임 치자!!!!!!!

 

싫은데여!!!!!!

 

이리 왔!!!! 엄니가 하자면 해야지!!!!!

 

자자자.... 여러분들, 함께 골프장의 소금을 정돈합시다.

 

워메~~ 공 굴러가유~~~~

 

악마의 골프장에서 골프 치러 왔다가 빵꾸난 차.

여기선 보험사에 전화해도 '긴급출동' 써비스가 작동하지 않는다. 기사들이 직접 땀 흘려 긴급 보수.

 

오후 1시 10분. 밥 먹고 합시다~~

 

뭐 먹고??

 

'용광로 개울 여관'은 딴 세상이다. 사막 속의 오아시스 같다. 

 

3시. Furnace Creek Visitor Center 옆에 주유소가 있고 자동차 수리점이 있다. 그곳에서 빵꾸 때우는 중이다. 수리비가 40달러였는데, 렌터카는 일반차량에 비해 두배의 수리비를 청구한다고 말하면서 청구했다고 하는 소문이 있다.

작업자가 바퀴의 상태를 보더니 당장 새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렌터카라고 하니 그냥 성심성의껏 꼼꼼하게 수리를 해주었다고...

 

3시 15분. 해저 58m에 위치한 방문자 센터를 방문하였다. 

 

4시 20분. Mesquite Flat Sand Dunes를 찾아갔다. 메스키트는 멕시코 북부에서 미국 서남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콩과 식물의 이름이다.

 

사막의 사구가 그리는 유려한 곡선의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시선과 정신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영화 '스타 워스 IV'에서 다스베이더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R2D2와 C-3PO가 착륙하여 걸어가는 사구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영화 볼 때는 몰랐었다.

 

이곳의 지명이 유래된 포인트이다. Stovepipe Wells에 일행이 앉아 쉬고 있다. 

 

메말라서 이제는 물이 나오지 않는 우물이다. 물은 사라지고 Old Stovepipe Wells라는 이름만 남았다.

 

캘리포니아의 사막에 널리 퍼져있는 다년생 초본류인 Hilaria Rigida가 이곳저곳에 보인다. 바람에 날리려는 모래를 잡아두어 주변보다 높게 모래가 쌓여 있다.

 

날아가려는 아드님을 잡았다.

 

사구 위에서 사막을 즐기는 사람들.

 

놀고 있다.

 

신발에 모래가 잔뜩 들어가도록, 해가 지도록 사구를 즐겼다.

 

그리고 스토브파이프 웰즈의 캠프 그라운드를 찾았다.

 

그리고 불을 피웠다. 고기를 익혔다.

 

익힌 고기를 나누었다. 담소도 나누었다.

 

함께 마셨다. 아드님도 자작하며 마셨다.

 

그리고 김밥도 먹었다. 데스 밸리에서^^

 

헌데.... 정신줄은 나갔다~~~

남아 있는 사진에 찍힌 시간 봐라~~~ 저 시간까지 어데서 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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